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생활을 하는 이유 중에는. / 레 26:1-20.
묵상자료 8391호(2024. 5. 7. 화요일).
시편 시 64:5-7.
찬송 33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모처럼 남대문 시장엘 갔습니다. 제가 안경을 맞추는 곳이 거기에 있는데, 누워 지내는 일이 많다보니, 안경을 벗어둔 걸 깜빡하고 안경다리를 늘어트린 것입니다. 다행히 안경다리에는 금이 가거나 상처가 나지 않아서 쉽게 고칠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한곳만 이용하니까 혹시 조금 싸게 맞출 수 있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남대문 시장 입구에 있는 안경점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다리가 늘어졌는데 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고 말하니까, 여자 주인이 ‘이거 부러질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하는 것입니다. 혹시나 해서 자세히 살펴보았는데 전혀 기대 밖의 얘기였습니다. 부러트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스쳐지나갔습니다. 그래서 얼른 되돌려달라고 한 후, 다리를 고친 후 안경을 맞출 생각을 했는데, 아닙니다. 하면서 한참을 더 가서 원래 맞춘 집으로 갔습니다. 젊은 주인은 알아보고 ‘앉아 계세요. 곧 고쳐드리겠습니다.’ 아무 이상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것과 똑 같은 안경테로 요즘 얼마면 맞출 수 있어요?’ 물으니까, ‘아직은 쓸 만하니까 한 1년 후에 오세요. 옛날 값으로 해 드립니다.’ 좋은 집을 골랐구나, 안심했습니다.
2. “야훼를 바로 섬기는 사람에게 내리는 복(1-13절)”과 “야훼를 바로 섬기지 못하는 사람에게 내리는 화(14-20절)”을 읽었습니다. 오늘의 묵상은 첫째 단락입니다. 신앙생활을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사람에 따라서 여러 가지 대답이 나올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제 생각으로는 그래야 마음이 편하고 즐거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입니다. 오늘 본문을 읽으면서 지금까지 많이 생각해 왔고 얘기해 왔던 것들이 정리가 되는 듯 하였습니다. 야훼 하나님을 잘 섬기는 사람들에게는, 첫째 제 때에 비를 내려주시겠다 말씀하십니다. 그러면 땅을 소출을 내고, 나무들은 열매를 맺고, 그것들을 먹고 안심하고 살게 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둘째는 평화를 주실 것인데 다리를 뻗고 잠잘 수 있도록 말입니다. 원수들을 너희 땅에서 몰아내시겠다는 말씀도 하십니다. 셋째는 야훼 하나님께서 그들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하나님의 백성이 되게 하겠다 하십니다. 사람이 만들어낸 우상이 아니라, 참된 신이신 야훼께서 자신들의 삶 속에 주인으로 계신다는 것은 복되고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야훼 하나님과 좋은 관계를 맺고 사는 것, 이를 바른 신앙생활이라고 할 때, 우리는 어느 종교인들처럼 막연한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제 때에 비를 내려주셔서 땅과 나무 그리고 뭍과 물에서 필요한 수확을 거두는 일이라고 하니, 거기다가 다리를 뻗고 편히 잠들 수 있는 평화를 누리고, 하나님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꿈에도 그리던 천국의 모습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신앙생활을 하는 목적, 이유는 소박한 것이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은 죽은 후에나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누리며 살아야 할 것입니다. 새벽 동이 트는 시간에 못자리판에 물을 가득 가득 채운 논들을 바라보는 것이 얼마나 흐뭇했는지 모릅니다. 50, 60년 전만 해도 겨울에 눈이 적게 내리거나, 초봄에 비라도 부족하면 항상 못자리판까지 쩍쩍 벌어져서 근심에 쌓이곤 했는데 말입니다. 로버트 브라우닝의 명시 <피파의 노래>는 “때는 봄, 아침 7시, 언덕엔 이슬방울 진주되어 빛나고, 종달샌 높이 나는데, 달팽인 가시나무 위에 도사렸다, 하나님은 하늘에 계시니, 온 누리가 평화롭도다.” 모나지도 톡톡 튀지도 않은 부드러운 시어는 평범한 우리 이웃들을 소환해서 평화로운 세상을 느끼게 해 주고 있습니다. 오늘 어린이 날 대체 휴일에 종일 조용하게 내리는 봄비에 마음이 포근해 지는 저녁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