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우상이 노리는 무서운 함정(?) / 왕후 21:1-18.

박성완 2023. 10. 23. 00:00

묵상자료 8194(2023. 10. 23. 월요일).

시편 시 25:17-19.

찬송 358.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나무는 커다란 단풍으로 찬란한 시절을 배웅합니다. 꺼지기 직전 불꽃이 커지는 촛불처럼, 죽음 전에 생기를 되찾는 앓던 사람처럼, 잎이 다하기 전 나무의 단풍은 가장 선명하고 아름답습니다. 그의 중에서 나무가 가장 아름다울 때도 바로 그 순간이 아닐까 하는데요. 단풍이 든 나무는 연노란 새 잎이 돋아날 때와 꽃으로 뒤덮인 때와는 또 다른, 선명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 모습에선 떠나는 자의 마지막 미소, 찬란한 슬픔이 느껴지기도 하지요. 단풍을 떨어뜨리는 이 밤의 바람이 조금은 야속하기도 합니다.

    이 가을 나무들은 제 각기 하나하나가 여러 개의 프리즘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봄과 여름동안 온 몸으로 받아 두었던 햇빛을 몸 안에 축적하고 있다가, 잎을 통해서 그 빛을 한꺼번에 고운 색으로 반사해 내고 있는 것 같다고 말이지요. 프리즘이 지닌 빛의 스펙트럼만큼 단풍이 든 나뭇잎의 빛깔은 참으로 다양하지요. 나무의 그 아름다움을 그 어떤 장치를 통하지 않고도 우리 눈으로 쉽게 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감사할 만한 일인 듯합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8112일 방송>

 

2. “므낫세의 유다 통치(1-18)”을 읽었습니다. 유다의 14대 왕 므낫세는 히스기야의 아들로 12살에 왕위에 올라 55년간이란 긴 세월을 통치했던 왕이었으나, 그의 부친이 허물로 바로 세운 야훼 하나님 신앙을, 북왕국 아합의 우상숭배 시대로 바꾼 왕이었습니다. 그는 바알과 아세라 목상을 다시 들여왔으며, 일월성신(日月星辰)을 섬기기까지 하였습니다. 심지어 예루살렘 성전 안에 우상의 제단을 쌓을 뿐 아니라, 성전의 안팎 뜰 안에 일월성신을 섬기는 제단을 두었으며, 점쟁이와 술객 그리고 혼백을 불러내는 무당과 박수도 두었다고 했습니다. 대체로 우상 숭배가 성행하는 역사적 배경이 있는데, 그것은 바벨론과 앗수르 그리고 이집트와 같은 강대국에 의한 위협이 심할 때입니다. 그러니까 야훼 하나님의 도움을 청해보지만, 자신들의 입맛대로 즉각적으로 응답하지 않는데 반해서, 우상 숭배자들과 무당과 박수들은 사람들의 필요에 반응하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50분 강의 10분 휴식 또 다시 50분 강의를 하고 조금 전에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시각 장애우 교회인데, 목사님께서 경북대학교 재학 중에 입대하셨는데 실명하셨고, 실명의 장애를 갖고 경북대학교 경제과를 졸업하신 후 총신대 신대원을 졸업하신 후 목사 안수를 받으신 분이셨습니다. 시각 장애우가 예배를 마친 후 1시간을 기다리고 2시간 더 제 강의를 들으신 것입니다. 정안인 5-6명 포함 약 50명이 모였는데, 강의를 시작하기 전에 저는 은혜로 충만했습니다. 준비한 강의는 점역되어 교우들의 손에 들려져 있었고, 한 교우의 집요한 질문 때문에 강의 내용은 판을 새로 짜야 했습니다. 목사님들은 성경을 열심히 읽고 묵상해서 성경 자신의 음성을 들어야 한다고 하지만, 성경을 도무지 재미가 없어서 읽을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갑작스럽게 장벽이 높이 쳐진 것입니다.

    기쁘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기뻐하라고 말씀하실 때, 감사할 것이 1도 없는데 감사하라고 말씀하시면 화가 난다고 질문을 던졌습니다. 공부할 마음이 전혀 나지 않는데 어떻게 공부를 할 수 있느냐고 말입니다. 쉽고 재미있게 성경을 읽고 묵상하는 비결을 배울까 했는데, 또 도로 아미타불이 되었다고 한탄조로 질문을 내던진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또박 또박 한 마디 한 마디로 외쳤습니다. 손도 안대고 코를 풀려고 하느냐? 아무 고민도 없이 스무 고개도 더 넘는 인생길을 걸어가려고 했더냐? 결혼식만 올리면 남편과 아내는 척척 죽이 맞아서 행복의 단꿈을 꾸는 것으로 아직도 생각하느냐? 고 말입니다. 인생을 쉽게 살려는 그 심보를 뽑아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고도 말했습니다. 그리고 진짜 강의를 시작한 것입니다. 그 옛날 무거운 돌덩이를 언덕 위로 굴러 올리는 형벌을 받았던 시지프스와는 다르게, 기쁨과 감사함으로 돌덩이보다 더 무거운 현실의 장애물들과 씨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가능성과 잠재력을 일깨워내야 한다고 말입니다. 인디언의 기도처럼 우리에게 부어주신 하나님의 은총이 나타날 때까지, 수 십 수 백 수천 번을 하나님께 기도하라고 말입니다. 그러면 어느 순간에 기쁨과 감사함이 충만해 질 것이라고 말입니다. 지금 우리들의 문제가 이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이면서 우상과 더 친하게 지내는 까닭은 공짜로 성공하고 공짜로 잘 살려는 어리석음을 부추겨, 우리의 잠재력을 개발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 말입니다. 우상이 노리는 무서운 함정이 그것 이었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