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6565(2019. 5. 8. 수요일).

시편 7:15-17.

찬송 387.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인생은 짧은 담요와 같다. 끌어당기면 발끝이 춥고, 밑으로 내리면 어깨가 싸늘하다. 그러나 긍정적인 사람은 무릎을 구부려 쾌적한 밤을 보낸다.” 얼마 전에 한 지인과 식사를 했습니다. 주위 사람들로부터 원하는 것을 다 이루고 갖춰다며 부러움을 받는 지인이었습니다. 하지만 무슨 얘기 끝엔가 그녀는 그런 부러움이 참 허망한 것이라면서, 최근 들어 건강이 안 좋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경우도 그렇고, 자신과 같은 부러움을 받는 다른 사람들도 그렇고, 아무리 다 갖춘 것 같아도, 다들 실은 뭔가 부족하고 아쉽고 힘든 게 있다고 했지요. “그러니 완벽한 삶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누구나 부족한 채로 살아가는 게 인생이라는 걸 인정하면서, 겸손하게 살아야 되는 것 같다.” 라고 말했지요. 무릎을 굽히는 것 구부리는 건, 인간에게 모욕을 먼저 떠오르게 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좁은 곳에서 함께 앉았을 때, 서로 무릎을 조금씩 구부리는 건 참 마음 따뜻한 베려가 됩니다. 혼자 벽에 등을 기대고 두 무릎을 끌어안으면, 나만의 깊은 사색이나 반성이 찾아들기도 하지요. 그런 무릎을 가진 존재로, 인생에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들은 완벽이 아니라, 희망과 낙관 그리고 긍정과 융통성 같은 지혜임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면서, “인생은 짧은 담요와 같다. 끌어당기면 발끝이 춥고, 밑으로 내리면 어깨가 싸늘하다. 그러나 긍정적인 사람은 무릎을 구부려 쾌적한 밤을 보낸다.” 칼럼니스트인 엠 하워드의 한마디에 물들어 봅니다. <KBS FM 1 가정음악 2019. 5. 4. 방송>

 

2. “세상을 이기는 믿음(1-5)”아들에 관한 증언(6-12)”을 읽었습니다. 오늘 묵상은 첫 번째 단락입니다. 저는 체질상으로 누군가를 이겨야 한다는 그런 승부욕이 매우 약한 단점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이겨서 뭘 해 보겠다는 그런 야망이 없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군 교육회가 주관하는 학술 경연대회가 있었는데, 저는 성악부 독창자로 뽑혀대회에 나가 행운으로 1등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 저와 경쟁을 하다 대표로 뽑히지 못했던, 서울에서 전학 온 여학생 권 금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분해서 그랬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때 제가 상으로 받았던 공책 20권을 권금자에게 주고 싶었지만, 아버지가 카메라를 들고 따라오셔서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솔직히 저는 권 금자의 목소리가 훨씬 더 아름답다고, 그리고 제가 대표가 된 것은 잘못 뽑힌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는 어쩔 수 없이 1등을 뽑아야 하겠지만, 할 수만 있다면 이기고 지는 그런 제도는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말하면 남과의 비교가 아니라, 자신의 지난 날과의 비교로 평가하는 라틴어의 평가 등급이라는, Summa cum laude(아주 잘했어), Magna cum laude(매우 잘했어), Cum laude(더 잘했어), Bene(잘했어) 식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는 세상을 이겨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세상을 이긴다는 말은 무슨 뜻입니까? 다른 말로는 세상과 타협하거나 세상에 물들어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세상이란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죄악으로 완전히 타락한 주변 환경을 의미합니다. 마치 소돔과 고모라처럼 멸망을 눈앞에 둔 절망의 세계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런 죄악의 세상은 하와가 아담을 죄악의 수렁으로 끌어들이듯, 하나님의 자녀들까지 넘어트리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그들과 함께 죄를 먹고 마시고 뒹굴고 춤추지 않으려면, 죄와 싸우는 길 외에 달리 없게 되었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그런 세상을 떨쳐버려야 할 것입니다. 거짓과 불의가 더 이상 판을 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러나 이럴 때 항상 조심할 것이 있습니다. 우리 자신이 정의의 사도가 된 듯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참된 정의의 사도이신 그리스도의 뒤를 따르기만 할 뿐이라고 말입니다.

 

3. 지난 주일 주성 청각장애인교회 선교팀 8(장애인 4, 정상인 4)이 필립핀으로 떠나는 선교파송식을 가졌습니다. 후원하는 교회를 돕기 위해서 매년 갖는 프로그램이라 했습니다. 약한 사람들이 서로 돕는 모습은 감동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강한 사람들은 그런 기쁨을 모르고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오늘 자녀를 낳아 키운 것에 보람과 기쁨을 느끼는 부모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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