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9. 10. 성령강림절후 열 다섯째 주일] 사랑은 모든 율법의 완성. / 롬 13:8-10.
묵상자료 8151호.
시편 시 18:23-25.
찬송 410, 418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인디언의 기도문 중에 이런 것이 있답니다. “당신의 지갑에 언제나 동전 몇 닢이 남아 있기를, 당신의 발 앞에 언제나 길이 나타나기를, 그리고 당신의 손엔 언제나 할 일이 주어지기를.” 비록 지갑속이 넉넉지는 못할지라도 오늘 아침 뭔가 해야 할 일이 있고, 어디론가 가야 할 곳이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겠지요. 여러분 발 앞에 더 밝은 길이 여러분의 손에 더 멋진 일들이 놓이기를 기대합니다.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08년 9월 9일 방송>
2. 성령강림절후 다섯째 주일의 사도서간문 롬 13:8-10을 본문으로 “사랑은 모든 율법의 완성”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하려고 합니다. 율법은 적극적 중립적 또는 소극적인 자세로 임할 수 있습니다만, 성경은 적극적인 의미로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하나님과 이웃을 향해서 율법을 지켜야 하는데, 그 핵심에는 사랑의 의무가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이웃을 사랑하는 사람은 율법을 다 이룬 것입니다(8절).
유대인들에게는 안식일을 지키는 한 계명만을 위해서도 무려 38가지의 세부사항을 다 지켜야 했습니다. 그러니 다른 계명들을 실천하려면 얼마나 많은 세부사항들을 지켜야 하겠습니까? 그런데 오늘 사도 바울은 사랑의 의무를 지키는 사람은 모든 율법을 다 지킨 사람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 말씀의 뜻을 깊이 새겨봐야 합니다. 사랑의 의무란 무엇을 말씀하는 것입니까? 그것은 무슨 일을 하든 사랑하는 마음으로, 사랑이라는 바탕에서, 사랑하는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행하라는 뜻이었습니다. 다행히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이웃을 사랑하는 것으로 제한하시는데, 가깝게는 부모와 형제자매를 비롯, 모든 이웃을 진심으로, 정성으로, 감사와 기쁜 마음으로 사랑하라는 말씀입니다. 문제는 선택사항이 아니라, 반드시 실천할 의무사항이라는 말씀입니다. 불가능한 일입니다. 오직 주님만이 도우실 수 있습니다.
진실한 사랑이 있는 곳에 참 기쁨과 희망이 있습니다(9절).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오해하거나 곡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사랑을 거짓 사랑, 허깨비 사랑이라고 규정합니다. 진실한 사랑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진실한 사랑은 자기중심적인 사랑이 아니라, 오히려 상대를 위한 사랑이라는 말입니다. 사도 바울이 고전 13:4-7에서 사랑을 정의하기를 긍정적 요소 7가지와 부정적 요소 8가지를 말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는 간음하지 말고, 살인하지 말고, 탐내지 말라는 세 가지 계명을 이웃사랑의 요약이라 소개하고 있지만, 모든 계명은 진실한 사랑으로 필요충분조건을 완성할 수 있다고 말씀합니다.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보여주신 진실한 사랑은, 잘 꾸민 앞모습 너머의 부끄러운 모습까지 감싸주는 사랑이며, 잘 훈련되고 숙달된 장점들 너머의 잊혀지고 숨겨진 모든 허물까지 덮어주는 사랑이며, 이 사랑은 무가치한 인간을 대신해서 목숨까지 바치는 사랑이었습니다.
진실한 사랑의 궁극적 목표는 영원한 감사와 평화입니다(10절).
우리가 사는 세상이 불행한 이유는 거짓 사랑이 판을 치고 있는 때문입니다. 한 젊은이가 결혼을 앞두고 배우자 상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결론은 참되고 진실한 사랑을 찾기로 한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 사랑을 찾았다고 믿고 결혼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결국은 이기적인 사랑으로 똘똘 뭉친 사람으로 바뀌어 가는 것을 보고 만 것입니다. 절망하고 좌절하였습니다. 그러나 깨달은 것은, 바로 그런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이 남아있는 과제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이런 위험지수를 일찍 간파하고 피해서 수도사가 되거나 독신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더 이상 존경하지 않게 되었다 했습니다. 진실한 사랑을 실천할 기회를 포기했으니 말입니다. 진실한 사랑은 거짓을 진실로, 원망과 미움을 사랑으로 덮어주는 것이었습니다. 주님께서 십자가에서 보여주셨던 바로 그 사랑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주님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