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개혁과 종교 개혁에 앞장선 대제사장 여호야다. / 왕하 11:1-20.
묵상자료 8185호(2023. 10. 14. 토요일).
시편 시 24:1-3.
찬송 243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우리 조상들은 때때로 한로가 지나서 차례를 다시 지내기도 했습니다. 음력으로 쇠는 명절과 곡식이 익는 시기가 잘 맞지 않아서 추석 때 햇곡식을 준비하지 못했던 해에 있었던 일이지요. 이러한 풍습은 조상들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과일이나 곡식이 제 때 여물지 않으면 잘 익기를 기다리면서까지, 선조들에게 좋은 것을 올리고 싶었던 마음이겠지요. 또 시기를 놓쳐서 하지 못한 일들이 있더라도, 훗날 다시 챙기면 된다는, 넉넉하고 너그러운 마음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너그럽고 풍요로운 마음으로 주어진 시간들 정성스럽게 꾸려가야 하겠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지는 시간과 기회는 모두가 한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주어진 시간이나 기회를 정확하게 알아차리고 활용해 낸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우리는 태생적인 어리석음 탓에 때때로 천금 같은 기회를 놓치기도 하지요. 지난 시간에 대한 후회가 많은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 아닐까요? 하지만 후회하기에 앞서서, 더 먼저 필요한 것은 과오를 수정할 또 한 번의 기회를 잡는 일일 겁니다. 그 대상이 나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은 마찬가지라고 말이지요.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있다는 것은, 그래서 든든한 일일 겁니다. 만회할 수 있는 시간과 가능성이 분명 존재한다는 뜻일 테니까 말이지요.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8년 10월 15일 방송>
2. “아달리야(1-20절)”을 읽었습니다. 유다 왕 아하시야가 죽는 것을 목격한 그의 모친 아달리야는 왕의 혈육을 살해하기 시작했는데, 아하시야의 아들 요아스만 살아남은 것은 그의 고모 여호세바가 자신의 침실에 숨겨두었다가, 아달리야가 통치한 기간인 6년 동안을 야훼의 전에서 살게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성전이 피난처가 된 셈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때 혜성처럼 등장한 이가 여호야다인데, 그는 남 왕국 유다의 아달랴와 요아스 왕 시대의 대제사장으로, 아하시야의 누이 여호세바가 그의 아내이다. 아달리야의 악정 6년 후, 제사장 여호야다는 가리 사람의 백부장들과 호위병들을 데리고 여호와의 전으로 들어가서 저희와 언약을 세우고, 저희로 여호와의 전에서 맹세케 한 후에 왕자 요아스를 보이고 요아스를 남 유다의 여덟 번째 왕으로 세웠습니다. 아달랴는 반역이라고 외치며 발악을 하였으나, 왕의 마문 어귀에서 칼에 맞아 죽입니다. 여호야다는 우상을 깨뜨리고 바알의 제사장들을 죽이고 여호와의 전의 직원을 세워 레위 사람의 수하에 맡겼습니다(대하 23:18). 그리고 과거 다윗의 24반열 제도를 회복하여 무너졌던 성전 의식 절차를 회복시켰을 뿐만 아니라, 문지기 직분도 되살려 여호와의 전 여러 문에 세움으로 부정한 자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였습니다(대하 23:19). 그는 130세에 나이 많아 늙어 죽었는데, 왕이 아님에도 다윗 성 열 왕의 묘실 중에 장사되어 왕의 대우를 받은 것입니다.
권력의 맛을 본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이 뭐라고 해도, 그 권력의 중심부에서 떠나지 못하는 야망에 시달리는 것 같습니다. 제가 제법 안다고 생각하는 동료 목사가 있었는데, 그 분이 부산에서 대학을 운영하고 있을 때 부산 시장을 만나려고 여러 차례 신청을 했지만 거절을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5공화국이 들어서면서 전두환의 눈에 들어 부산 경남 조직책이 되자, 전세는 역전되었다고 술회했습니다. 국장 회의를 주재하던 시장이 자신의 전화 한통에 모든 회의를 취소하고 시청 문앞까지 마중을 나왔으니 말입니다. 국회부의장으로 정치를 마감하고 아들에게 그 뒤를 잇게 하고 있는데, 아무리 봐도 권력의 맛이란 살아생전에는 그 미련을 버릴 수 없는 모양입니다. 대제사장 여호야다는 백부장에게 명을 내려 아달리야를 끌어내게 하고, 궁궐에 들어가 그곳에서 죽임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그런 다음에 이스라엘 백성이 야훼의 백성이 되는 계약을 야훼 하나님과 왕 요아스 그리고 백성들 사이에서 맺게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야훼 하나님의 백성으로 거듭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러자 온 나라 백성들이 일어나 바알의 신전을 허물고 바알의 제단과 우상을 산산 조각내고, 바알의 사제 맛단을 제단 앞에서 죽였습니다. 정치 개혁과 함께 종교 개혁도 단행한 셈이었습니다. 이 엄청난 일에 종교 지도자 여호야다가 쓰임을 받은 것입니다. 어린 왕 요아스가 정치 일선에 나설 후견인이 된 것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