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당신을 향한 혼잣말을 경청하고 계신다. / 욥 31:24-40.
묵상자료 7813호(2022. 10. 7. 금요일).
시편 시 103:14-17.
찬송 482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손바닥으로 가릴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요? 하늘의 태양, 동전 몇 개, 눈동자 같은 신체의 부위, 작은 손바닥이 경우에 따라서는 태양부터 동전까지 잠시 가려 줍니다. 작고 부끄러운 일들을 우리는 감추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아주 큰마음을 감추는 사람들도 있지요. 동전만한 자랑거리도 보여주려고만 하는 세상에, 태양같이 찬란한 모습을 감추려는 사람들. 그래서 그들은 더욱 빛나는 존재들입니다. 그 찬란한 빛을 보면서 시인 셸리는 “시간의 창공 빛나는 광휘는 가려줄 수 있어도 꺼지지는 않으리.” 라는 유명한 시구 절을 남겼는데요. 세상에서는 감출 수 있는 일과 감출 수 없는 일이 있습니다. 살아가는 마음이나, 뜨거운 마음으로 자신의 일에 몰두하는 모습은 언제나 꺼지지 않고, 시간의 창공에 빛나는 광휘들이지요. 그런 빛들이 삶의 거리에서 지쳐 쓰러진 사람들의 마음을 잡아 주는 손길이 됩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 위에, 2007년 10월 7일 방송>
2. “욥의 마지막 독백4(24-40절)”을 읽었습니다. 휴대전화가 많지 않던 시절, 가끔 나이가 든 아주머니들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혼잣말을 하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하루는 버스 안이었는데, 그날도 한 아주머니가 혼잣말을 시작하셨습니다. 속에서 불덩이가 치솟는지 화난 음성이었습니다. “그게 뭐 화낼 일이야!”라고 외치듯 말합니다. 그리고 눈가에는 눈물이 고이는데 아주 삽시간에 주르르 흘러내립니다. 그리곤 알 수 없는 몇 마디를 중얼거리십니다. 그때 어린 날 어머니의 기도를 추억해 냈습니다. 아버지는 비교적 가정적이셨지만, 친구를 좋아하셨습니다. 아버지 생전에는 사랑방에 서너 명의 친구들이 거의 매일 밤늦게까지 화투놀이를 하셨습니다. 특히 겨울밤은 그러셨습니다. 오징어 몇 마리와 막걸리를 내기하신 것으로 기억되는데, 한 사람이 독박을 쓰는 게 아니라 서로 조금씩 보태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버지의 호주머니에는 동전하나 남아있질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랬을 것입니다. 어머니의 새벽 기도는 2시간은 족히 되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기도의 단골손님은 아버지가 등장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평생 드린 어머니의 기도는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아버지는 돌아가실 때까지 술과 담배를 끊지 못하셨으니 말입니다. 그래도 교회 일은 열심히 거드셨습니다. 주일학교 교장 일도 계속하셨습니다. 그것이 저를 늘 부끄럽게 했고 마음에 상처로 남았습니다. 그 유일한 낙이셨을 담배와 막걸리, 그리고 오징어 내기 화투놀이. 저는 아주 나쁜 것들만 골라서 죄를 짓고 계시다 생각했습니다. 아마 어머니처럼 기도로 항의한 적은 없지만, 마음으로는 수도 없이 중얼거렸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듣고 계시냐?”고 말입니다.
욥은 자랑처럼 중얼거리고 있습니다. 자신은 황금을 의지하지도 않았고, 사람들 앞에서 돈 자랑도 하지 않았다고 말입니다. 해나 달을 쳐다보며 단 한번이라도 맹세를 하거나 도움을 청해 본 일도 없었다고 말입니다. 그런 무리들이 주변에 득실거릴 때 그들에게 천벌이 내리기를 빌지도 않았다고 말합니다. 오히려 연고도 없는 길손을 집에 불러들여 식사를 대접하고 잠자리를 내주며 그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자랑으로 삼았으며, 저녁 늦게까지 대문을 열어두어 노숙하는 이가 없도록 하였다고 말입니다. 지은 죄를 꽁꽁 숨겨두지도 않았고, 악한 생각을 마음 깊이 품지도 않았다고 했습니다. 누가 있어 자신의 이런 사실을 하나님 앞에서 증언해 주지 않는 것이 한스럽다 중얼거립니다. 그런데 다행스러운 것은 이런 혼잣말 또는 독백은 하나님 앞이었던 것입니다. 하나님과 독대한 자리에서 풀어헤친 진실한 말들이었습니다. 저는 뒤늦게 깨달은 것들이 참 많습니다. 첫째는 하나님은 욥의 기도를 포함해서 모든 사람들의 기도를 경청하고 계신다는 진실입니다. 둘째는 하나님은 가장 알맞게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신다고 말입니다. 그 대표적인 실증을 저의 어머니에게서 찾을 수가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실증을 저의 어머니에게서 찾을 수가 있습니다. 아홉 자식들이 서로를 불쌍히 여기며 주 안에서 감사하며 살기를 기도하셨는데, 그대로 되었으니 말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