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244호(2023. 12. 12. 화요일).
시편 시 35:7-9.
찬송 521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끼니를 때우듯 급한 허기를 채우는 것 보다, 한 끼를 먹어도 느긋하게 시간을 두고 즐기는 식사 시간이 즐겁습니다. 비싼 외식보다 그저 몇 가지의 반찬이 오른 정갈한 집 밥에 더 입맛이 당기고요. 갓 수확한 햅쌀로 지은 밥은 꿀을 넣은 것처럼 달고 차집니다. 상을 물리고 건네고 받은 숭늉 한 모금은 그 어떤 진미도 부럽지 않고요. 맛난 식사가 숭늉 한 모금으로 완성되는 것처럼, 우리 가곡으로 하루를 마감하는 이 시간이, 저에게는 더 없이 귀하고 소중합니다. 여러분에게도 같은 의미로 다가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 더불어 가져 봅니다.
나이가 들면서 세상에 대한 잣대는, 전보다 조금은 너그러워 지는 것 같습니다.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거나 수긍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전보다 많이 줄었고요. 하지만 입맛은 날이 갈수록 점점 더 까다로워지는 기분입니다. 전에 없던 맛없는 음식에 대한 상심이 생겼다고 분들도 있고 말입니다. 엄청난 미식가임을 자처한 다기 보다, 정성이 담긴 음식으로 허기와 마음을 보상받고 싶기 때문일까요? 음식은 그나마 가장 쉽게 구하고, 얻을 수 있는 보상일 수 있습니다. 음식에 담긴 마음이나 온기는, 소화가 된 뒤에도 오랫동안 남아 있지요. 그래서 정성을 다한 음식 한 그릇을, 사람들은 쉽게 잊지 못하는 게 아닐까 합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8년 11월 12일 방송>
2. “아모스와 아마샤의 대결(10-17절)”을 읽었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권 주자들의 방송 토론회가 인기가 있었습니다. 대권 주자들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패널로 참가해서 주로 정책에 대한 소신과 능력을 살피는 토론이었기 때문에 흥미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방송사의 아나운서 한 사람이 질문자로 나와서 공통질문을 차례로 하게 허거나, 대권 주자들이 서로 원하는 상대를 정하게 해서 직접 질문을 하게 하는데, 통제 불능일 정도로 당사자들끼리 설전에 가까운 사생활 들춰내기 전이 되거나, 주어진 주제와 달리 이미 지나간 주제를 되풀이 하는 난투전이 되어, 시청자들이 듣고 싶어 하는 정책에 대한 소신이나 문제해결 능력을 듣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해졌습니다. 이럴 경우 패널티를 주는 등 강력한 제재를 가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차후를 염려해선지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생겨 아쉬울 때가 많았습니다. 오늘 본문에는 남왕국 출신 아모스와 북왕국 출신 아마샤 간의 예언자 대결이 이루어집니다. 포문을 연 쪽은 아마샤였는데, 그는 아모스를 반란자로 규정하고, 북왕국의 왕 여로보암이 칼에 맞아 죽고, 이스라엘 백성은 포로로 잡혀가 고국을 떠나게 될 거라고 헛소리를 지껄인다는 왕에게 고발을 합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을 떠나 유다에서 예언자 노릇을 하며 밥을 벌어먹으라고 하며, 다시는 벧엘에서 하나님을 파는 일을 하지 말라고 포문을 연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모스가 응대하기를, 자신은 본래 예언자도 아니고 예언자 훈련도 받지 않은 사람으로, 양을 치는 목자요, 돌 무화과를 가꾸는 농부였다고 자신의 신분을 밝힙니다. 그런데 야훼 하나님께서 양치는 나를 부르셔서, 이스라엘에 가서 당신의 말씀을 전하라 명하셔서,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데 그 하나님이 이렇게 말씀하신다며, 하나님의 신탁을 전합니다. 네 아내는 이 성읍에서 몸을 팔게 되며, 네 자식들은 칼아 맞아 쓰러질 것이며, 네 토지는 남이 측량하여 나눠 가질 것이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사로잡혀서 고국을 등지게 되리라고 말입니다. 예언자의 아내가 몸을 파는 창녀가 되다니 이런 예언이 가당키나 한 일입니까? 1983년 장신대의 구약학 교수의 인솔 하에 이스라엘을 순례할 때, 유대인 가이드가 충격적인 얘기를 전했는데, 예루살렘 통곡의 벽에서 볼 수 있는 검은 모자와 검은 양복 그리고 검은 외투를 입은 정통 유대인 지도자들 중에는, 아내가 몸을 파는 창녀들이 있는 현실이라고 했습니다. 이유는 남편이 가정을 위해서 전혀 일을 하지 않는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빗나간 신앙인의 현주소입니다. 아모스의 예언은 그대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하나님은 남왕국 출신을 통해서 북왕국에서 예언하게 하신 것입니다. 서글프고 모순적인 신앙인의 자화상이었습니다.
3. 제가 사는 아산 집은 LPG가스를 한 통씩 주문해서 취사용으로 사용하는데, 몇 년 전부터 가스레인지의 화구(火口)가 고장이 나서 하나만 사용했었는데, 이번에 배달을 오신 기사님이 네 개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비법을 가르쳐 주셔서 유레카를 외치고 있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도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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