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계집(石女)에게 삼손을 주신 하나님. / 삿 13:15-24.
묵상자료 7783호(2022. 9. 7. 수요일).
시편 시 96:4-6.
찬송 404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님을 떠나보낸 사람에게는 가슴을 울리는 시가 될 것 같습니다. 김 소월 시, 정 세문 곡 <옛 이야기>. 고요한 적막이 흐르고, 깊은 슬픔이 밑으로 가라앉는 듯 한 느낌을 줍니다. 차분한 멜로디에 실려 있는 쓸쓸함이 마음을 움직이는 가곡이지요.
“고요하고 어두운 밤이 오며는 어스레한 등불에 밤이 오며는 외로움에 아픔에 다만 혼자서 하염없는 눈물에 저는 웁니다. 제 한 몸도 예전엔 눈물 모르고 조그만 세상을 보냈습니다. 그 때는 지난날의 옛 이야기도 아무 설움 모르고 외웠습니다. 그런데 우리 님이 가신 뒤에는, 아주 저를 버리고 가신 뒤에는, 전날에 제게 있던 모든 것들이, 가지가지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그 한 때 외워두었던 옛 이야기 뿐만은 남았습니다. 나날이 짙어가는 옛 이야기는 부질없이 제 몸을 울려 줍니다.”
1954년 발표 되었습니다. 이별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의례 그렇듯이, 쓸쓸하고 길게 여운을 남기는 노래지요. 이별을 한 뒤의 외로움과 아픔의 시간을 노래한 시. 널리 사랑받기 보다는 널리 사랑받기 보다는 소수의 사람들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시라는 이야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님과 함께 했던 충만한 시간의 경험이 옛이야기가 돼서 지금은 더 외롭고 더 아픈 시간이 됐지요. 시에 정조를 살려서, 선율 역시 닿는 이의 가슴에 와 닿는 애틋하고 쓸쓸한 감동을 느끼게 하고 있습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7년 9월 5일 방송>
2. “판관 삼손 2(15-25절)”을 읽었습니다. 농사꾼 마노아 부부는 아이를 낳지 못해 밝은 얼굴로 살지 못했을 것입니다. 공동번역 성경은 이런 마노아의 아내를 ‘돌계집/石女)’라고 번역하고 있습니다. 발음이 비슷한 우리 여인들의 이름이 생각났습니다. 권성녀, 배성녀가 그 이름들 중 하나인데, 저의 증조모와 조모의 이름입니다. 한자로는 權姓女, 裵姓女인데, 뜻으로 풀면 권 씨 성을 가진 여아, 배씨 성을 가진 여아라고 할 것입니다. 그런데 한 세대(30년)만에 저의 모친은 김덕임(金德任)으로 불렸으니 엄청난 발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돌계집으로 불릴 만큼 기다리는 자식을 생산하지 못하는 여인에게 천사가 나타나 수태고지를 하였으니 얼마나 반가운 소식이었을까요? 그래서였을 것입니다. 마노아 부부는 그 천사를 대접하려고 새끼 염소 한 마리를 잡겠다고 제안했습니다. 몇 마리 되지 않은 염소들 중에서 한 마리를 잡겠다고 했으니 이는 엄청난 환대가 아닐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자 천사는 분명하게 거절합니다. 천사의 말을 옮기면 “번제를 바칠 마음이 있으면 야훼께 바치라.”고 말입니다.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합니다. 첫 번째는 하나님께 제물을 바치듯 천사를 공궤하려고 했었다는 뜻이고, 다른 하나는 천사인 내게 말고 번제를 드릴 마음이 있으면 야훼 하나님께 드려야 한다는 뜻으로 말입니다. 저는 전자의 해석을 택하고 싶어집니다. 그 기쁜 소식을 전해준 천사를 하나님처럼 받들고 싶었다는 뜻입니다.
마노아 부부는 천사의 제안을 따랐습니다. 염소 새끼 한 마리와 예물로 쓰일 곡식을 바위 위에 올려놓고 제물을 태워 그 향기를 드리는 번제를 드린 것입니다. 그런데 그 제물을 하나님께서 받으셨다는 놀라운 장면이 벌어진 것입니다. 불길이 제단에서 하늘로 치솟을 때, 하나님의 천사가 그 불길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는 장면이 연출된 것입니다. 마노아 부부는 땅에 엎드렸고, 자신들을 찾아왔던 사람이 천사였음을 깨달았다고 말씀합니다. 그런데 마노아는 두려움이 생겼습니다. 하나님의 천사를 보았으니 자신들이 죽게 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러나 돌계집이었던 아내는 하나님께서 자신들이 드린 번제를 하나님께서 받으신 것을 봐서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며 신앙적인 대답을 한 것입니다. 돌계집인 여인은 아들을 낳았고 그 이름을 삼손이라고 지었다고 전합니다. 삼손이란 이름은 “태양의 사람, 또는 작은 태양”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태양의 사람 혹은 작은 태양으로 살아야 삼손의 생애가 정해진 것입니다. 이런 삼손에게 성령이 임재 하셨는데, 소라와 에스다울 사이에 있는 단 지파의 진지에 있을 때였다고 말씀합니다. 성령께서는 삼손을 찾으신 것입니다.
3. 태풍 힌남노가 큰 피해를 주지 않고 한반도를 통과했다 합니다. 어려움을 겪은 묵상식구가 없기를 바랍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