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영원한 난제를 푸신 하나님. / 눅 6:27-38.
묵상자료 7835호(2022. 10. 29. 토요일).
시편 시 105:26-28.
찬송 158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 가곡의 특징을 말할 때, <그리운 금강산>이나 <가고파>처럼 애틋하면서도 낭만적인 선율을 먼저 꼽습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 색다른 형식과 음악성으로 눈길을 끈 작품들도 있지요. 유치환 시 정회갑 곡의 <그리움> 역시 그러한 곡입니다. 1985년 8월 20일에 작곡된 곡인데요. 음악의 형식에 있어서 기존의 가곡들과는 다른 독특한 양식으로 작곡 되었습니다. 바로 현대음악 곡이었기 때문이었지요. 작곡가 정회갑의 현대음악의 가곡의 대표작 <그리움> 함께 하시겠습니다.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뭍같이 까딱하지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
이미 곡을 알고 있던 분도 계시겠습니다만, 처음 접한 분들은 어떤 느낌을 받으셨을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그리움>은 1965년 출판된 청마 유치환의 시집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에 실린 표제의 시로 알려져 있지요. 작곡가 정회갑이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은 뒤 몇 해 되지 않았던 시기에, 아내를 그리워하는 절절한 마음을 절규하는 시상에 함께 담아서 곡을 완성해 냈습니다. 곡의 시작과 끝 부분이 강열한 연주, 현대 음악 특유한 곡조에서 아내를 잃은 작곡가의 비탄이 고스란히 전해져 옵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7년 10월 30일 방송>
2. “원수를 사랑하라 : 보복하지 말라(27-36절)”을 읽었습니다. 오늘 말씀은 예수님의 어록집(Q자료)에 실린 것으로 추정되며 마태복음 5:38-48에서 평행귀를 찾을 수 있습니다. 원수를 사랑하고, 미워하는 사람들에게 잘해 주고, 저주하는 사람들을 축복해 주라는 말씀과, 오른 뺨을 치거든 왼 뺨도 돌려대 주고, 겉옷을 빼앗거든 속옷까지 주라는 말씀도 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도무지 말도 안 되는 이런 말씀을 우리 크리스천들은 두고두고 새겨야 하겠습니다. 상식을 넘어서는 말씀인 때문입니다. 어찌하여 주님은 우리에게 불가능한 일에 초대를 하시는가 생각해 보자는 말입니다. 우리들은 짧은 삶을 살면서도 이런저런 일로 서로 미워하고 원수를 많이 만들곤 합니다. 우선 가족을 원수처럼 대하기 쉽다는 사실입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아내와 남편을 원수라고 말하며, 자식까지도 원수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아마도 너무 가까운 관계로 살다보니까 크고 작은 애증(愛憎)이 쌓였을 것입니다. 어떻든 매우 슬픈 일입니다. 가깝게 지내던 친구지간에서도 원수가 생기고, 심지어 오랫동안 같은 교회를 섬기는 교우 사이에서도 원수가 생깁니다. 직장에서도 미운 사람이나 원수가 쉽게 생기는 것 같습니다. 율곡 이이 선생의 아들 경림이 부친께 편지를 썼는데, 직장 상사가 너무 밉고 보기 싫은데 어쩌면 좋으냐는 내용이었습니다. 율곡 선생은 직장 상사가 밉고 보기 싫지만 매일 업무상 만날 수밖에 없으니 매우 어려운 일이라 인정한 후, 그러나 피할 수 없는 관계이니 속내는 밝히지 말고 날씨 얘기는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중재안을 답글로 썼다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주님은 어찌하여 원수를 사랑하라 말씀하신 것일까요?
우리는 성경에서 불가능한 일에 우리 인간을 끌어들이고 있는 사건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몇 개를 고르면, 첫째는 선악과를 따 먹지 말라고 하신 말씀입니다. “먹음직하고, 보암직하며, 탐스럽기도 한” 열매를 먹지 말라고 하신 것입니다(창 3:6). 둘째는 아브라함이 100세에 얻은 독자 이삭을 모리아 땅으로 가서 번제로 드리라는 명령입니다(창 22:2). 셋째는 오늘 본문으로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입니다(눅 6:27-28). 어느 것 하나 우리 인간들이 순종하기에는 불가능한 말씀입니다. 그런대도 불구하고 이런 불가능한 일에 우리들을 고민하게 하시는 뜻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우리들로 하여금 불가능한 일들이긴 하지만 반드시 가능해야 할 주제라는 점과, 둘째는 인간에게 불가능한 일이지만 하나님께 있어서는 언제나 가능하다는 것을 깨우쳐 주시려는 뜻이라고 말입니다. 그러니까 선악과의 유혹을 주님께서는 훌륭하게 이기셨다는 것을 보여주셨고(막 1:12-13, 마 4:1-11, 눅 4:1-13), 이삭을 제물로 드리라는 문제는 예수님께서 친히 십자가에 달리심으로 해결하셨으며(마 27:45-46),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 역시 십자가와 부활 사건에 포함되어 있다고 말입니다. 그러니까 선악과의 유혹이나 사랑하는 아들을 제물로 드리라는 과제나 원수사랑은, 인간은 스스로의 힘만으로 영원히 자신을 구원할 수 없지만, 죄와 죽음에서 인간을 구원하실 수 있는 분은 하나님 한 분 뿐이심을 말씀하고 계신다 하겠습니다.
3. 오늘 고향을 지키는 사촌 형님들과 형수씨들을 찾아뵈러 갑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