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6. 4. 성삼위일체 주일] 하나님께서 세상을 만드신 목적. / 창 1:1-2:3.
묵상자료 8053호.
시편 시 143:9-10.
찬송 32, 40, 73장.
제목 하나님께서 세상을 만드신 목적.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안경을 찾으려고 온 방안을 다 헤매고 다녔는데, 문득 안경이 내 코 위에 걸쳐져 있는 것을 알게 되거나, 또 휴대전화를 손에 든 채로 전화기가 없어졌다고 여기저기를 찾으러 다녔던 기억, 한 번쯤은 있으시지요? 찾으려던 물건들이 그렇게 가까이에, 또 내가 원하던 그 자리에 있었는데도, 가끔은 제대로 보지 못한 채 불안해합니다. 행복이나 희망도 가끔은 그런 것 같애요. 지금도 행복이 가까이 있고 희망도 갖고 있는데, 단지 발견하지 못해서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오늘 하루 주변을 조금 돌아보셨으면 좋겠습니다. <KBS FM 1, 새아침의 클래식, 2008년 6월 4일 방송>
2. 오늘은 성삼위일체 주일로 창 1:1-2:3을 본문으로 “하나님께서 세상을 만드신 목적”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하려고 합니다. 20년 전 릭 위렌의 <목적이 이끄는 삶>이란 책이 한국교회에 소개되자 엄청난 소용돌이가 쳤습니다. 삶의 목적을 성찰하는 순기능과 함께 성경과 예수님을 앞세운 출세 지향적 역기능을 가중시켰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다시금 우리는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신 목적을 통해서 우리들 인생의 삶의 의미를 찾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성경은 “어떻게”란 질문이 아니라 “왜” 라는 질문으로 읽어야 할 책입니다(1-13절).
성경을 읽는 분들 중에서 실망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성경을 읽는 목적 때문이었습니다. 성경을 과학적 궁금증에서 읽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성경은 과학의 책이 아니라 신앙의 책인 때문입니다. 그래서 당연히 과학의 질문 ‘어떻게’가 아니라, 신앙의 질문 ‘왜’라고 물어야 합니다. 바로 근원과 본질을 묻는 질문이 필요합니다. 하나님은 왜 세상을 창조하신 것일까? 오늘 본문에는 그 답이 분명히 있습니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다는 말씀이 7번 등장합니다. “좋았다”란 히브리어는 Tob Meod/ טוב מאוד인데, 헬라어 성경 70인 역에서는 καλος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이 “좋았다” 라는 단어는 ‘제구실을 한다.’는 의미입니다. 제구실을 하는 세상은 좋았고 아름다웠습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은 제구실을 다하는 그런 존재들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에, 아름다울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완전 수 7번을 확인하신 것입니다.
하늘과 땅 그리고 물에는 아름다운 생명들을 지어 어울리게 하셨습니다(14-25절).
김민기의 노래집 <그 날/1971년>에는 “꽃밭 속에 꽃들이 한 송이도 없네.”로 시작하는 노래가 있습니다. 낯설어져 가는 세상을 슬퍼하는 노랫말입니다. 춘절을 맞아 고향으로 가는 중국의 농민공들이 하얼빈 역에 새까맣게 앉아 있는 무표정한 얼굴들을 보고 놀랐습니다. 그래서 같은 기차자리에 앉은 중국인 선생님께 물어보았습니다. “학생들에게 희망에 관한 말을 많이 하느냐?”고 물었는데, 처음 듣는 말이라고 했습니다. 그땐 정말로 놀랐습니다. 땅이 넓고 나라가 힘이 있으면 그것이 무슨 의미입니까? 사람들의 가슴에 희망이 있어야 합니다. 하늘과 땅 그리고 바다가 서로 어우러져 노래하고 춤추는 그런 아름다운 조화의 세상 말입니다. 하나님은 그런 세상을 만드셨던 것입니다. 약육강식을 정당화하는 적자생존의 논리를 따르는 세상이 아니라, 오히려 강자가 약자를 보호하고, 배운 사람이 못 배운 이를 도와주는 세상 말입니다.
세상의 관리자로 마지막 피조물인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을 따른 것이었습니다(26-2:4).
우리 인간들이 힘들어 하는 문제 중의 문제는 “인간은 왜 사는가?”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엿샛날 창조하신 인간에 대한 말씀을 읽는다면 그 대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다는 것과 번성하고 땅을 정복하고 모든 생물들을 돌보라고 말입니다. 우리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으셨다는 말씀입니다. 공관복음서에서 다 찾을 수 있는 말씀입니다(막 12:13-17, 마 22:15-22, 눅 20:20-26). 가이사에게 세금을 바쳐야 하는가 마는가의 물음이었습니다. 주님은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 대답하십니다. 동전이 아니라, 우리들 인생 전부를 하나님께 바치는 삶을 살라는 뜻입니다. 그 다음으로 세상의 관리자로써 살아야 할 과제를 말씀하고 있습니다. 성실하고 진실한 경영자로써 말입니다.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총으로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3. 어제 묵상자료를 실수로 하루 일찍 배달하였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