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크리스천에게 맡겨진 의무. / 딤후 4:1-16.
묵상자료 7945호(2023. 2. 16. 목요일).
시편 시 119:92-93.
찬송 379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김소월은 유년시절 동네 동무였던 오순과 친하게 지냅니다. 소월과 같은 반이었던 오순은 소월과 소월의 고향에 있던 옥녀봉 냉천 터에서 자주 만나곤 했다고 전합니다. 둘은 함께 바위에 올라서 피리를 불거나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멀리 임포면 해변을 산책하기도 했지요. 유년기 소월에게 첫사랑이었던 오순과의 시간들은, 훗날 소월의 시 <풀 따기> 안에서 추억되곤 합니다.
“우리 집 뒷산에는 풀이 푸르고, 숲 사이 시냇물은 모래바닥은 파아란 풀 그림자 떠서 흘러요. 그리운 우리 님은 어디 계신고, 날마다 피어나는 우리 님 생각, 뒷산에 홀로 앉아서 날마다 풀을 따서 물에 던져요. 흘러가는 시내에 물이 흘러서, 내어던진 풀잎이 옅게 떠갈 때, 물살이 해적해적 품을 해쳐요. 그리운 우리 님은 어디 계신고, 가엾은 이내 속을 둘 곳 없어서, 날마다 풀을 따 물에 던져, 흘러가는 잎이나 말해 보아요.”
그리움 때문에 사무치는 시인, 시인의 마음속에는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간직하고 있었던 순정과, 지난 시간들을 잊지 못하는 회한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김소월이 시인으로서 천재성을 유감없이 발휘했던 오산학교 시절, 그는 첫사랑 오순을 여전히 잊지 못하고 여러 편의 시를 쓰게 됐지요.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방금 들으신 <풀 따기>옅습니다. 오순과 즐거웠던 한 때를 추억하는 시지요. 그의 시 접동새 역시도 오순을 추억하며 쓰여졌다고 합니다. 숙모에게 접동새 전설을 들었을 때조차, 소월은 오순을 떠올렸지요. 접동새 이야기를 들으면서, 의붓어머니 슬하에서 어린 동생들과 함께 힘든 유년시절을 보냈던, 그녀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었습니다. 첫사랑이었던 오순에 대한 김소월의 깊은 그리움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김소월 시 금노현 곡 <풀 따기>였습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8년 2월 16일 방송>
2. “거짓 교사들(1-5절)”과 “그리스도의 훌륭한 일꾼(6-16절)”을 읽었습니다. 오늘 묵상은 둘째 단락입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괜찮은 삶을 살고 싶어 합니다. 대체로 그 기준이 나이에 따라 달라지곤 합니다만, 건강하고 넉넉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평판을 듣는 정도라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그게 말처럼 쉽고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그런데 이런 기준은 평범한 70-80대 남자의 경우일 뿐입니다. 그러나 오늘 사도 바울이 언급하는 괜찮은 삶, 혹은 훌륭한 삶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기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첫째는 늙은 여인들이 좋아하는 저속한 이야기를 물리치고, 경건한 생활에 힘쓰는 훈련을 하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경건생활의 훈련은 육체적인 훈련에서 얻는 유익과는 차원이 다르다 말씀합니다. 이 세상에서도 생명을 돌봐주지만 내세의 생명까지 약속해 주기 때문인데, 이것을 위해서 수고하고 싸워야 한다고 말입니다. 둘째는 성도들에게 말과 행실 사랑과 믿음에 있어서 성도들에게 본이 되는 삶을 살라고 하십니다. 농담이나 따 먹고 가벼운 처신이 아니라 항상 크리스천이라는 사실을 의식하며 살아야 할 것입니다. 셋째는 성경을 부지런히 읽고, 성도들을 격려하고 가르치는 일에 힘쓰라 하십니다. 넷째는 맡겨진 직무에 충실한 삶을 사는 것이라 말씀합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가정이나 교회 그리고 사회에서 맡겨진 직무가 있는데, 등한히 하지 않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다섯째 항상 자기 자신을 살피고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지를 잘 살피라 하십니다. 어느 것 하나 쉬워 보이는 것이 없어 보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스스로 물어봐야 할 것입니다. 어찌하여 우리는 그리스도의 훌륭한 일꾼이 되려고 힘써야 하느냐고 말입니다. 그것을 사도는 마지막 구절에서 답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꾸준히 일을 해 나가면 그대 자신을 구원할 뿐 아니라, 그대의 말을 듣는 사람들을 모두 구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러니 우리에게는 중간쯤에 섞여서 대충대충 살아갈 수 없다는 말입니다. 반드시 훌륭한 그리스도의 일꾼이 되려고 힘써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동안 우리들 신앙의 선배들은 사도의 권고를 따라서 훌륭한 그리스도의 일꾼이 되려고 최선을 노력을 기우렸음을 알아야 합니다. 역사에 길이 남을 가르침을 주는 교부들을 비롯해서, 종교 개혁자들과 새로운 신앙생활을 하려고 각고의 노력을 경주한 분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름 없는 촌부나 어부도 예외 없이 훌륭한 그리스도의 일꾼으로 살아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저의 고향교회는 길 하나 건너에 로마 가톨릭교회당이 있는데, 작은 면 단위 마을이었는데도 두 교회당은 도회지 교회당처럼 컸는데, 어린 시절 제 눈에는 우리 마을에 이 두 교회당보다 더 큰 건물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성당의 평신도회 회장은 우리 마을 분으로 어느 날 그 분의 아들이 서강대학교 총장이 되신 것입니다. 훌륭한 그리스도의 일꾼인 부모님이 계셨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