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206(2023. 11. 4. 토요일).

시편 시 28:7-9.

찬송 233.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예전에 비해서 도심의 밤이 꽤 많이 밝아졌지요. 대도시에 있다가 좀 작은 도시에만 들려도 눈이 침침한 듯 느껴질 만큼 도심의 밤은 무척이나 밝습니다. 소도시나 작은 마을에서는 대도시에서는 보이지 않던 별이 환하고 가깝게 보입니다. 과학자들은 그 이유를 대기 오염과 함께 도심이 너무 밝고 환한 때문이라고 말했지요. 마음으로는 늘 별빛을 그리면서도 그를 대신하기 위해서 밝힌 전등 때문에, 결국 별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 어찌 보면 좀 아픈 아이러니지요. 이 도시의 불빛이 잠시라도, 한꺼번에 모두 꺼진다면, 작고 총총한 별빛들까지 선명하게 볼 수 있을까요?

    “문풍지 흔들며 소슬바람 오시는 소리. 뜰 악을 내려서니 쏟아지는 달빛 속으로, 누구의 소식일까? 풀 벌레소리 낭랑하여라. 혹여나 님 오실까? 산모랭이 돌아가 보니. 미리내 제 홀로서 재 너머로 흘러서 가네. 살그락 삽작너머 한데바람 오시는 소리. 차가운 밤이슬에, 버선 발목 다 적시겠네. 우물 속 달 그림자는 님이 보낸 전령이실까? 홑적삼 여미고서 밤하늘을 올려다보니, 미리내 제 홀로서, 서산마루 흘러서 가네.”

    미리내, 뜰 악, 산모랭이. 시 안에 등장하는 시어들은 방언입니다만, 어감이 투박하지 않고 참 곱고 따스하지요. 뜰의 방언인 뜰 악이나 은하수를 뜻하는 미리내는 비교적 많이 알려져 있는 단어입니다만, 산모퉁이를 뜻하는 산모랭이는 조금 생소하기도 합니다. 시인은 쓸쓸하지만 차갑지 않은 온기로, 시어를 골라서 가을밤의 서정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송문원 시인은 충청도 괴산이 고향입니다. 내륙의 중심인 충청도의 지형적 특성 때문인지, 시 안에는 여러 고장의 방언이 고르게 담겨져 있습니다. 송문원 시 김진우 곡 <미리내 홀로> 소개해 드렸습니다<KBS FM 1, 정다운 가곡, 2008114일 방송>

 

2. “예루살렘이 함락되다(1-34)”을 읽었습니다. 인간이나 나라나 흥망성쇠가 있기 마련입니다. 우리가 사는 땅위에선 영원한 것이 없다는 말입니다. 하나님의 백성 이스라엘도 예외가 아니었다는 말입니다. 이스라엘이 나라의 면모를 갖춘 것을 모세의 광야 공동체였다고 한다면, 40년의 광야 생활이 끝나고 가나안에 정착한 이스라엘은 약 340년간의 사사시대를 거칩니다(1390-1050 B. C). 그리고 통합왕국 시대 120년과 분열왕국 시대 320, 남왕국 유다의 멸망 150년과 바벨론 포로와 귀환 그리고 바벨론에 의한 신탁통치 150, 그리고 짧은 하스몬왕조(140-116 B. C)를 거쳐 로마에 의해 완전 멸망합니다(63 B. C-73 A. D). 그리고 2,000년이라는 길고 긴 디아스포라 시대(73-1948 A. D.를 지나서 오늘에 이른 것입니다. 이스라엘이라는 민족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압축해 보았습니다. 오늘 본문은 유다의 마지막 왕 여호야긴이 어떻게 나라의 운명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는지를 잘 보여주는 내용입니다. 그는 예언자 예레미야의 충고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나라를 지키려고 발버둥치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는 하맛지방 리블라(립나) 전투에서 포로가 되고, 자신의 목전에서 두 아들이 죽임을 당하고, 자신은 두 눈을 뽑혀 바벨론으로 끌려가 옥에서 죽었습니다.

    어느 나라의 역사건 간에 멸망할 때의 모습은 허무하고 처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바벨론 왕에 의해 이름까지 개명당한 여호야긴(시드기야)여호와 보시기에 악한 일을 행하였다.”(2) 했습니다. 과연 하나님께서 멸망이라는 가장 슬픈 심판의 철퇴를 내리신 악한 일이란 무엇입니까? 첫째는 우상숭배였고, 둘째는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한 일이었습니다. 그렇다면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들이 하나님 앞에서 힘써 행할 일이란 우상숭배의 어리석음에서 해방되는 것이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삶이라 하겠습니다. 그래서 다시 질문해야 합니다. 우리 시대에 하나님 보시기에 악한 일인 우상숭배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며,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한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느냐는 것입니다. 단순히 나무나 흙 혹은 돌로 만든 어떤 형상에게 절하고 섬기는 일을 거부하는 삶이라거나, 입버릇처럼 하는 아멘 할렐루야를 외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이것은 문자적 신앙생활에 불과할 것입니다. 먼저 참된 하나님 외에 다른 신을 두지 않는 삶이란, 하나님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삶을 의미하며, 둘째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란, 하나님의 현존인 성경 말씀에 인격적으로 따르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쉐마의 가르침처럼 하나님만이 유일한 참 하나님으로 그분의 말씀을 전심전력(마음과 성품과 힘을 다해)으로 실천하는 삶이라.”하겠습니다. 그것이 천국의 삶과 연결되는 연속성을 가진 신앙생활이라 하겠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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