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는 괜찮습니까? / 암 7:1-9.

박성완 2023. 12. 11. 00:00

묵상자료 8243(2023. 12. 11. 월요일).

시편 시 35:4-6.

찬송 52.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의미라는 것은 늘 변하기 마련이지요. 한 때 귀족들이 먹을 수 있었던 감자가, 훗날 서민들의 음식이 됐고, 분홍색이 본래 남성을 상징하는 색이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지금으로써는 좀 의아하다 생각이 들만큼 파격적인 결과가 됐습니다만, 고정된 의미들은 시간을 두고서 서서히 변해갔습니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많은 것들이 지금껏 그래왔듯이 말이지요. 사물이 지니고 있는 의미, 그리고 그 어떤 상황이라도 변할 수 있다는 것은, 희망이 되어주기도 하지요. 항상 자만하거나 방심하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몇 년 새 무슨 무슨 날이다. 이렇게 이름 붙여진 날이 부쩍 늘어났습니다. 오늘 하루만 해도 막대 과자를 주고받는 날, 또 가래 떡 데이(day), 농업인의 날까지, 참 많은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매년 같은 날인 지인들의 생일이나, 여러 기념일을 챙기는 것만도, 1년은 참 빠듯한 기분이 들지요. 다양한 날들을 부지런히 챙기고 기념하는 것도 색다른 재미일 수 있겠습니다. 오히려 그 날들의 평화로워야 할 일상이 휘둘러지는 기분이 들 때도 있습니다. 오히려 관심의 표현이라고 긍정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사소한 것으로 마음을 시험당하는 기분은, 왠지 유쾌하지 만은 않은 듯 같네요.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81111일 방송>

 

2. “아모스가 본 세 가지 광경(1-9)”을 읽었습니다. 성경에는 환상에 관한 일화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아브라함에게는 하늘의 별들을 바라보게 하시거나 바닷가의 모래알을 상상하게 하시는 실물 환상도 있고(15:5, 22:17), 요셉이나 다니엘에게는 꿈을 통해 환상을(37:5-11, 2:5,8) 보게 하셨습니다. 이런 환상들은 하나님의 뜻을 드러내시는 도구들이 된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는 아모스가 보았던 세 가지 환상이 있는데, 첫 번째 환상은(1-3) 세금으로 왕에게 바칠 보리곡식을 벤 자리에서 두 번째 보리이삭이 자랄 무렵에 메뚜기 떼를 몰려가게 해서 다 갉아 먹히는 벌 받는 환상이었는데, 아모스가 하나님께 빌어 백성들을 기아에서 살려내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환상은(4-6) 하나님께서 지하수를 말려서 온 땅을 태우시려하실 때, 또 하나님의 자비를 빌어 용서를 받게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환상은(7-9) 누군가 돌담 옆에 다림줄을 대어보는 환상을 보이신 후, 더 이상 이 백성을 용서할 수 없다 시며 이스라엘 산당의 성소들을 다 쓸어버리고 폐허가 되게 하시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아모스가 보았던 세 가지 환상은 모두 하나님의 노여움과 징벌을 받기에 합당한 내용들이었습니다. 그런데 메뚜기의 형벌이나, 지하수를 마르게 해서 일어나는 징벌은 용서를 하시고 마음을 돌리신 것에 반해서, 다림줄의 환상에서는 하나님께서 용서를 하시지 않겠다는 분명한 뜻을 밝히셨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무엇이 하나님의 마음을 두렵고 무섭게 만드신 것일까요?

    첫 번째의 메뚜기를 통한 징벌과 두 번째의 지하수를 마르게 하신 징벌은 예고로 끝난 것이었습니다. 보리 싹과 푸른 풀들을 모조리 갉아먹게 하는 재앙은 심각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한 해 동안은 배고픔을 겪어야 할 것입니다. 지하수를 마르게 하는 재앙도 적어도 얼마간은 목을 타게 하는 고통을 감수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다림줄이 가져온 재앙은 백성들이 하나님을 예배하고 의지할 성전을 다 폐허로 만드는 고통을 겪게 하신 것입니다. 그것은 무슨 의미입니까? 더 이상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수도 없게 되었고, 하나님의 은총을 빌 기회조차 없애버린 것입니다. 최악의 시련을 감당해야 했습니다. 무슨 말입니까? 다림줄이란 집을 짓거나 축대를 쌓는 건축가들이 건축물의 위와 아래가 수직으로 똑바로 세워지도록 측량하는 건축 도구입니다. 그런데 다림줄(plumb line)로 재어본 그들의 현실은 하나님을 격분하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다림줄은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들과의 관계를 측정하는 은유적인 용어였던 것입니다. 이는 하나님을 불신앙하는 문제, 우상 숭배를 지적한 것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이 지은 다른 모든 죄들은 용서받을 수 있었으나, 우상숭배만은 하나님을 견딜 수 없게 만들었다는 말입니다. 결국 우상 숭배가 만연했던 북왕국 이스라엘의 진면목을 똑똑히 고발하는 문제였던 것입니다. 오늘 우리 역시 우상숭배와 무관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으니 이런 낭패가 있을 수 없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