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하나님의 선한 사업을 멈출 수 없는 이유. / 고후 9:1-15.

박성완 2023. 6. 24. 00:00

묵상자료 8073(2023. 6. 24. 토요일).

시편 시 147:12-15.

찬송 473.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시인 박목월의 이름 앞에는 흔히 향토 시인이라는 말이 붙습니다. 고향이나 주변 자연환경 속에서 누구나 만날 수 있는 것을 소재로 해서,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고 서정적인 시를 완성했기 때문이지요. 박목월의 시는 섬세한 하나의 이미지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잘 그려진 정물화처럼, 때론 서정적인 풍경화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절제된 언어로 완성했던 시들은, 유화이기 보다는 수채화에 가까웠지요. 말갛게 밑그림이 들여다보이는 투명한 색채의 그림말입니다.

    “구름 가네. 구름 가네. 강을 건너 구름 가네. 그리움의 날개 펴고 산 너머로 구름 가네. 구름이야 날개 펴고 산 너머로 가련마는, 그리움에 목이 메어 나만 홀로 돌이 되네. 구름 가네. 구름 가네. 들을 건너 구름 가네. 그리움의 날개 펴고 훨훨 날아 구름 가네. 구름이야 가련마는, 그리움에 눈이 멀어, 나만 홀로 돌이 되네. 산위에서 돌이 되네.”

    커다란 창을 통해서 끝없이 펼쳐지는 하늘과 들판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박목월은 자연을 이루고 있는 것, 유년시절을 회상하게 하는 소박하고 토속적인 것에 애정을 보였습니다. 초기의 작품들은 자연을 바라보면서 시인이 느낀 마음을 담담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만, 후기로 갈수록 인간 존재에 대한 고민이 시에서 묻어나오지요. 자연을 뛰어넘는 초월적인 존재, 그리고 고통이 없는 시간에 대한 조금은 철학적인 사유가 더해지기도 했고 말입니다. 하지만 시 속에 변하지 않고 담겨있는 것은 그리움과 외로움이었습니다. 박목월 시 이수인 곡 <그리움>이었습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8623일 방송>

 

2. “가난한 성도들을 위한 의연금(1-15)”을 읽었습니다. 가난이나 배고픔의 문제는 세상 끝날 까지 해결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론적으로는 가능한 일이나, 실제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의 가장 이상적인 해답을 내놓은 이가 사도 바울입니다. 그것은 서로 조금씩 나누는 일입니다. 그동안 좀 더 가진 자가 힘들고 어려운 자들을 위해서 보태거나 기부하는 방식을 추구해왔었지만, 거기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고 있었습니다. 가지지 못한 사람들의 자존감이나 가진 사람들의 오만함 같은 것이 해결할 문제였습니다. 미국 등 소위 선진국에서는 복지세금을 나누어 주는 것으로 해결하려고 했지만, 상대적 박탈감이나 자존감 등의 상처로 인해서 건강한 삶의 의욕을 포기해 버리는 사람들(노숙자)이 생겨난 것입니다. 그러나 빈부의 차이와는 무관하게 모든 사람들이 좀 더 형편이 어려운 이들을 생각해 주는 나눔의 정신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입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사랑의 교회>를 개척한 옥 한음 목사님이 남긴 글에는, 당신의 교회에는 절반이 넘는 교우들이 영세한 좌판상인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분들이 낸 헌금이 선교와 교육 그리고 구제 등 교회활동에 큰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랑의 교회를 모범적인 교회라 불린 것입니다. 교회 구성원들이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교회를 섬기고 있었으니, 그렇게 불려도 될 것 같습니다. 빈부귀천이 함께 어울리는 공동체니 말입니다.

    예루살렘 교회의 형편과 사정을 전해들은 고린도 교회는 예루살렘 교회를 돕기 위해 앞장을 섰습니다. 이를 감동적으로 바라본 사도는 마케도니아 지방 교회들에게 자랑까지 해서 그들 역시도 모금 운동에 참여한 것입니다. 그런데 호사다마라고, 귀하고 선한 일에는 항상 그 의도와 목적을 무너트리려는 마귀의 역사가 있으니 말입니다. 지금까지 힘써왔던 일들이 허사가 될 어려움이 생긴 것입니다. 이를 사도는 자신의 자랑이 빈말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줄 뿐 아니라, 다른 성도들에게 창피한 일이 되지 않도록 힘쓸 것을 부탁한 것입니다. 그래서 오랜 유대인의 전통인 <고르반>을 활용하라고 암시합니다. 그리고 다시금 격려의 말씀을 전합니다. 억지가 아니라 자원하는 마음과, 선한 일에 더욱 적극적이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이런 선한 행위에는 하나님께서 주신 은총이 밑바닥에 깔려 있다고 말입니다. 시편 112:9을 인용하면서 하나님의 자비는 가난한 이들에게 후히 뿌려주시는 분이라면서, 선한 오른 손을 가진 여러분들에게 하나님의 은총은 언제나 부요하게 하셔서, 선한 일을 계속 하게 하신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이런 선한 의연금은 그들이 복음을 믿고 순종하는 구체적인 증거로, 이런 의연금을 받는 이들도 하나님을 찬양하게 될 거라고 말입니다. 제가 39차례 중국과 베트남 그리고 몽골에서 선교활동을 할 때, 저의 유일한 후원자였던 교우는, 언제나 자신의 작은 후원금이 크게 쓰여진 것에 대해서 오히려 감사의 말씀을 입버릇처럼 하였습니다. 현재 현지의 목사와 전도사로 일하는 열매들의 수는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