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가진 믿음 : 하나님의 약속을 믿는 믿음. / 롬 4:13-25.
묵상자료 7734호(2022. 7. 20. 수요일).
시편 시 88:8-10.
찬송 344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꽃과 새와 별은, 이 세상에서 가장 정결한 기쁨을 우리에게 베풀어 준다고 합니다. 누구에게 보이기 전에 스스로 넘치는 기쁨 속에서 피고 지저귀고 빛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별의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곡입니다. 오세영시, 박경규곡 <별>. 그리운 님의 기침소리가 별을 떨어트리면, 나는 치마폭으로 그 보석 같은 별을 줍겠다는 고백이 잔잔하게 마음속으로 파고듭니다. 절대자에 대한 진실한 기도라고도 풀이하기도 하더군요.
“님의 기침 소리는 하늘의 별을 떨어트리고, 지상의 나는 치마폭으로 추락하는 보석들을 줍는다. 치마폭에는 또 하나의 하늘. 흰 구름이 흐르고, 붙박이 새가 날고, 은박으로 수놓은 가을이 있고, 나는 내 하늘에 가을의 왕이더니라. 왕관의 그 어지러운 보석처럼, 내 이마 위에서 찬란하게 부서지는 소멸. 님의 기침소리가 하늘의 별을 하나씩 떨어트릴 때마다, 지상의 나는 치마폭으로 추락하는 그리움들을 줍고.”
언젠가 오세영 시인은 현명한 사람은 사람의 말만이 아닌, 사물의 말도 들을 줄 알아야 한다는, 그러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하늘이 들려주는 말, 땅이 들려주는 말, 꽃과 새와 별이 들려주는 그러한 이야기들을 들어야 한다고 했는데요. 이 시 역시 시인이 별이 들려주는 말을 시인이 가만히 듣고 지은 시가 아닐까 짐작하게 됩니다. 1987년에 작곡된 곡입니다. 작곡가는 별이 떨어지는 소리를 선율로 담기 위해서 애썼다고 했고요. 글쎄요. 별이 떨어지는 소리가 과연 어떤 소리일까? 싶기도 합니다. 시가 품고 있는 맑고 순수한 동경이, 아름답고 서정적인 멜로디에 담겨져 있는 노래이지요.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7년 7월 13일 방송>
2. “믿음으로 이루어진 하나님의 약속(13-25절)”을 읽었습니다. 언약이든 약속이든 이걸 문서로든 구두로든 맺어졌다 하면 지켜야 합니다. 지키지 않는 약속은 아무 짝에 쓸모없는 것이 되고 맙니다. 파기된 약속을 붙들고 살아가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우리는 종종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합니다. 나는 약속을 지키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일까? 또는 내가 누군가와 약속을 한 일이 지금도 유효한가? 하고 말입니다. 저는 비교적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남들이 하찮게 여기는 약속일지라도 지키려고 최선을 다합니다. 물론 자신과의 약속도 할 수 있는 한 지키려고 힘씁니다. 그래서 저의 캘린더 누군가와 어떤 약속을 했는가를 표시해 둡니다. 그리고 약속한 날자가 닥쳐오면 분주하게 제 주변 정리를 하는데, 우선 청소를 하고, 다음으로는 무슨 일을 해야 할 것인지를 생각하고 실천합니다. 필요하면 선물도 준비합니다. 그리고 나서 약속을 확인합니다. 그런데 가끔은 상대방이 약속을 허술하게 이해하거나 기억하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화가 머리끝까지 솟고 두 번 다시 약속을 하지 않을까를 생각합니다. 약속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오늘 본문에서는 이런 약속들이 빛을 발하게 되는 것을 말씀하는데, 바로 믿음으로 지킬 때라고 말입니다. 그 대표적인 실례로 아브라함을 소환하고 있습니다. 아브라함이 이스라엘의 조상 구체적으로 말하면 믿음의 조상이 된 것은, 하나님의 약속을 끝까지 믿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이 문명의 도시 갈대아 우르를 떠날 때 그는 하나님과의 약속을 맺었다고 말씀합니다(창 12:1-2). 그때 그의 나이는 75세였습니다(창 12:4). 아브라함이 기대한 약속은 “큰 민족을 이루는”것이었습니다. 그로부터 25년이 지나서야 하나님과 아브라함 사이에 맺었던 약속이 실현되었습니다(창 21:1-5). 그의 나이가 무려 100살이 되던 해였습니다. 그러니까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약속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 이름을 창대케 하리니, 너는 복의 근원이 되리라.”는 말씀을 믿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아브라함의 믿음이란, 하나님의 약속을 믿는 것이었습니다. 비록 그 믿음이 실현되기까지는 무려 25년이라는 길고 긴 세월의 연단이 필요했지만 말입니다. 만일 우리들이 자신을 믿음의 후손 혹은 믿음의 자녀라도 고백한다면, 아브라함이 보여주었던 믿음의 내용과 과정들을 모델로 삼을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첫째는 믿음의 대상입니다. 아브라함처럼 우리도 하나님 또는 하나님의 말씀을 믿어야 합니다. 둘째는 그 믿음이 이루어질 때까지 하나님을 신뢰하고 묵묵히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셋째는 인간을 흔드는 모든 의심과 두려움을 이겨내고 하나님의 손에 맡겨야 합니다. 우리 주님이 가상칠언(架上七言) 말미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말입니다.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기나이다.”(눅 24:46).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