주일설교

[2022. 5. 8. 부활절 넷째 주일] 절실한 바른 신앙. / 요 10:22-30.

박성완 2022. 5. 8. 00:00

묵상자료 7661.

시편 시 74:8-11.

찬송 411.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하늘나라에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반나절 반시간도 안 된다면 단 5, 5분만 온데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 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번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 내 불러보고 숨겨놓은 세상 사 중에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 정태봉 님의 글,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을 읽어드렸는데요. 곁에 계시건 그렇지 않건 어머니라는 이름만큼 언제 불러봐도 뭉클한 이름이 또 있을까요? <KBS FM 1, 새아침의 클래식, 200758일 방송>

 

2. 부활절 넷째 주일의 복음서 요 10:22-30을 본문으로 절실한 바른 신앙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하려고 합니다. 사람들이 하는 일들은 하나같이 절실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그 중에서도 신앙이란 더욱 그렇습니다. 신앙이란 현실 세계만이 아니라, 영원한 세계를 향해 전력투구하는 삶의 태도가 뒤따라야 하는 때문입니다. 일사각오의 삶 말입니다.

 

바른 신앙이란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응답이며 성령의 감동감화에서 출발합니다(22-24).

때는 수전절(혹은 봉헌절)로 유대인들은 예수께 나아와 당신은 얼마나 더 우리의 마음을 조이게 하렵니까?”고 질문했습니다. 유대인들은 메시야(구세주)를 기다리는 민족으로 유명합니다. 그런데 그들이 기다리는 메시야는 다윗의 왕권을 계승하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래서 유명한 인물이 출현하면 메시야가 아닐까 기대감이 증폭되었습니다. 나다나엘 호돈의 <큰 바위 얼굴>의 얘기처럼 말입니다. 예나 제나 위대한 인물상은 힘을 가진 존재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예수님을 반신반의한 까닭이 이 문제였습니다. 모든 신앙의 문제는 이성의 가치를 앞세우는 일이고, 진리의 원천이신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진지한 묵상과 신뢰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이성적 가치는 인간이 내세울 수 있는 유일한 기준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 다가서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임재하심 곧 말씀이나, 성령의 감동감화가 선행해야 했습니다.

 

바른 신앙이란 주님의 양들에게만 허락된 은총이며 특권이었습니다(25-27).

참된 신앙을 가질 때 주님의 양이 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양이 될 때만 참된 신앙을 갖게 된다는 것입니다. 전자는 인간 자신이 출발점이고, 후자는 주님의 부르심이 출발점이라는 뜻입니다. 이것이 주님께서 하신 말씀, “너희는 내 양이 아니기 때문에 나를 믿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4세기의 교부 어거스틴은 인간은 이성(理性)의 범주에서 진리를 찾으려고 하지만, 하나님의 영역인 신앙을 통하지 않고는 진리에 이를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럼으로 우리가 힘쓰고 힘쓸 일은 주님의 양이 되기를 간절히 비는 일입니다. 공부를 잘 하고 싶어 하는 학생이 듣게 될 충고는 선생님을 사랑하고 존경하라.”입니다. 그래야 비로소 선생님의 가르침이 귀에 들려오는 것입니다. 제자가 된 사람들에게만 스승의 진심과 사랑과 희망이 느껴진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누군가의 제자라 생각하는 사람들은 스승을 닮은 삶을 살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바른 신앙으로 살려는 주님의 양들은 주님께서 돌보시고 영생으로 인도하십니다(28-30).

제가 사는 아산 공세리 성당에는 박씨 3형제(박의서-원서-익서)와 다른 25분의 순교자들을 기리는 기념비가 있습니다. 순교를 목전에 두었던 박씨 3형제는 평생 실()하게 주님을 섬기지 못한 잘못을 뉘우치며, 주님의 부르심을 기쁘게 맞는다는 고백을 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우리 기독교 세계에서는 순교자적인 삶을 최상의 은총으로 생각하는 경향입니다. 기독교가 내세우는 최고의 가치란 미래에 있게 될 영원한 삶에 두는 때문입니다. 주님은 이런 신앙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영생을 주실 뿐 아니라, 누구도 그들을 주님 손에서 빼앗을 수 없다고 천명하십니다. 그들을 돌보고 지키는 것은 주님께서 소중하게 맡으신 임무라고 말입니다. 우리가 그토록 염려하는 우리의 영원한 미래는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외 아드님, 우리를 죄에서 구하시려고 십자가를 지신 주님께서 맡아주시겠다 하신 약속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3. 어버이 날을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