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이나 요행이 아닌 우리 인생 길. / 스 6:1-18.
묵상자료 8227호(2023. 11. 25. 토요일).
시편 시 32:15-17.
찬송 460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누군가의 뒷모습을 보면, 그 사람을 미워할 수 없다고 말하더군요. 뒷모습은 과장하기 힘들고, 그래서 모든 사람들의 꾸밈없는 내면이 담겨 있다고 말입니다.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 평소 볼 수 없는 가장 내밀한 마음을 엿보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멀어져 가는 누군가의 등은 유난히 쓸쓸해 보이지요. 그것이 한 계절의 뒷모습이라 해도 말입니다.
“가을 비 내리는 거리를 걸었네/ 비에 젖은 잎새 나비되어 흩날리는/ 나는 작은 새 되어 날고 싶어라/ 가을에 내리는 비에 젖어 흐르는 내 마음/ 홀로 걷는 길 가에 이슬 맺힌다/ 가을이 흩어지는 거리/ 흩어지는 그 거리/ 그대와 걷고 싶어라/ 낙엽이 흩날리는 거리를 걸었네/ 그대의 젖은 가슴 사랑으로 물들며/ 나는 작은 새 되어 날고 싶어라/ 저물어 가는 가을/ 흩어지는 내 마음/ 낙엽 밟는 거리에 서리 내린다/ 가을이 흩어지는 거리/ 흩어지는 거리/ 흩어지는 그 거리/ 그대와 걷고 싶어라”
바람에 힘없이 떨어지는 낙엽의 모습이 괜한 우수를 불러일으킵니다. 단풍도 지고 가을이 저 만치 물러나는 모습이 눈에 보이지요. 계절이 바뀌는 그 시기에 자연은 가장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그 시간이 길지 않을 것을 알기에, 아쉬움은 더욱 더 크겠지요. 유영혜 시 김동환 곡 <가을이 흩어지는 거리> 소개해 드렸습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8년 10월 24일 방송>
2. “성전을 다시 세우다(1-18절)”을 읽었습니다. 우리들 삶에는 알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뜻밖의 행운이 찾아오는가 하면 뜻 모를 시련이 찾아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삶을 두고 호사다마(好事多魔)니 새옹지마(塞翁之馬)니 하는 말들을 만들어 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우리들 신앙인에게 있어서는 많이 다른 생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삶은 우연이거나 요행에 기대어도 좋을 그런 막연한 삶이 아닌 때문입니다. 비록 설명은 제대로 할 수 없을지 몰라도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가 하나님의 은혜요 섭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삶이 형통하다고 해서 자만할 수가 없고 또 반대로 시련과 고통이 겹친다고 해서 절망과 낙심해서도 안 된다고 말입니다. 오히려 그런 때를 만날 경우에는 깊이 생각하고 앞날을 살피는 기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입니다. 오늘 본문을 읽으면서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놀라면서도 삶의 의미를 새롭게 묵상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페르시아의 고레스 황제가 바벨론의 정치과 경제 그리고 사회를 계승하면서 바벨론이 추구하던 정책을 대폭 수정하게 되고, 모든 피지배 백성들에게, 자신들의 고국으로 돌아가게 할 뿐 아니라, 자신들의 신앙을 지키도록 혁신적인 정치를 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고레스 황제 뿐 아니라 후임자인 다리우스 황제까지도 선왕의 식민지 정책을 계승했다는 것입니다. 소설에서나 가능한 일이 현실 역사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우리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질문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오늘 본문에는 두 황제의 칙령이 소개되는데, 3-5절에는 고레스 황제의 칙령으로, 예루살렘 성전을 재건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데, 돌과 나무 그리고 금과 은 등 모든 재료비를 국고에서 지불하라는 내용입니다. 6-12절에는 다리우스 황제의 칙령으로, 유프라테스 강 서부지방의 총독이나 관리들은 예루살렘 성전을 짓는 일을 방해하지 말고, 오히려 필요한 경비를 세금으로 거두어들인 국고에서 지불하도록 하고, 하나님께 제물을 바치는 제물 곧 짐승이나 곡식 그리고 기름의 비용을 도와주라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칙령을 어기는 자는 가차 없이 죽이라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13-18절에는 이런 황제의 칙령을 어떻게 시행하였는가를 정리하는 내용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다리우스 황제 재위 6년 12월 3일에(아달월 삼일), 성전 재건을 끝내고 성전 봉헌예배를 성대하게 치렀다 기록하고 있습니다. 봉헌 예배에서 드려진 제물로는 소 100마리, 수양 200마리, 어린 양 400마리와 속죄 제물로는 12지파의 수대로 12마리의 숫염소를 드렸습니다. 이런 놀라운 성전 봉헌식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어떻게 이런 일이? 라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것을 우연이나 요행으로 가볍게 넘길 수가 없다는 말입니다. 우리들 삶에도 우연으로 또는 요행으로 넘길 일들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강한 깨우침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시종일관 하나님의 은총 속에서 살고 있다고 말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