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인간이 조종(操縱)하는 우상입니까? 아니면 인격적인 하나님입니까? / 삿 17:1-13.

박성완 2022. 9. 12. 00:00

묵상자료 7788(2022. 9. 12. 월요일).

시편 시 97:8-10.

찬송 40.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가을에 바라보는 석양은 아름답지만 쓸쓸하지요. 온갖 과일과 곡식이 결실로 향하는 때, 붉게 물들어 서산 을 넘으면서도 산등성이를 환하게 밝혀 주는 저녁 햇살은 떠나는 사람의 모습이 어때야 하는지 알려주는 것만 같습니다. 홍윤숙 시 김연준 곡 <서산에 해가 지면>, 서산에 해 지면 곧 맞이할 어둠에, 등불 하나 밝히듯 임의 생각에 젖게 하는 시속 화자의 마음을 짐작해 볼 수 있게 합니다.

   “서산에 해 지면 나 외로워. 그대 생각에 겨워, 뜰에 구르는 한 잎, 가랑잎에 눈물지네. 등잔에 불 밝히고, 흘러간 옛날의 그 밤 생각하네. 그대도 오늘 밤 어느 곳에 나를 생각는가. 이제 어둠이 다가오면, 촛불을 더욱 밝히리라. 그대여, 이 저녁 부디 기쁜 소식 전하여다오.”

   섬세한 감정이 잘 살아있는 아름답고 낭만적인 곡입니다. 마음 속 깊은 감흥을 끌어내는 묘한 매력을 갖고 있지요. 김연준 선생의 가곡은 근본적인 소박성과 신선미를 갖고 있다는 평을 받습니다. 억지나 진부한 구절이 없이 서산의 해 지는 모습을, 눈앞에 보일 듯이 아름답게 펼치고 있습니다. 70년대 후반에 작곡되었다고 하지요. 작곡가는 평소 서산에 해 지는 모습처럼, 자연과 사람이 하나가 되는 풍경을 좋아한다고 밝힌 적이 있는데요.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선율이 듣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가곡입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7912일 방송>

 

2. “단 지파의 이동(1-13)”을 읽었습니다. 어느 신학자는 가장 무서운 죄악을 우상숭배라고 말했습니다. 하나님을 대신하는 것이 우상숭배라고 할 때, 이는 모든 신앙의 근본을 흔들고 무너트리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상숭배란 일월성신(日月星辰)을 섬기는 민간신앙이나, 돌과 나무 또는 철로 만든 형상을 가진 것을 섬기는 것만이 아니었습니다. 한분이신 야훼 하나님을 섬긴다는 사람들 가운데서도 우상 숭배자들이 생겨났다고 하는 것은, 낯선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는 그런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에브라임 산악지대에 살고 있던 미가라는 사람은 어머니의 돈을 훔쳤던 일이 있었는데, 어느 날 그 돈을 어머니 앞에 내 놓으며 자신의 짓이라고 털어놓은 것입니다. 미가의 어머니는 아들에게서 되돌려 받은 은 1,100냥을 아들을 위해서 신상(神像)을 부어 만들어 집에 모셨는데, 아들 중 하나를 사제로 임명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떠돌이 레위인 한 사람을 집으로 불러들여 의식주 문제는 물론 1년에 은화 열 냥을 주는 사제로 고용한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야훼 하나님께서 자신의 집을 잘 돌봐주시리라 믿었던 것입니다.

   베트남은 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인데도, 대부분의 집에는 자신의 부모를 신주로 모신 것을 볼 수 있는데, 매일 음식과 과일 그리고 꽃을 제단에 바치는데, 가난한 살림살이에는 어렵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우리들 크리스천이라는 사람들 중에도 야훼 하나님 신앙을 성경이 가르치는 대로 인격적인 존재로 섬기기보다는, 비인격적인 존재 사람의 욕구대로 움직이는 우상처럼 섬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데 주목해야 하겠습니다. 토속신앙을 가졌던 우리 할머니 세대만해도 정화수 한 그릇이면 제물로 충분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때는 일월성신을 향해서도 정성을 다 해서 만물이 잠든 깊은 밤에 목욕재계하고 두 손을 모아 빌고 또 빌었습니다. 성주신이 감동하도록 말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온갖 값비싼 재물을 바치고 잠시 잠깐 비는 것으로 충분하다 생각합니다. 비싼 제물(祭物)을 바쳤으니 감동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런 현상은 크리스천들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제가 목사 안수를 받던 날 축하하러 오신 대학 선배 한분이 전해 준 얘기입니다. 한 장로님 의견을 따라 교회가 책정한 사례비를 거절하고 그 장로님의 후원을 받으며 소신껏 목회하려 했던 유명 목사님의 얘기였습니다. 어느 순간 그 목사님에겐 자신을 후원하는 장로님이 하나님이 되어버렸더라는 말입니다. 우리들 역시 하나님을 예배하면서도 우상을 섬기는 신앙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미가의 집에 은으로 새긴 신상을 섬기는 신앙 말입니다. 성경이 말씀하고 교회가 가르치는 대로, 절대자이며 인격적인 하나님을 섬겨야 올바른 신앙인데 말입니다.

 

3. 중국 선교지에서 만난 한 형제가 아산 집을 방문한다고 합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