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해답 없는 가족 간의 살벌한 싸움. / 옵 1:10-16.

박성완 2023. 11. 29. 00:00

묵상자료 8231(2023. 11. 29. 수요일).

시편 시 33:33:10-12.

찬송 195.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황혼을 맞은 한 중견 소설가에게, 혼란한 지금을 가장 행복하게 살기 위한 방법을 물었습니다. 작가는 엷게 웃으며 답했지요. “그저 주어진 현재를 살라.”고 말입니다. 마음이 늘 과거에 머물고, 눈이 지나치게 먼 곳을 보려 하지만, 결국 사람은 그저 매일의 시간 현재를 살 뿐이라고 말입니다. 눈과 머리 마음이 머무는 곳이 다르다는 것은, 어느 곳에서도 남지 않는 공허한 시간과 기억을 만들어내곤 하지요. 아무 생각 없이 고개를 들어서 둘러보면 현재의 시간과 공간은 온전히 내 것이 됩니다. 그 진리를 우리는 늘 한발 늦게 깨달아 버리곤 하지만 말입니다.

    “뒷동산 꽃그늘에 멧새들 노랫소리/ 동모란 피어나는 5월입니다/ 불어오는 바람 초록 빛 덤불 사이로/ 찔레꽃 돋아나는 6월입니다/ 어둠속 돌아와 창살 두드리는 소리/ 깊은 잠 깨어나는 아침입니다/ 마주치는 빗살 푸른 하늘 바라보면/ 그대, 눈부신 모습이 햇살로 내립니다. 사랑하는 이여/ 사랑하는 이여/ 맑은 내 앞 여울엔 버들잎 푸르르고/ 솔 내음 풍겨나는 5월입니다/ 향기로운 바람 장밋빛 담장 너머로/ 꽃구름 피어나는 6월입니다/ 첫 새벽 돌아와 창문 두드리는 소리/ 고향 길 달려가는 기쁨입니다. 반짝이는 별 빛 섬뜰 아래 내려서면/ 그대 고운 모습이 눈가에 어름입니다/ 사랑하는 이여/ 사랑하는 이여/ 사랑하는 이여

    지나친 욕심이 없는 순하고 고운 느낌을 줍니다. 시가 담고 있는 제 계절인 5월이나 6월에 들었더라면, 아마도 곡이 지닌 감수성이 더 마음 깊이 전해졌을 것도 같습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절대 불멸의 가치가 있다면, 바로 그 순간에 가장 최고의 가치를 빛내는 것도 세상엔 존재하지요. 그래서 우리는 그 모든 것이 지나가 버리기 전에, 현재에 더 몰입해야 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김태호 시 송재철 곡 <아름다운 날의 송가> 소개해 드렸습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81128일 방송>

 

2. “에돔의 죄(10-16)”을 읽었습니다. 우리는 요즘 한 가정의 재산 다툼으로 가족이 남보다 더 무섭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꼬리를 물고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흘려 지나칠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며칠간이긴 하지만 휴전을 갖게 됐다는 얘기도 들려오고 있습니다. 사실 이들의 전쟁도 따지고 보면 형제간의 싸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삭과 이스마엘의 갈등관계로 시작하더니, 에서와 야곱의 갈등관계로 이어지다가 결국 유대교회 이슬람교로 다툼의 양상이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어떤 역사가들은 앞으로 세계 전쟁과 멸망의 원인은 이삭과 이스마엘, 에서와 야곱의 전쟁이 될 것이라고 하는 데는 많은 사람들이 동의를 하기도 합니다. 오늘 읽은 오바댜는 이런 싸움의 문제가 무엇인가를 이해하는데 많은 단서를 제공해 주고 있다 하겠습니다. 오바댜서는 구약 성경에서 가장 짧은 책인데, 불과 121절에 불과합니다. 비록 한 장일지라도, 그 내용은 1-14절은 에돔에 대한 경고, 15-16절은 열국들에 대한 심판, 17-21절은 이스라엘의 회복을 말씀함으로, 어떤 의미에서는 구약 성경의 요약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에돔이 저지른 죄악이 무엇인가를 본문에서 지적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형제 이스라엘에게 행한 포악입니다(10). 네가 네 형제 야곱에게 행한 포학을 인하여 수욕을 입고 영원히 멸절되리라바벨론 사람들이 남 유다를 칠 때, 에돔 사람들은 이 틈을 타 수비가 약해진 다른 남 유다의 도시들을 습격했습니다. 그러니까 침략자 바벨론보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형제를 더 아프게 한 사람들이 에돔인이었던 것입니다. 둘째는, 에돔은 이스라엘의 재물을 빼앗았습니다(11). 네가 멀리 섰던 날 곧 이방인이 그의 재물을 늑탈하며 외국인이 그의 성문에 들어가서 예루살렘을 얻기 위하여 제비뽑던 날에 너도 그들 중 한 사람 같았었느니라.” 이 때 에돔 사람들도 바벨론 사람들과 합류하여 형제의 재산을 빼앗고 도둑질한 것이었습니다. 셋째는, 형제 이스라엘의 고난을 방관하고 기뻐함 (12). 네가 형제의 날 곧 그 재앙의 날에 방관할 것이 아니며 유다 자손의 패망하는 날에 기뻐할 것이 아니며 그 고난의 날에 네가 입을 크게 벌릴 것이 아니라에돔은 형제 이스라엘이 고난을 당하고 있을 때 도와주기는커녕 도리어 폭력을 행하고, 유다 자손의 패망하는 날에 크게 기뻐했습니다. 넷째는, 형제 이스라엘의 도망을 막고 대적에게 넘겨주었다는 사실입니다(13-14). 내 백성이 환난을 당하는 날에 네가 그 성문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며 환난을 당하는 날에 네가 그 고난을 방관하지 않을 것이며 환난을 당하는 날에 네가 그 재물에 손을 대지 않을 것이며(13)”, “사거리에 서서 그 도망하는 자를 막지 않을 것이며 고난의 날에 그 남은 자를 대적에게 붙이지 않을 것이니라(14).” 형제 이전에, 곤경에 처한 이웃을 돕기는커녕 해서는 안 될 짓을 한 것입니다. 어쩌면 이런 유다와 에돔의 관계가 오늘의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관계의 출발로 생각한다면 해결의 실마리가 보입니까?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