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으로 가득 찬 크리스천의 삶. / 눅 7:1-17.
묵상자료 7838호(2022. 11. 1. 화요일).
시편 시 105:36-38.
찬송 46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개화기의 우리나라에 서양의 신문물이 들어오면서 많은 것들이 달라졌지요. 그 중 또 축음기라던가 전축을 통해서 음악을 접하게 된 것도 그 중의 하나일 겁니다. 하지만 오랜 역사 속에서 다양한 문물과 함께 차근차근 발전해 온 서양 음악 사이에서 우리 음악의 입지는 좁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나마 의식 있는 음악가들은 정열과 사명감을 다해 자비로 악보집을 출간하고 음악회를 열면서 우리 음악 우리 가곡의 명맥을 이어왔지요. 이들 중 하나가 바로 작곡가 박찬석입니다. 오늘 박찬석의 대표작 <낙엽> 함께 하겠습니다.
“이슬내린 언덕길에 너와 마주서, 설은 이별 서로 나눌 때, 은행잎은 하나 둘씩 꽃처럼 지고, 노랑 잎이 또 하나 지고, 꿈길에나 꽃길에나 그려 우는 작은 새, 아, 너 가면 가을도 간다. 아, 가을도 간다. 고운 잎새 나비되어 질제, 늘 그려 우는 조그만 파랑새야.”
낙엽은 박찬석의 작품 중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작품입니다. 그가 지금의 서울 교대 전신이었던 서울 사범학교에 재직 당시 만들었던 곡입니다. 본래는 무용음악으로 만들었던 곡이라고 하지요. 하지만 이 곡에 피아노 반주를 들은 제자들이 애상어린 멜로디에 반해서 가곡으로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하지요. 가곡으로 다시 곡을 다듬었지만 곡에 알맞은 시를 구하기가 쉽지 않아서 수소문하던 중에 당시 3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 시인 정삼주를 만나서, 그렇게 해서 결실을 맺게 된 작품이었습니다. 서울 사범학교에 파견 온 오사카의 한국인 학교의 교포 교사가 일분으로 돌아간 후에 이 곡을 전해서 당시 오사카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었다고 합니다. 한국 가곡계의 많은 원로 음악인들이 대부분 작고한 지금입니다만, 80중반을 넘은 선생이 우리 음악계의 산 증인으로 남아 계십니다. 오랫동안 건강하시길 빌겠습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7년 11월 1일 방송>
2. “백인대장의 종을 고치신 예수(1-10절)”과 “다시 살아난 과부의 아들(11-17절)”을 읽었습니다. 교회 전통을 중시하는 교회들은 오늘을 만성절 혹은 제성기념일(All Hallow day)로 지킵니다. 이 기념일은 “믿음 안에서 살다가 죽은 모든 세례 받은 이들을 기념하는 날이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기독교 역사에 위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만이 아니라, 세례 받은 크리스천으로 고달픈 인생길을 완주한 모든 이들을 축하하며 기억하는 날로 지키는 것입니다. 주전 500년경에 아일랜드의 켈트족은 11월 1일을 새해 첫날로 지키는데, 그 전날인 10월 31일 전야제를 Hallow’s eve, Halloween으로 지내는 전통이 생긴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교도들의 풍습이 기독교 교회력에 끼어들게 된 경우라고 하겠습니다. 이번 이태원 참사를 통해서 이교도의 전통과 풍습이 크리스천의 생활에 깊이 침투해 들어와 있음을 인식할 뿐 아니라, 지혜롭게 이 슬픔을 극복해야 하겠습니다. 오늘 두 단락은 모두 기적 이야기들 입니다. 우선 성경에 등장하는 많은 기적 이야기들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하고 싶습니다. 우리 크리스천들은 기적을 이해하려거나 애써 이해시키려는 노력을 멈추자는 말씀입니다. 왜냐하면 기적이란 하나님의 역사 참여, 혹은 하나님의 현실 참여를 말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기적 가운데 살고 있음을 고백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와 동행하실 때 기적이 일어나는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현존이란 말씀을 만나는 일이며, 그래서 우리는 매 순간 말씀을 묵상하며 살아갈 때, 하나님께서 우리들 삶에 임재하고 계심으로, 우리는 언제나 놀라운 기적의 삶 한 복판에 있다 하겠습니다.
우선 백인대장(백부장)의 종을 고쳐주신 일화는(1-10절) 다른 치유기사와는 차별된다는 점입니다. 그는 주님께서 백인대장의 집에 가서 그의 종을 고쳐주시려고 가까이 가고 있을 때, 사람을 보내어 주님께서 오시지 말고 말씀만 하시면 제 종이 나을 것이라고 전한 것입니다. 그것은 그가 군인으로서 장교의 명령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듯, 주님께서도 그리하실 수 있다고 믿은 것입니다. 보통 사람 같으면 주님의 손길이 닿기를 바라거나, 힘찬 목소리로 능력을 일으키실 것이라고 생각한 것과는 달랐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주님은 이 백인대장의 믿음을 극찬하셨고, 그 시간에 그 종이 다시 생기를 되찾았던 것입니다. 둘째 단락은 길에서 만난 장례행렬을 따르는 망자의 어머니의 절망과 슬픔을 보시고, 상여위에 있는 망자를 불러내어 살려주신 일화를 전하고 있습니다. 죽음의 공포는 일순간에 사라져 버리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대 반전이 일어난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주님의 현존은 주님의 말씀이 선포되고 읽혀지고 묵상하는 바로 그 자리인데, 지금도 주님과 동행하는 모든 사람들의 삶에는 온갖 기적들로 가득 채워지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