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786호(2025. 6. 6. 금요일).
시편 119:103-105.
찬송 92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팔방미인이 되려 하지 말라. 탁월함의 결함은 자신을 과용한 결과 오용한 데에 있다. 팔방미인이 되려는 노력은 역겨움을 산다. 아무런 쓸모가 없다는 것은 커다란 불행이지만, 매사에 쓸모 있는 사람이 되려는 것은 더 큰 불행을 낳는다. 그런 사람들은 너무 많은 것을 얻은 결과 잃게 되고, 처음에 그를 원하던 모든 이의 미움을 사게 된다. 팔방미인은 드문 사람이라고 존경받지 못한다.”
윤문원, 지혜와 평정, p.26.
2. “내가 너희의 목자가 되리라(17-31절)”을 읽었습니다. 건대 병원에서 나와 집으로 가려고 버스를 기다리는 곳에 <알 라딘>이 있어서 가끔씩 들리는데, 두 권의 책을 골랐습니다. 하나는 <채근담>이고, 다른 하나는 <죽기 전에 논어를 읽으며, 장자를 꿈꾸며, 맹자를 버려라>는 고전이었습니다. 요즘은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것일까? 라는 질문을 자주 합니다.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순종하는 것이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사람의 길(倫理)을 뚜벅뚜벅 걸어가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말씀을 읽는 것과 순종하는 것은 참 이해하기도 어렵고 실천하기는 더욱 더 힘든 것을 느낍니다. 그래서 신앙의 삶이란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믿고 의지하는 것이며, 억지로 실천하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맡기는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그런데 사람의 길인 윤리의 삶이란 이와는 많이 다른 것임을 깨닫습니다. 그것은 이해가 되는 일이며, 몸으로 따라서 살아가는 일입니다. 어쩌면 억지로라도 실행에 옮기려고 기를 써야 하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게 사람으로서 마땅히 그래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말씀을 읽으면서 얼마나 감사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는지 모릅니다. 하나님은 끊임없이 “너희는 나의 양떼이다.”라고 말씀하실 뿐 아니라, “내가 한 목자를 세워주겠다. 그는 나의 종 다윗이다. 나 야훼가 몸소 그들의 하나님이 되고, 나의 종 다윗이 그들의 영도자가 되리라” 고 말씀하시는 때문입니다. 얼마나 다행입니까? 살다가 길을 잃을 때는 우리에게 보내신 목자에게 길을 묻고, 힘들고 괴로우면 우리의 하나님께 맡기면 되니까 말입니다. 더 이상 불안과 두려움에 갇혀 떨 필요가 없어진 것입니다.
다만 그날그날, 그날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하나 둘 하며 사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엊그제는 앞집의 내외분이 장대 톱을 들고 작업 모자와 장갑을 끼고 찾아오셨습니다. 저의 집과 당신들의 집 경계에 심어놓은 보리수나무가 가지가 찢어질 정도로 열매를 맺었는데 그게 빨갛게 익으면 하나 둘 자기 집으로 떨어지는데, 제가 방치하고 있어서 뒷 마당이 붉게 물들어 치우는 게 힘들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며칠 전에 가지치기를 해 주고 싶다 제안을 해 왔습니다. 요즘은 제가 채전과 나무 돌보기에 힘들어 하는 것을 알고 그리한 것입니다. 두 내외가 열심히 땀 흘려서 시원하게 잘라버렸습니다. 우리는 일을 마친 후 테라스의 탁자에 앉아 살아가는 얘기를 나눴습니다. 제가 17년째 살고 있다 말하니까, 자신들도 이곳에 오래 살고 싶다며 그래서 태양광 시설을 설치했다 말해 주었습니다. 그 날의 차담/茶啖은 좋은 이웃들 속에서 살아가는 행복한 삶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가끔은 앞뒷집이 서로 안부를 물어보는 것이고, 오늘처럼 사과 몇 알들고 찾아와 주는 일이며, 소소한 일상이나 걱정거리를 나누는 일이라고 말입니다. 교회나 절 등을 다니며 신앙생활을 하지 않으면서도, 제가 목사라고 가끔씩 찾아와 인생 상담도 청하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등 말동무를 해 주는 분들입니다. 좋은 이웃은 작은 관심과 배려만으로도 가능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로버트 브라우닝은 <피파의 노래>에서 마지막 구절에서 행복을 “아침 중에서도 일곱 시, 언덕엔 이슬방울 진주처럼 맺히고, 종달새는 높이 날고, 달팽이는 가시나무 위에 있고, 하나님은 하늘에 계시니, 세상은 평화롭구나!” 했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사람과 자연과 함께 제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말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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