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교회 지도자의 인간관계. / 딤전 5:17-25.

박성완 2023. 6. 9. 00:00

묵상자료 8058(2023. 6. 9. 금요일).

시편 시 144:9-11.

찬송 358.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카드 명세서나 가계부를 보다보면, 오리려 돈의 의미가 더 무색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어디에 얼마나 썼는지 뚜렷하게 기록되어 있는데, 마치 내가 가진 것 모두를 도둑맞은 것처럼 마음은 허망하기만 하지요. 분명 모두 제 손으로 집어 들고 먹고 마시고 소비했다는 표시일 텐데 말입니다. 지난 시간들의 흔적이 겨우 명세뿐인 건가? 빈주먹을 움켜쥐고 있는 듯, 휑한 기분도 들고 말이지요. 이렇게 소모되고 마는 걸까요? 우리의 시간도 돈도 말입니다. 남는 것은 늘어만 가는 몸의 군살과 피로, 그리고 영수증 등 뿐일 테고 말이지요.

    인생이 가끔 소모적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두툼한 월급봉투의 자리를 숫자로 채워진 통장이 대신하면서, 어쩌면 이런 생각이 더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요. 실제로 손에 쥐어보지도 못한 채, 그저 통장 안에서 숫자와 숫자로 사라져버리고 마는 돈의 비중도 많이 늘어났고 말입니다. 문만 열어도 행복한 기분이 들게 했던 음식들 역시도, 긴 시간이 지나지 않아서 곧 소모되고 말지요. 넘쳐나는 재활용 쓰레기용 봉투만이 그 존재를 증명 할 뿐입니다. 그럴 때면 생을 소모하는 느낌이 들지 않는 것, 그러한 관계가 세상에 존재하기는 할까 하는, 새삼스런 의문이 들기도 하네요.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8612일 방송>

 

2. “원로들을 대하는 태도(17-25)”을 읽었습니다. 교회 지도자가 상대해야할 교우들이란 다양합니다. 남녀노소, 빈부귀천을 망라해서 말입니다. 지도자는 물론 일반인의 한 사람으로써도 인생살이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인간관계라 할 수 있습니다. 두루두루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란 어렵습니다. 같은 한 자리에서 서로 정반대의 생각을 품고 있는 사람들을 대해야 하는 때문입니다. 제가 참고로 하는 인간관계의 공식(?)가운데 하나는 속내를 주고받는 좋은 인간관계는 한 두 사람이면 충분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 밖의 사람들은 원수지간이 되지 않아야 하는데, 그냥 날씨 정도만 서로 주고받는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율곡 이이는 두 아들과 딸 하나를 두었는데, 모두 정실 자식이 아니고 두 첩을 통해서 낳았다 합니다. 그런데 하루는 관직에 있던 율곡의 아들이 아버지에게 편지를 쓰기를 매일 만나는 상사 가운데 한 분이 생각이나 거동까지 모두 다 자신과는 부딪혀서 큰일이라고, 이런 때는 어찌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합니다. 그때 율곡은 답하기를, 매일 일터에서 만나는 분과 좋은 사이라면 더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 하더라도 얼굴을 붉히거나 언쟁까지 갈 수야 없는 일이 아니겠느냐? 그렇지만 날씨 정도는 서로 묻고 대답할 수 있으면 좋겠다 했다 합니다. 예나 제나 인간관계는 참 어렵고 힘든 일입니다. 오늘 본문에는 교우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1-2)과 과부를 대하는 태도(3-16)을 언급한 후에, 원로들을 대하는 태도를 말씀하고 있습니다. 오늘 묵상할 자료입니다.

    우리 교회 안에는 사회적으로 다양한 계층에서 일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그리고 문화와 사회적으로 일가를 이룬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다양한 계층의 교우들 사이에는 서로 말 한마디 나누고 싶지 않은 그런 상극인 처지에 있는 분들도 있습니다. 정치적인 성향이 진보와 보수로 극명하게 갈린다던지, 열린 마음과 닫힘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우리 교회 안에 소속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경제적인 신념이나 사회적인 포용력에 있어서 엄청난 차이를 갖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목회자의 한 마디 말에 상처를 입기 쉽고, 갈등을 겪기 쉽다는 말입니다. 바울 사도가 이런 입장에 있는 디모데에게 권고한 내용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는 원로들을 존경하라고 합니다. 의견의 차이가 있을지라도, 인생 선배로써 그리고 사회적인 지도자로써 충분히 존경을 받을 만 하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원로를 고발하거나 비난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가 세상의 재판정(裁判廷) 노릇을 하라고 세워진 것이 아닙니다. 셋째는 교회의 규칙을 편견 없이 지키라 합니다. 교회 안에서도 다툼과 분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교회는 최소한의 규정을 만들어 둔 것입니다. 넷째는 교회의 직임을 서둘러서 혹은 함부로 주지 말라고 하십니다. 특히 안수를 남발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한때 어느 교파에서는 총회장에 당선되기 위해서 비행기 화장실에서 안수를 했다는 비화(悲話)가 있었습니다. 가당치도 않은 일입니다. 그렇게 권력에 눈멀었다면 하나님을 알아보지도 못할 것이 분명합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