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빗나간 신앙이 가져오는 비극. / 눅 21:20-28.

박성완 2022. 12. 5. 00:00

묵상자료 7872(2022. 12. 5. 월요일).

시편 시 108:11-13.

찬송 358.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운 금강산>의 작곡가로 유명한 최영섭은 피아노로 음악공부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연주자로써의 한계에 부딪히고 말지요. 작곡으로 음악적 방향을 선회하고, 경복 중학 5학년 때 이미 가곡 여덟 곡을 간추려 작곡 발표회를 가졌을 만큼 일찍이 음악적 재능을 발휘했습니다. 이후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들어가서 김성태에게 자곡을 사사합니다만, 한국 전쟁으로 제대로 졸업장을 받지 못하지요. 작곡가 초기였던 이 시기 경복 중학교와 서울 음대 시절 발표한 작품들 중, <도라지 꽃><마을>이 있습니다. 모두 조지훈의 시에 곡을 붙인 곡들이지요. 오늘은 조지훈 시 최영섭 곡 <마을> 소개합니다.

    “모밀꽃 우거진 오솔길에 양떼는 새로 돋은 흰 달을 따라간다. 늴리리 호드기 불던 소치는 잔디밭에 누워 하늘을 본다. 산 너머로 흰 구름이 나고 죽는 것을, 목화 따는 색시는 잊어버렸다.”

    작곡가 최영섭은 서울 음대 재학당시 첫 번째 열린 서울 음대 콩쿠르에 합창곡 <학생의 노래>를 출품합니다. 하지만 학생의 작품으로 보기에는 너무 완성도가 높다 이러한 조금은 어이없는 이유로 탈락하고 말지요. 그에 굴하지 않고 이듬해 열린 콩쿠르에 도전하기 위해 이 곡 <마을>을 작곡합니다만, 무척이나 감각적인 작품이다 는 이러한 호평에 아예 출품을 포기하고 맙니다. 올해가 작곡가 최영섭에게 무척이나 의미 있는 해입니다. 10대 후반이었던 1947년 처녀 작 <그리운 옛 꿈>을 발표하고 꼭 60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지요. 이를 기려서 제 4회 한국 가곡 대 축제에서는 최영섭 가곡 작곡 60주년 기념 음악회를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가곡에 대한 선생의 무한한 애정과 열정에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조지훈 시 최영섭 곡 <마을>이었습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7124일 방송>

 

2. “가장 큰 재난(20-24)”사람의 아들이 오시는 날(25-28)”을 읽었습니다. 오늘 묵상은 첫 단락입니다. 우리가 역사를 읽는 혜안을 가지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도 아니면 역사의 길목을 알려주는 음성을 들을 수 있는 귀를 가지고 있다면 또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데 우리는 언제나 뒷북을 치는데 선수일 뿐, 미리 깨닫고 정신을 차릴 그런 지혜는 없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지금도 우리는 역사의 여러 지표들이 매우 중요한 일들을 예언해주고 있는지 모를 텐데도 무사태평하게 살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엊그제 신문에서는 2021년도 영국 인구센서스 결과를 분석하면서, 영국인들이 자신을 기독교인이라고 밝히는 사람이 2,75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46%이며, 직전 조사 때인 2011(59%)보다 13% 포인트 떨어진 수치로 약 550만 명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니까 10년 사이에 13%나 줄어들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영국 상원의원에 성공회 주교와 대주교에 26석을 할애하고 있는 점도 특이 했습니다. 아마도 정경유착이라는 차원보다는 교회의 대 사회적 위상이 중요하다는 일면이라 하겠습니다. 본문에서 언급하는 큰 재난이란 예루살렘의 멸망이라는 것입니다. 유대전쟁을 말하는데(유대-로마사이에 벌어진 전쟁), 주후 66-73년까지 3차에 걸친 전쟁으로, 엄청난 세금의 부과와 이교도를 대제사장으로 임명, 칼리굴라(가이우스 황제)를 신격화한 것 등이 원인으로, 70년 예루살렘 성전을 불태웠고, 73년 마사다 전투의 패배로 유대전쟁은 끝이 났습니다. 그 이후로 1948514일 독립을 선포하기까지 약 2천 년간 나라 없는 유랑민족이 되었고, 세계인으로부터 말할 수 없는 차별과 시련을 겪었습니다.

    예수님은 예루살렘이 참혹하게 멸망하게 될 것을 내다 보셨고, 2천년이란 길고 긴 세월을 나라 없는 설움을 맛볼 것을 아신 것입니다. 사해 끝 서쪽에 위치한 마사다는 헤롯의 여름 궁전이 있던 곳으로 천혜의 요새인데, 결국 967명의 열심당원들이 이곳을 최후 항전 터로 삼았고, 로마군대 9천명 노예 6천명이 요새의 가장 낮은 지대인 서쪽에 흙을 높이는 방식으로 마사다를 점령하였을 때는 요새의 곡식을 다 태우고, 군인들은 다 자결하고 남아있는 어린이 5명과 노파 2명뿐이었다고 합니다. 기록에 의하면 유대인의 거점 요새 50개가 함락되었고, 985여 개의 마을이 廢墟가 되었으며, 사망자는 약 58만 명이었고, 나머지 많은 유대인이 노예로 팔려갔다고 합니다. 요즘 마사다는 기초 훈련을 마친 유대인 병사가 마지막 결의를 다지는 장소라고 합니다. 주님이 예언하신 유대 전쟁은 하나님의 선민으로 부름을 받고 세상에 내리실 축복의 통로로써의 귀중한 임무를 곡해하고, 온 세상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높고 깊은 뜻을 전할 사명을 망각하고 자신들만을 위한 하나님의 은총으로 가로챌 뿐 아니라, 오히려 세상을 경멸하고 오만방자하게 살았던 죄악에 대한 형벌로써는 너무도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이제 이방인의 시대가 시작된 것입니다. 빗나간 신앙이 가져다주는 필연일지 모릅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축복은 거져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더 크고 귀한 목적이 있는 것임을 깨달았어야 했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