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오래 전부터 믿어왔고, 대상만 바꾸면 됩니다. / 롬 4:1-12.

박성완 2022. 7. 19. 00:00

묵상자료 7733(2022. 7. 19. 화요일).

시편 시 88:4-7.

찬송 340.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결코 이룰 수 없는 꿈에 대한 바람, 그것은 슬픔이나 좌절로 나타나기가 쉽습니다. 그러한 슬픈 꿈을 노래하고 있는 곡 금수현곡, 한하운 시 [파랑새]입니다. 한하운 시인은 나병, 그러니까 한센 병을 얻어서 세상에서 외면 받은 시인이었습니다. 그의 많은 시에서는 저주할 병으로 인한 체험이 시로 승화되어 있지요. 시의 정서를 잘 반영하듯 곡 역시도 애잔한 분위기를 띄고 있습니다. 마지막 파랑새들이 하는 대목은, 몸부림치듯 절규하는 것같이 들리지요. 저 세상에서나 마음껏 날아다니면서, 못다 핀 꿈을 이루겠다는 의지처럼 느껴집니다.

   “나는 나는 죽어서 파랑새 되어, 푸른 하늘 푸른 들 날아다니며 푸른 노래 푸른 울음 울어 예이리. 나는 나는 죽어서 파랑새 되리, 파랑새 되리.”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7723일 방송>

 

2. “아브라함의 믿음(1-12)”을 읽었습니다. 저의 고향 친구 중 하나는 조계종의 법사(法師)가 되어서 전국을 다니며 불교의 가르침을 전하고 있습니다. 대학을 다닐 때까지만 해도 개신교인으로 살았는데,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불법을 전공하고 그리 된 것입니다. 어느 해 여름 날 지하철에서 저의 소맷자락을 끄는 이가 있었는데, 돌아보니 너 성완이 맞지?”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40년이 훌쩍 지나서 재회를 했고, 점심을 대접받는 자리에서 불교 얘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48정도(四聖 八正道)로 요약하는데, 인간의 현실은 괴로움이며, 그 괴로움은 집착에서 오며, 이 괴로움을 없애기 위해서, 8가지 도를 닦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부처가 되는 것인데(成佛)이는 누구의 도움도 아닌 본인 자신의 노력으로 가능하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종교가 그렇듯 자력구원(自力救援)의 대표적 종교가 불교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 아브라함의 믿음이란 자력 구원이 아니라, 하나님의 현존인 말씀을 신뢰함으로 구원받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아브라함이야말로 하나님의 말씀과 약속을 전폭적으로 신뢰한 사람으로 하나님께서는 이런 아브라함의 믿음을 보시고 그를 의롭다고 인정해 주신 것을 말합니다. 성경이 말씀하는 믿음이란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절대적인 순종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순종이란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자신의 의지나 생각을 다 포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신을 포기하지 않고서는 순종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의 말씀을 순종하기 위해서 자신이 열심히 강의 노트를 준비하고 있던 아들을 자리에서 일어나게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서 찾으신 것은 믿음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약속에 대한 믿음,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믿음 말입니다. 가령 십자가의 공로를 믿는다는 기독교회의 구원론이란, 하나님께서 당신의 아들 예수를 십자가에 달려 인간을 대신해서 죄와 죽음에서 구원하셨다는 하나님의 구원섭리를 믿는 사람들을 구원하신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니까 인간의 어떤 선행이나 공로에 의해서가 아니라, 예수의 공로를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신다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아무 공로도 없는 사람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한 다윗의 행복을 소개하였습니다(7절로 시 32:1-2 인용). 그리고 율법적인 의를 강조하는 유대인들로 들으라는 듯 할례 받지 않은 사람도 이런 행복을 누릴 수 있다 말씀합니다. 아브라함이 할례를 받기 아주 오래 전에 이미 그의 믿음을 보신 하나님께서 의롭다 인정해 주셨다고 말입니다(10-12). 그런데 실제로 믿는다는 것은 가벼운 일이 아닙니다. 입술로 가볍게 말하는 그런 고백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말입니다. 올바른 믿음이란 자신의 전 생명을 다 걸고 행동하는 일이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이런 믿음의 행동은 신앙생활에서만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아주 빈번하게 일어나는 기본이라는 점입니다. 우리는 처음 보는 아주머니가 지은 식당 밥을 사먹고, 인상이 험한 버스 기사가 운전하는 차도 탑니다. 이 모든 것들은 우리들의 하나 뿐인 목숨을 거는 믿음의 행동들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