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제멜바이즈의 지적은 역사의 물꼬를 옳게 뚫었습니다. / 행 26:1-23.

박성완 2024. 10. 21. 00:00

묵상자료 8558(2024. 10. 21. 월요일).

시편 89:8-10.

찬송 69.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2016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밥 딜런의 <Blowin' In The Wind> 가사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a. 얼마나 많은 길을 걸어가야 진정한 남자라고 불릴 수 있을까? 얼마나 많은 바다를 날아가야 흰 비둘기는 모래밭에서 잠 들 수 있을까? 그리고 얼마나 많은 대포알이 날아야 영원히 포탄이 금지될까? 그 답은 친구여 바람에 흩어지고 있다네 그 답은 바람에 날려 흩어지고 있어.

b. 산이 얼마나 오래 존재할 수 있을까? 산이 바다로 떠내려갈 때까지. 어떤 사람들은 얼마나 오래 살 수 있을까> 자유로워 질 때까지. 얼마나 오래 고개를 돌리고 그저 못 본 척 할 수 있을까? 그 답은 친구여 바람에 흩어지고 있다네. 그 답은 바람에 날려 흩어지고 있어.

c. 사람이 얼마나 많이 올려다 보아야 정말로 하늘을 볼 수 있을까? 얼마나 귀가 많아야 사람들이 우는 걸 들을 수 있을까? 그가 알 때까지 얼마나 많은 죽음이 일어날까? 너무 많은 사람이 죽었다는 것을? 그 답은 친구여 바람에 흩어지고 있다 네. 그 답은 바람에 날려 흩어지고 있어. ” 6절까지 있지만 지면상 생략하려고 합니다.

 

2. “아그립바 왕 앞에서의 변명(1-23)”을 읽었습니다. 바울 당시의 아그립바는 헤롯 대왕의 증손자로 그는 본래 이두매인으로 낙타를 타고 아랍나라들을 다니며 장사를 하던 선조의 후예였습니다. 그래서 그가 로마에서 교육을 받고 유대를 통치하던 시절에 로마당국자에게 연줄을 대어 유대 왕으로 임명을 받은 것입니다. 그랬기에 그는 항상 유대인들 앞에서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약점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의 조부 때부터 아그립바란 이름을 사용하였는데, 헬라어로 촌뜨기라는 뜻입니다. 아마도 이런 이름은 자신이 아니라 로마 당국자가 지어준 이름이었을 것 같습니다. 바울은 유대왕 아그립바 앞에서 자신을 변명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위로와 용기를 얻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뉘앙스를 풍기는 대목이 많습니다. 첫째는 그가 유대인의 풍속과 문제를 잘 알고 있으므로 차분히 변명을 들어줄 것이라 말한 점, 둘째는 자신이 생활환경이 친유대교적으로 적극적인 바리세파를 추종했던 점, 셋째는 자신이 죽은 자의 부활을 주장해서 고소를 당했는데, 이것은 유대인들 중에는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음을 알리라는 점, 넷째는 자신도 이런 주장을 하는 예수쟁이들을 박해하였고, 제사장의 위임장을 들고 다메섹으로 가다가 강한 빛으로 인해 시력을 잃고 땅에 엎드려졌던 일화가 있었고, 다섯째는 그때 한 음성을 들었는데 이방인에게 보내어 너를 증인으로 삼겠다는 내용인데, 그 분이 자신이 박해하던 예수라는 점에 대한 확신, 여섯째 결국 유대인과 이방인에게 하나님께 돌아오라는 회개를 전하자, 유대인들이 자신을 죽이려고 혈안이 되어 있으니, 자신이 잘못한 일이 있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모세와 선지자들이 가르쳤던 증언을 전한 것 뿐이었다 변명한 것입니다.

    우리 역사에서는 바울의 이런 본질적인 문제를 찾아서 선 악을 구별하고 싶어하는 순수한 사람이 있는가하면, 처음부터 미운털이 박힌 사람을 없애버려야 시원하고 조용하겠다는 일념으로 덮어 씌우는 폭력을 앞세우는 세력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역사의 붓을 드는 자들은 언제고 강한 자들이라는 점에서, 바울의 항변은 현실적으로는 어리석은 약자의 발버둥에 불과할지 모르겠습니다. 요즘 노벨 문학상을 두고, 역사를 왜곡하는 불순한 의도를 가진 젊은 문학도의 치기로 몰고가려는 수구 꼴통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 낯설지만은 않습니다. I. 제멜바이즈라는 항가리 의사의 진실 고발을 다수의 기존 의사들의 헌신에 대한 거짓과 왜곡이라고 쫓아냈던 오래 전의 현상이 재현되고 있다해서, 이른바 제멜바이즈 효과라는 말이 시중에 나돌고 있다합니다. 1847년 산부인과 의사 제멜바이즈는 의사에 의해 분만한 산모는 1000명당 98명이 죽는데 반해, 산파에 의해 분만한 산모는 1000명당 36명이 죽는 것을 연구한 후, 그 같은 문제는 의사들의 비위생적인 수술도구와 수술실에서 무서운 산욕열에 전염된 것이라고 밝혀낸 것입니다. 그런데 수많은 의사들이 제멜바이즈를 미친놈으로 정죄하고 항거리에서 쫓아내버린 것입니다. 이는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큰 획을 그은 5.18 항쟁과 4.3 사건이 세계적인 지지를 받도록 한 노벨 문학상 위원회를 매도하는 몇몇 세력들이 제멜바이즈의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3. 따분하다 싶을 때는 용문행 전철을 타고 독서여행이란 것을 하곤 했는데, 금년에는 수술과 항암치료 등으로 못하다가, 엊 그제 추적추적 비도 내리고 해서, <채식주의자>를 다시 꺼내들고 단숨에 읽어내려갔습니다. 용문에는 여름에는 발을 담글 계곡도 있고, 겨울에는 고즈넉한 산사에서 물 한주걱을 시주받기도 합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