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3981(2012. 4. 10. 화요일).

시편 140:4-5.

찬송 238.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19세기와 20세기에 걸쳐 활동했던 외젠 갈로앙 라르는, 원래 철도회사의 삽화가였습니다. 회사 홍보를 위해 지방으로 뻗어가는 철로를 그리곤 했지요. 그 철로를 따라 지방으로 출장을 다녀야 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는 자연 풍경에도 눈을 돌리고 풍경화도 그리기 시작했지요. 하지만 라르가 제일 좋아하는 건 혼자 화실에 머무는 것이었습니다. 회사업무로 자주 기차를 타지만, 실은 여행을 좋아하지 않았던 겁니다. 어쩌면 그래서 오히려 직업병같이 여행을 싫어해서였을까요? 여행이 아니어도 야외에 나가서 그림을 그리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일부러 야외에 나가서 그림을 그리려고 진흙 밭을 걷거나, 사람을 귀찮게 하는 풀길을 걷는 걸 싫어했지요. 그러니까 움직이는 일 운동 산책 같은 것을 싫어했던 겁니다. 어쩌다 자전거를 타고 시내에 나가는 게 움직이는 활동의 전부였지요. 그런데도 그는 여든 여덟까지 건강하게 살고, 만년에도 전혀 무리 없이 그림을 그렸습니다. 움직임을 싫어하고 운동을 싫어해도, 건강은 또 다른 문제일까요? 아니면 평소에 수도사처럼 늘 마음을 닦고 수련하는 애썼다는 데 그 덕분이었을까요? 꼭 마음으로 하는 운동이 아니라, 마음을 늘 맑고 깊게 다스리고 채우는, 마음의 운동도 이 봄을 그 어떤 운동 효과 못지않게 사람을 산뜻하고 가볍게 해 주리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237일 방송>b.

 

2. 오늘 본문은 의견이 분분한 내용입니다. 원마가설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원래 마가복음서는 16:1-8로 끝이 났다는 겁니다. 그런데, 다른 공관복음서들이 부활 후의 예수님의 행적이 있는 것과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후대에 첨가되었다는 주장 때문입니다. 충분히 공감할만한 주장입니다. 그리고 그럴 가능성이 너무도 많습니다. 복음서들은 분명히 어떤 특정한 자료들을 토대로 기록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공관복음서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설명할 수 없을 테니까 말입니다. 아무튼 부활하신 주님께서 여러 사람들에게 나타나신 일화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일곱 귀신 들렸다가 고침을 받았던 막달리나 사람 마리아(예수님 당시에는 대부분의 여인들 이름이 마리아였음)에게 처음 나타나신 점(9),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에게 나타나신 일(12-13),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복음을 온 천하에 전하라는 위임령을 내리신 일(14-16), 믿는 자들에게 나타날 표적들을 말씀하신 일(17-18), 승천하신 장면(19)이 그런 내용들입니다.

   저는 이들 본문 중에서 믿는 자들에게 나타날 표적을 말씀하신 것을 묵상하려고 합니다. 실제로 이 본문은 50년대 한국교회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던 사건도 있었기 때문에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습니다. “믿는 자들에게는 이런 표적이 따르리니, <중략> 뱀을 집으며 무슨 독을 마실지라도 해를 받지 아니하며, 병든 사람에게 손을 얹은 즉 나으리라.” 는 말씀을 문자적으로 따르다가 생명을 잃은 사건이 있었으니 말입니다. 지금은 힐튼 호텔이 들어섰습니다만, 1970년 초기에만 해도 거기에 한 감리교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교회 장로님 가족이 믿음을 증명해 보인다고 하면서 청산가리를 먹고 집단으로 죽은 사건이 60년대에 벌어진 것입니다. 그 장로님과 신앙적 갈등을 빚던 나머지 가족들이 저지른 참변이었습니다. 물론 장로님 외 나머지 가족들은 사이비집단에 현혹되었던 결과였습니다. 주석가들은 전혀 다르게 해석하는 본문입니다. 마가복음서 기자는 당시 기독자들의 위험한 상황을 잘 극복하도록 격려하려는 의도에서 이 예수님의 말씀을 인용했을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그러니까 독을 마시고 실험을 해 보라는 뜻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주님께서 그들과 함께 계실 것이라는 믿음을 주고 싶었다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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