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6824(2020. 1. 22. 수요일).

시편 64:5-7.

찬송 84.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화가의 집을 방문하게 되면, 내심 멋진 집을 연상하게 됩니다. 화가니 실내장식이며 색채 등이 얼마나 남다르고 뛰어날까 싶은 거지요. 그래서 누굴 오라기에 부담스럽다는 화가도 있습니다. 본인이 그린 그림 외에는, 집 꾸밈이나 장식들에 큰 관심이 없어, 남들과 다를 게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19세기 미국 화가였던 제임스 휘슬러의 집은, 화가의 집이라는 것을 금세 느낄 수 있는 집이었다고 합니다. “집에 들어서면 노란 거실 벽에 반하게 된다. 벽 아래서부터 천장까지 노란 색에 반하게 되고 사람들은 6월의 따스하고 아름다운 석양을 느끼게 된다. 창가를 따라 남색과 순백색의 화분이 놓여 있고, 그 안에서는 녹색 식물이 하늘거린다.” 휘슬러는 미국 화가로써는 드물게, 파리로 가서 명성을 얻었던 화가였습니다. 당시 유행했던 인상주의 화가들과도 두터운 친분을 나누면서 당연히 인상주의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지요. 하지만 인상주의 화가들이 추구하는 햇빛에 따라 달라지는 색보다, 원래의 색 자체에 훨씬 더 관심이 많았습니다. 집 거실 벽에도 과감하게 노란색을 사용하면서 인상주의와는 또 다른 그만의 색채 감각을 발휘했지요. 그렇다고 휘슬러가 그림에 거실 벽에 노란 색처럼, 온통 눈에 띄는 화려하고 현란한 색채를 사용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의 대표작들인 옛 배터리의 다리의 푸른색과 검은 색의 야상곡이며, 검은색이며 금색의 녹턴 불꽃은, 전체적으로 밤이나 흐릿한 저녁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지요. 그래서 오히려 저녁 불빛이나 노을 불꽃놀이의 색채들이 더 강열하고 인상적이기도 합니다. 특히 검은 밤하늘을 물들이는 황금색 폭죽 불빛들은, 그 어느 색채보다 화려하고 강열해서, 불꽃놀이 현장에 직접 서 있는 그런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2124일 방송>a.

 

2. “세례자 요한의 마지막 증언(22-30)”하늘에서 오신 분(31-36)”을 읽었습니다. 표제어를 둘로 나누었지만 내용을 읽어보면 같은 세례요한의 증언을 둘로 나누었을 뿐입니다. 그래서 같은 맥락에서 묵상하려고 합니다. 하루는 세례 요한의 제자들이 어떤 유대인과 정결례에 대해서 논쟁을 벌였는데, 그 결말에 대한 기사는 없지만 아마도 진땀을 쏟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요한의 제자들이 스승에게 찾아가서 예수님이 세례를 베풀고 있는데 사람들이 그분에게로 몰려가고 있다고 전한 것입니다. 일종의 경쟁의식에서 나온 말처럼 보입니다. 그러자 요한은 저 유명한 말로 대답을 대신합니다. “그분은 더욱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고 말입니다. 요한의 한결같은 자기 소명의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면서, 개역성경은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고 번역했습니다. 기억할 귀한 명언입니다.

   이와같은 요한의 고백은 우리 주님께서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확신에서 비롯되었음을 요한복음서 기자는 밝히고 있습니다. 31-36절에서 요한이 제자들에게 한 강론으로 전하고 있는데, 하늘에서 오신 분은 땅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과는 차원이 다른 분으로, 하나님의 말씀과 예수님의 말씀은 동일하다고 가르칩니다(33-34). 이는 요한복음서 기자의 기본 주제이기도 한데, 하나님의 현존을 하나님의 말씀에서 찾아야 한다는 요한복음서의 서론에 충실하고 있다 하겠습니다(1:1-8). 이런 맥락에서 요한복음서 기자와 세례 요한이 어떤 모양으로든 상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습니다. 아무튼 세례 요한의 성실성과 일관된 소명감은 오늘은 사는 우리들에게 많은 귀감을 남기고 있습니다. “그분은 더욱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 광야의 한 소리꾼에 불과하다고 자신의 정체성을 밝힌 요한을 따라서, 오직 그리스도 예수만을 높이는 자세만이 오늘 우리가 배우고 따라야 할 제자다운 참된 모습이 아닐까 깨닫게 됩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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