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주시는 크고 귀한 복. / 레 26:1-13.
묵상자료 7677호(2022. 5. 24. 화요일).
시편 시 77:16-18.
찬송 20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큼직하고 풍성한 꽃잎과 화려한 빛깔로, 아름다운 여인을 상징하는 꽃이 있습니다. 모란이지요. 크고 탐스러운 꽃이 매우 화려해서 모란을 소재로 한 시 한 구절 읊조리는 것은 옛 풍류객들의 멋이었다고 하네요. 민화에도 자주 등장하지요. 화려하고 아름답지만 향기가 없는 꽃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고즈넉한 자태의 모란꽃은 5월에 피기 시작해서 6월이 채 되기도 전에 지지요. 뚝뚝 져버리는 커다란 모란 꽃잎을 보고 찬란한 슬픔의 봄을 느낀 것은 시인만은 아니었을 것 같습니다. 김용호시 김진균 곡 또 한 송이 나의 모란은 아득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서정적이고 기품이 있는 곡입니다. 추억은 밉도록 아름답다는 독백은, 빛나던 옛 시절에 대한 진한 그리움이 담긴 것이지요. 밉도록 아름다운 추억, 어떠한 것이 그러한 추억으로 남아 있을까 헤아려보게 합니다. “모란 꽃 피는 5월이 오면, 모란꽃 피는 5월이 오면, 또 한 송이의 나의 모란, 추억은 아름다워 밉도록 아름다워. 해마다 해마다 6월을 안고 피는 꽃. 또 한 송이의 나의 모란. 추억은 아름다워, 밉도록 아름다워. 추억은 아름다워, 밉도록 아름다워. 행여나 올까 창문을 열면, 행여나 올까 창문을 열면. 또 한 송이의 나의 모란. 기다려 마음 조려, 애타게 마음조려. 이 밤도 이 밤도 달빛을 안고 피는 꽃. 또 한 송이의 나의 모란. 기다려 마음 조려, 애타게 마음 조려. 기다려 마음 조려, 애타게 마음 조려.” 밉도록 아름다운 추억 못내 아쉽지만 그래도 빛나던 시간, 지난 시간을 그렇게 기억할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서정적이고 정감이 넘치는 아름다운 가곡이지요. 1969년 만들어 진 곡입니다. 작곡가 김진균 선생이 큰 병을 앓고 난 후에 대구의 한 적한 농촌 강변에서 요양생활을 하던 때에 작곡한 곡입니다. 몸이 아프면 마음도 한 없이 약해지지요. 작곡가 역시 그런 상태였던 모양입니다. 그는 이 시를 읽으면서 어떠한 마음의 고통을 느꼈다고 하네요. 덧없이 지나가 버린 청춘을 회고하면서, 인생의 뒤안길에 선 쓸쓸한 심정을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몸과 마음이 극도로 허약해진 시기, 게다가 자신이 이미 중년기에 접어들었다는 자각은 시상과 부딪혀서 고독과 허무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가곡을 탄생시켰지요. 하룻밤 새에 만들어진 곡이라고 합니다. 훗날 그렇게 단숨에 곡이 만들어 질 수 있었던 것은, 당시의 자신의 상황이 그만큼 절박하고,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이 강했기 때문이라고, 그러한 말을 한 적이 있더군요.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7년 5월 25일 방송>
2. “야훼를 바로 섬기는 사람에게 내리는 축복(1-13절)”을 읽었습니다. 어제는 권사님 한 분이 점심을 대접하겠다고 해서 명동을 찾았습니다. 10년도 더 넘은 듯 했습니다. 명동이 아주 많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점심을 먹는 동안 옛날 일들을 소환해서 서로 교정도 해 주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얘기 끝에 신앙생활을 하는 목적에 대해서 방향이 정해졌고, 그렇게도 복을 많이 달라고 빌던 교우들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소식은 저를 힘들게 했던 한 장로님이 교회를 떠나갔다는 충격적인 소식이었습니다. 새로 오신 목사님과는 죽이 잘 맞아서 복을 많이 받았겠다 궁금해 하던 차에 말입니다. 그러다 오늘 본문을 읽으면서 제가 많이 후회했습니다. 정도의 차이일 뿐 저 역시 그 분들이 바라던 복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 그런 엉터리 복을 가르쳤고 빌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은 우상 숭배를 금하라는 내용인데, 우상을 만들지도, 삶의 한 복판에 끌어들이지도, 그림으로 된 신상도 세우지도 말고 엎드려 절하지도 말라고 말입니다. 그러면서 이를 잘 지키면 복을 주시겠다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하나님이 주시려는 복이란 우리가 생각하던 그런 복이 아니라, 지금도 넉넉하게 받고 있는 복이었습니다. 제 때에 비를 내려주시는 것, 때를 맞추어 나무에서 열매를 맺게 해 주시는 것, 배불리 먹고 안심하는 것, 다리를 뻗고 잠을 자는 것, 싸움이 일어나지 않도록 원수를 쫓아주시는 것, 묵은 곡식을 먹다가 햇곡식이 나오면 묵은 곡식을 퍼내는 것, 그리고 하나님께서 항상 우리들의 생활 한 복판에 거하시면서, 우리 하나님이 되시고 우리는 당신의 백성으로 사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지금 우리들이 누리고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우리가 더 이상 금식기도를 하거나 철야기도를 하지 않아도, 그 옛날 유대 광야에서 매일 아침에는 만나를, 저녁에는 메추라기를 주셨던 그 복을 지금도 누리고 있다는 말입니다. 낮에는 구름 기둥으로 저녁에는 불기둥으로 우리를 인도하시는 하나님이심을 감사하고 찬양하는 일만 남았을 뿐이라고 말입니다. 더 이상의 복을 빌어서도 안 되고 빌 필요도 없다고 말입니다. 프로 야구 선수가 되겠다고 서울에 올라와 힘들어 하던 생질이 있었습니다. 몇 달 저의 집에서 묵은 일이 있었는데, 그 생질의 큰 딸이 어느 무용발표회에서 연기한 작품이라며 보내온 영상은 놀랄 만큼 훌륭했습니다. 보상을 받는 기분이 들 정도로 감격했습니다. 이게 하나님께서 베풀어 주시는 복이구나 깨달았습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복은 멀리 있는 것도 아니고, 보석도 황금덩어리도 아니었습니다. 그 복은 하나님의 은총을 느끼게 하는 감사의 마음이었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