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알의 밀알로 오신 메시아. / 요 12:20-26.
묵상자료 7992호(2023. 4. 4. 성주간 화요일).
시편 시 126:4-6.
찬송 75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나는 열심히 잔디깎는 일만 생각했지요. 어떻게 하면 장애물을 피해서 잔디를 예쁘게 깎을까만 생각했어요. 어떻게 하면 더 빨리 잔디를 깎고, 더 잘 할 수 있는 지에만 몰두했어요. 스펜서 존스의 [선물],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잔디 깎는 사람은 잔디깎는 일에만 전념하고, 버스를 운전하는 사람은 운전하는 일에만 집중하는 것. 스펜서 존스는 이렇게 각자가 자기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름다운 삶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요즘 직장인들 상당수가 현재 위치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기사를 접하면서 이 책에 나오는 이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오늘 아침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 보다는 나는 과연 어떤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는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KBS FM 1, 새아침의 클래식, 2008년 4월 4일 방송>
2. “예수를 찾아온 이방인들(20-26절)”을 읽었습니다. 질곡의 역사를 거쳐 오는 동안, 유대인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자신들의 모국인 가나안 땅보다는 이방 땅에 눌러앉는 경우가 생기곤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가슴속에는 하나님께서 선택하신 민족이라는 자부심이 남달랐음을 물론입니다. 그것은 고국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더욱 더 간절하게 하였을 것입니다. 그 하나의 전통은 모든 유대 남자는 1년에 3번의 큰 명절에 고국을 방문하는 일이었습니다. 출 34:18-23에 3대 명절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를 명하셨고, 레 23:4-46절에는 각 명절을 지키는 규례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 성지순례를 떠났던 1979년에 텔아비브 행 비행기의 옆 자리에 앉은 미국인 유대인 아주머니는 자신들의 명절과 그것을 지키려는 의지가 대단한 것을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주님을 찾아온 이방인들이란 바로 이런 해외에서 살고 있는 유대인(디아스포라 유대인)을 의미한다 하겠습니다. 그런 사람들 속에는 그리스에서 온 몇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들 그리스인들은 예수님의 제자 빌립과 안드레를 찾아가서 예수님을 만나보고 싶다 청했습니다. 그러니까 이번 유월절 명절에 예루살렘을 방문한 목적은 단순히 명절을 지키려는 의무감에서만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그들에게는 다른 또 하나의 목적이 있었습니다.
그 목적이란 예수가 누구이신지를 보고 싶었고, 알고 싶었던 것입니다. 비록 이방 나라에 살고 있었지만 그들에게 들려오는 고국의 소식들은 항상 관심사항 1순위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수천 년을 기다리고 있는 메시아의 출현에 관한 기대감은 언제나 빼놓을 수 없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주님을 만난 예수님은 “잘 들어두어라.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아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중략> 누구든지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라 오너라. 내가 있는 곳에는 나를 섬기는 사람도 같이 있게 될 것이다.”고 설교 하셨습니다. 이방인 그리스 인들이 기대하던 메시아와는 전혀 다른 메시아 상을 말씀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그것은 한 알의 밀 알이 땅에 떨어져 죽어야 많은 열매를 맺는 평범한 진리 말입니다. 다윗의 배경을 가진 메시야 상은 세상을 호령하는 왕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세상을 구원할 메시아는 한 알의 밀알과 같은 존재였던 것입니다. 이런 예수님의 설교는 지금도 유효하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초라할 수 있고, 대수롭지 않을 수 있는 한 알의 밀알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한 알의 밀알이야말로 수많은 생명을 잉태할 수 있는 모체요 생명의 근원이었던 것입니다. 지금도 한 알의 밀알로 우리들 곁에서 생명을 잉태하고 보양하며 소망을 심어주는 메시아가 세상을 위해서 일하고 계시다고 말입니다. 가끔 세상의 엄청난 물결에 압도당하듯 절망하며 낙심하다가도, 한 알의 밀알이신 주님을 생각하면 새로운 용기가 생기는 기적을 맛보는 것은 성령님의 감동감화하심 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