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4017호(2012. 5. 16. 수요일).
시편 1:1-3.
찬송 455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커피를 좋아하고 많이 마신다는 건, 이제 새삼스런 사실도 아니지요. 최근 통계에 의하면, 올해 커피 수입이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고 하네요. 그리고 그 기록은 내년에도 후년에도 해마다 경신될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한 전문가에 의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렇게 커피를 좋아하고 커피 전문점을 좋아하는 건, 뜻밖에 학구열과 큰 관련이 있다고 하네요. 커피는 그냥 주는 대로 있는 대로 마시기만 하는 음료는 아니지요. 원두의 생산지며 그걸 볶는 방법이며 추출법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좀 복잡한 음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배우면 더 잘 알 수 있고, 더 다양하게 마실 수도 있지요. 바로 그런 점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교육열이나 학구열을 자극해서, 커피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갈수록 높아진다는 겁니다. 서양식의 생활문화를 따라하느라 마신다는 혐의에서, 이젠 좀 벗어날 수도 있겠네요. 그런데 그런 정도의 학구열을 가지고 있으니, 공부나 학업에 대한 후회 역시, 그만큼 클 수밖에 없는 걸까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살면서 가장 후회되는 것 1위가 바로, 그 때 공부를 좀 더 열심히 할 걸, 그 때 뭐든 더 많이 배워둘걸 하는, 공부와 학업에 대한 후회였습니다. 그게 꼭 유난한 학벌 사회여서 그렇다고만 할 수는 없는 게, 공부나 학벌 학력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그렇게 높지 않은 미국에서도, 사람들이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것 1위로 꼽은 것이 공부와 학업이었습니다. 꼭 학창시절의 성적이나 공부가 아쉬워서만은 아니겠지요. 그보다는 인간의 본성 자체가 무언가를 배우고 익히는데, 큰 기쁨을 느껴서가 아닐까요? 그런 만큼 열의가 덜하거나 시기를 놓치는 바람에 충분히 배우지 못한 많은 것들이, 뒤늦게 가장 크게 후회되는 것은 아닐 지요. 공자가 일찍이 “학이시습지면 불역여로아” 라고 했지요. 배우고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 뭔가를 배우고 익히는 걸, 괜히 인생의 세 가지 즐거움 3락 중에서도, 첫 번째 즐거움인 1낙으로 꼽았던 건 아니겠지요.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2년 3월 28일 방송>a.
2. 에베소서는 35회나 “그리스도 안에서”라는 관용구가 나온다는 점에서 주목을 끄는 서신입니다. 특정 교회의 이름으로 보낸 서신이지만, 이미 잘 알려진 대로 해당 교회 뿐 아니라, 당시는 물론 오늘날의 우리들에게까지도 기록한 회람 형식의 편지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더욱 마음에 와 닿게 될 것입니다. 우리 기독자는 “그리스도 안에” 존재하는 사람입니다(1절), “그리스도 안에서” 하늘의 복을 받았습니다(3절), “그리스도 안에서” 택함을 받았고(4절),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양자가 되었습니다(5절), “그리스도 안에서” 구속함을 받았습니다(7절). 그렇다면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 있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망도 기쁨도 없는 자들이라고 하겠습니다. 이제 우리 자신에게 물어야 할 차례입니다. “나는 그리스도 안에” 서 있는가?
어제 새벽에 미국에서 공부하며 목회중인 한 묵상식구에게서 스승의 날 인사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7월 말 쯤 귀국해서 찾아오겠다는 약속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내가 스승이란 말을 들을 자격이 있는가?” 부끄러운 스승이라는 생각뿐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리스도 안에 머무는 것은 조금 다른 얘기입니다. 우리의 대 스승이신 그리스도이신 예수께서 우리를 그 당신의 너른 품안에 이미 품어주셨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그 품안으로 들어가려고 노력할 필요 없이 말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그 분의 초청과 안아 주심을, 감사함과 기쁨으로 응답하는 것 외에 아무 것도 없습니다. 사도 바울이 분명히 가르친 것처럼, 그 분의 초청과 사랑을 “입으로 시인하고 마음으로 믿는 것”(롬 10:9-10)이 구원에 이르는 길입니다. 물론 그런 고백처럼 그에 걸맞은 행위가 따라야 하겠지만요. 중요한 것은 우리가 다른 무엇인가를 해야 할 과제가 없다는 점입니다. 입으로 시인하는 생활, 마음으로 믿는 생활을 함으로, 우리를 향한 그리스도의 공로를 나타내야 할 뿐입니다.
3. 참 세상은 좁은 것을 더욱 깨닫습니다. 지난주일 아침 묵상을 보내고 돌아서는데, 여수의 묵상식구 류요한 목사님께서 답글을 보내오셨습니다. 15년 전에 Prof. R. Albertz께 뮌스터대학에서 배웠는데, 실력과 유명세까지 가진 분이라고. 그래서 제가 교수님께 류 목사님 얘기를 꺼내니까, 알고 계시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주 안에서 우리는 참 아름답게 얽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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