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거짓 지도자들은 항상 어려운 문제들을 우리들에게 던지곤 합니다. / 고후 3:1-18.

박성완 2023. 6. 15. 00:00

묵상자료 8064(2023. 6. 15. 목요일).

시편 시 145:14-16.

찬송 521.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지금처럼 좋은 쌀이 나오기 전에는, 아무리 잘 골라낸다고 해도 쌀에 불순물이 섞여 있곤 했습니다. 그래서 밥을 짓기 전에 쌀을 씻으면서 섞여 있던 작은 돌이나 벼 같은 것들을 걸러내기 위해 반드시 조리로 쌀을 일어야 했지요. 쌀을 담근 물을 조리로 일렁일렁 일어내면, 신기하게도 바닥엔 돌만 남아 잇곤 했습니다. 가벼운 것은 살짝 띠워서 담아내고, 무거운 것은 가라앉게 해서 쌀에 있던 돌을 굴라내곤 했지요. 우리 마음 역시도 그렇게 골라졌으면 좋겠습니다. 지나치게 가볍거나 무거운 것은 덜어내고, 제대로 영근 마음만 남아 있을 수 있게 말이지요. 물론 마음을 일어내는 조리는 어느 곳에도 없을 테지만 말입니다.

    요즘 아이들 가운데 조리라는 도구를 아는 아이는 많지 않겠지요. 섣달그믐에 사서 걸어두는 복 조리라도 알고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고요. 어렸을 때 밥을 짓기 전 어머니께서 쌀을 물에 씻어서 일렁일렁 조리질 하는 모습은 참 신기했습니다.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서 잠시 들여다보고 있으면, 금세 마술처럼 돌이나 티끌들은 골라지고, 뽀얀 쌀알만 남아 잇곤 했지요. 반찬을 준비하시던 어머니 등 뒤로 밥이 다 돼가면서 새 나오던 그 고소한 냄새, 아마 오래도록 잊기 힘들겠지요. 지금 아이들은 오랜 시간이 지나서 자신의 유년기를 어떻게 추억할지 궁금해집니다.

    오래전 기억은 며칠 지나지 않은 것처럼 그림으로 그릴 수도 잇을 듯 생생한데, 시간은 조리로 쌀을 일고 풍로 위에 냄비를 얹어 찌개를 끓이던 그 시절의 어머니 보다, 이제는 제 나이가 더 많아졌고요. 지금 우리 곁에 있는 종이로 만든 책이나 오디오 데스크 탑 컴퓨터 같은 것들도, 언젠가는 아이들의 교과서에 지금은 사라져 버린 조상의 물건이라는 제목으로 사진에 실릴지 모르겠습니다. 세상이란 그렇게 빠르게 변하는 법이고, 사람이란 늘 변하는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지난 것들을 그리워하는 것일 테니까요.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8615일 방송>

 

2. “새 계약의 일꾼(1-18)”을 읽었습니다. 일기를 쓰고 계십니까? 저는 초등학교 방학 숙제 때처럼, 조식 중식 석식에 무얼 먹었는지를 기록합니다. 그리고 날씨를 가능하면 정확하게 기록합니다. 예전과 다른 것은 미세먼지를 계산한 좋음, 보통 나쁨을 숫자와 함께 기록합니다. 그 밖에는 하루 동안의 중요한 일들과 그 느낌 그리고 그날의 소확행을 한 줄 남깁니다. 오늘 소확행란에는 지난 어버이날에 아들과 딸에게 받은 카네이션 화분을 땅에 심었었는데, 화분의 뿌리를 정리하지 않은 탓인지 시들시들 해서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스무날이 지난 오늘 아침 달맞이꽃과 함께 이 화려하게 피어서 살피니까 그 옆에 있던 카네이션까지 활짝 피어있었습니다.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습니다. 오늘의 큰 기쁨이며 소확행으로 등극하였습니다. 오늘 본문에는 난데없이 추천장 이야기가 나옵니다. 고린도 교회의 정확한 사정과 형편은 알 수가 없지만, 분명한 것은 교회 안에 거짓 교사들이 들어왔는데, 그들은 대단한 추천장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바울은 자기 자신을 추천해야 할 처지에 놓인 것입니다. 고린도 교회는 바울 자신이 유대인의 회당을 빌어 개척한 곳이었지만, 처음 개척 당시부터 많은 유대인들이 바울의 설교를 반대하여서, 집회 장소를 디도 유스도의 집으로 옮길 정도였습니다(18:1-11). 이런 문제로 미루어볼 때, 바울이 부재중일 때 소위 그 대단한 추천장을 가진 거짓 교사들이 교회를 어지럽히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자신의 소개장은 먹으로 쓴 것이 아니라 성령께서 쓰신 것이며, 석판에 쓴 것이 아니라, 여러분의 마음 판에 새긴 것이라고 항변하고 있는 것입니다.

    시대는 더욱 더 완악해 가고 교묘한 속임수로 연약한 신앙인들을 흔들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제가 고등학생일 때 교장선생님께서 눈물을 흘리시면서 자신을 변호하기 위해서 미국으로 떠나신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주제는 사필귀정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극히 개인적인 친구의 배신으로 미국의 후원자들에게 모략을 퍼트려 학교 운영이 어렵게 되었다는 정도만 말씀하셨는데, 훗날 밝혀진 것은 요즘 말로 진실게임에 말려든 것입니다. 한국과 미국의 문화적인 차이가 불거진 것입니다. 1960년대 초 우리 한국 교육계는 남학생이 여학생에게 과도한 스킨십만 해도 퇴학처분이 내리던 때였습니다. 이런 문제를 납득할 수 없는 미국인은 엉뚱한 문제들을 비리처럼 들춰낸 것입니다. 학교가 무너지고 학생들이 절망할 수 있었지만, 사필귀정이었고, 하나님의 승리였습니다. 분명한 것은 어려운 문제들은 항상 우리들 곁에 있다는 점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