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삶의 의미 :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섬기는 여정. / 요 17:1-8.
묵상자료 8309호(2024. 2. 15. 목요일).
시편 시 45:10-12.
찬송 517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고대 로마에서는 한 해의 시작을 봄이 시작되는 3월로 여겼다고 합니다. 그래서 2월을 한 해의 마지막 달이라 생각을 했지요. 한 해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달에 사람들은 몸과 마음을 정갈히 하고 마을의 중심에 모였습니다. 양이나 염소의 피를 제단에 뿌리는 것으로 한 해 동안 저지른 죄를 신에게 용서받기 위해서였지요. 매년 2월 15일 고대 로마의 생일이었던 이 의식을 그들은 페브르와라 불렀습니다. 이제 2월을 한 해의 마지막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없습니다만, 누군가를 다치게 했던 말들, 부주의함이 불러온 실수, 지워지지 않는 마음의 얼룩이 있다면, 조금은 경건한 마음으로 그러한 얼룩을 지워나가고 싶습니다.
각 달을 우리말로 표현한 달력에서 2월은 시샘 달이라 부르더군요. 해 소심 달, 물오름 달 잎새 달 그 달마다 많은 별칭을 붙였습니다만,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은 이 시샘달인듯 합니다. 잎샘 추위와 꽃 샘 추위가 있는 달이라고 해서 2월을 시샘달이라 이름 붙였다고 하는데요. 나뭇잎이나 꽃봉오리가 나오기 전에 날씨도 샘을 낸다는 상상이 재미있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화나 오랜 옛 이야기 같기도 하고 말이지요. 시샘달이라는 말처럼 2월의 날씨는 유난히 변덕스럽지요. 벌써 봄인가 싶다가도 이내 차가워지곤 합니다. 그래도 겨울의 뒷모습이 많이 보이지요? 서서히 새로운 계절에게 자연을 내 주는 그 모습 말입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9년 2월 15일 방송>
2. “예수님의 기도(1-8절)”을 읽었습니다. 지난 5일부터 13일까지 저는 건대병원 82병동 17호실에서 전립선암이란 진단을 받고 전립선 제거 치료를 하였습니다. 처음 계획은 2일 입원 8일 퇴원하는 일정이었으나 제가 지켜야 할 금지약을 복용한 때문에, 일정이 변경된 것입니다. 옛말에 호사다마라는 말이 있는데, 조직검사 결과가 너무 좋아서 제가 지킬 준비과정을 송두리째 잊어버렸던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연휴로 인해 이틀씩이나 병원 신세를 더 지게 된 것입니다. 치료과정과 결과는 아주 좋았습니다. 현명하고 성실한 의료진은 물론, 5인 병동의 이웃들도 모두 서로를 배려해 주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주님께서 드린 기도는 보기 드물게 기도에 관한 여러 주제에 대해서, 그리고 매우 구체적인 내용들이 소개되고 있다는 점에서, 배우고 깨우칠 내용이 풍부하다 하겠습니다. 첫째는 주님의 기도는 하늘에 계신 하나님께 드린 기도라는 것입니다(1절). “눈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기도하셨다 말씀합니다. 유독 우리나라 크리스천들은 눈을 감고 머리를 땅으로 향해서 기도하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어쩌면 우리의 기도의 문제가 시작되는 원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매달 첫주일에 설교하는 농인교회 교인들은 모든 교인들이 눈을 뜨고 기도합니다. 그들은 수화 통역자를 통해서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기도는 하나님을 향한 것이어야 합니다. 세상이 아니라 하나님 생각으로 충만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둘째는 하나님과 그분의 아들이 영화로운 분으로 여김 받도록 구하고 있습니다(2-5절). 마치 <주기도>를 떠올리게 합니다.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해지고,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시며,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도록 말입니다. 우리들 기도에서는 눈을 씻고 찾아도 찾아낼 수 없는 기도입니다.
셋째로 주님의 기도는 주님 자신뿐 아니라 우리들 역시도 무엇 때문에 살아야 하는지, 삶의 의미를 분명하게 정리해 주고 계십니다(6-8절). 그것은 저마다의 역할을 제대로 인식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일이었습니다. 주님의 역할은 하나님께서 뽑아 맡겨주신 사람들(제자들)에게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지키라고 하는 일이었는데, 그 임무를 잘 수행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는 스스로를 하나님이라 헛소리를 하는 자들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이런 이단자들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지도자라는 사람들의 행태 역시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저와 한 병실에 입원한 분의 가족은 오래된 이단자 안 상홍 집단을 추종하고 있었습니다. 안 상홍이란 자 역시 스스로를 하나님이라 칭한 자로, 67세라는 한참 나이에 죽었는데, 자신을 제2의 메시아라 칭하고 다녔던 자입니다. 그런데 우리 시대 지도자들도 예외없이 자신이 하나님이라도 된 듯 팔자걸음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가르치는 내용은 물론이고 목소리며 눈동자, 내뱉는 말씨나 풍기는 인품에선 하나님의 일꾼다운 순종과 겸손의 모습은 찾을 수가 없습니다. 문제는 여전히 인류의 시조 아담과 같이 저마다 하나님이 되고 싶어 했습니다. 삶의 의미란 주제를 가지고 고민해 본적 없는 사람처럼 말입니다. 삶의 의미란 무엇입니까? 그것은 높이 오르는 것도, 많이 누리는 것도, 영생불사를 목표로 사는 게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오직 세상 사람들의 헛된 꿈일 뿐,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섬기는 삶이었습니다(마 22:34-40).
3. 안 상홍은 저의 고향 마을 명덕리의 폐광촌에서 태어나 안식교에 심취했던 사람이었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