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성찬은 하나님과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하는 의식. / 고전 10:14-17.

박성완 2023. 4. 6. 00:00

묵상자료 7994(2023. 4. 6. 성주간 목요일).

시편 시 127:3-5.

찬송 284.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흔히 인간관계를 통해서 큰 성공을 거둔 사람들에게서, 삶의 지혜를 찾는 일이 있습니다. 그들이 성공의 비법으로 꼽는 대화의 비법가운데 공통적인 것이 있더군요. “상대의 말을 항상 잘 들어 줄 것이었습니다. 내 말을 좀 줄이고 그만큼 상대의 말을 더 들어주면 반드시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다고 말이지요. 타인의 말에 귀 기우리기는 재미 잇게도 카운슬러들이 말하는 좋은 부부나 친구가 되기 위한 법칙 같은 것에도 늘 들어가는 항목이기도 합니다. 듣는 순간 시시하다고 느낄 정도로 누구나 다 아는 것입니다만, 그만큼 늘 명심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지요. 단순히 그 귀로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하는 말을 마음으로 이해해주는 것, 어쩌면 평생 노력이 필요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846일 방송>

 

2. 오늘 저녁은 성주간 목요일로 우리 주님께서 성만찬을 제정하심을 기념하는 예배를 드릴 것입니다. 지난 성회 수요일에는 미국 위스컨신의 앵글러목사님께서 온 가족이 성회를 이마에 바른 사진을 보내오셨는데, 제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얼굴들이라고 칭찬을 드렸습니다. 오늘 본문은 사도 바울께서 성찬의 의미를 해설하는 내용이라고 하겠습니다. 저는 하나님 앞에서 드리는 예배는 예배자들이 그 의미를 바르게 이해할 때만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도가 무엇인지, 찬송을 왜 부르는지, 설교는 어떤 마음으로 들어야 하는지를 알고 있는 것과 모르고 있는 것은 너무나도 큰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의식교회 교우들도(로마 가톨릭, 러시아 정교회, 루터교회, 성공회) 예배 시간에 촛불을 켜는 것에 대해서 그 의미를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예배가 시작될 때, 촛불 점화자를 뒤 따라 예배 인도자들이 긴 행렬을 이루며 예배당으로 입장합니다. 그것은 빛이신 주니을 따르는 일이며, 예배당에 촛불이 켜 있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임재하고 계심을 확인하는 일입니다. 예배는 하나님의 임재 속에서 드려지는 것임을 알고 있다면, 켜진 촛불 때문에 잡소리를 하는 우를 범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성찬에서 마시는 잔은 축복의 잔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십자가에서 흘리신 고난을 상징하는 슬픔의 잔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물론 십자가만 생각한다면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십자가의 고통을 다 이겨내시고 부활로 승리하셔서, 우리에게 부활의 소망속에서 살게 하신 감사와 축복의 잔이 된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성찬에서 먹게 되는 빵은 그리스도의 몸을 나누는 일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성찬 의식에서 사용되는 떡 중에는 큰 떡이 있는데, 그것을 예배자들이 보는 앞에서 양쪽 두 개로 자릅니다. 그리고 성찬 분배시간에 이미 작은 성찬떡을 제단 앞으로 나오는 성도들에게 나누어줍니다. “받아먹으라. 이것은 주님의 몸입니다.”라는 말과 함께 말입니다. 성찬에는 많은 일화들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포도주를 common cup(큰 컵)으로 마시게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부작용이 일어났습니다. 옛날 남자들은 콧수염을 길렀는데, 성찬 포도주가 콧수염에 방울방울 맺혀 있었습니다. 화체설을 믿는 로마 가톨릭교회에서는 주님의 피가 된 포도주가 땅에 떨어지는 것을 눈을 뜨고 볼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개인 컵으로 마시게 하거나, 아예 떡을 잔 안의 포도주에 찍어서 입에 넣어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현대로 오면서 커먼 컵을 아무리 깨끗하게 닦아도 여성들의 립스틱으로 인해 포도주에 기름이 둥둥 뜨는 것을 보고만 있었을 수 없게 되어 그리 된 것이라고 합니다. 성찬을 지나칠 정도로 신성시하는데서 오는 부작용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루터교회에서는 성찬을 실재설(實在設)이라고 믿고 있고, 다른 개신교회에서는 영적 임재설 등으로 믿고 있습니다. 바울 사도는 이교도들이 마귀를 섬기기 위해서 바치는 제물과 주님의 성찬을 오해할까봐를 염려하고 있습니다. 성찬은 십자가에 나타난 하나님의 사랑을 재현함으로, 우리가 하나님의 사랑으로 연결되어 있고 동행(同行)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의식이었던 것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