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4065(2012. 7. 3. 화요일).

시편 17:4-5.

찬송 446.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단순하고 소박한 옷차림이 오히려 최고의 세련미와 맞닿아 있다는 증거로, 패션 에디터인 신정희 씨는 1980년대의 옷차림을 예로 들기로 합니다. 1980년대는 20세기 패션 역사상 가장 화려했던 시기였다고 하네요. 패드를 잔뜩 넣어서 한껏 부풀린 어깨며, 커다란 금장 단추에 보라색이나 노란색 같은, 쉽게 눈에 띄는 화려한 색깔 등. 옷이 화려함의 극치를 이루었던 시기입니다하지만 패선 전문가들에게는 그 시기야 말로 옷에 관한한 졸부의 시대이자 가장 촌스러웠던 시대로 꼽힌다고 합니다. 색과 장식이 너무나 화려하게 많이 더해지고 넘쳤던 탓이지요. 그렇지 않아도 주위의 옷차림이 언제보아도 세련되면서도 평범한 듯 하고, 평범한 듯 하면서도 어딘지 따라 하기 힘든 느낌인 이가 있습니다. 얼마 전 모임에서 모두들 그녀의 옷차림이 화제가 되자 누군가가 물었지요. 옷을 어디서 어떻게 사느냐고요. 그런데 그녀의 대답은 모두를 놀라게 했습니다. 자신은 원래 옷 사는 걸 즐기지 않는데다, 최근에는 특히 단지 옷을 사기 위해 쇼핑에 나섰던 게 5년도 더 된 것 같다고 해서였습니다. 옷장을 열고 입을 옷이 없다는 생각보다는, 오히려 옷이 너무 많은 게 아닐까? 마음을 열고, 가진 게 너무 없다는 생각보다, 오히려 욕심이 너무 많은 게 아닐까? 생각할 줄 아는 게, 곧 최고의 세련미를 갖추는 길이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257일 방송>b.

 

2. 오늘 본문은 우리 주님께서 두 번째 수난 예고의 말씀과(22-23), 반 세겔을 내신 일화(24-27)가 나옵니다.

저는 반 세겔 일화를 묵상하려고 합니다. 반 세겔이란 모든 유대 성인 남자들에게 부과되었던 성전 세를 말합니다. 13살이 된 유대인 남성을 바르 미츠바(율법의 아들)이라고 부릅니다. 그들은 성인으로써 의무와 권리를 갖게 되는데, 의무 중 매년 명절을 예루살렘에서 지켜야 하는 것과, 매년 성전세로 반 세겔을 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예수님께서 성전 세를 미납했던 얘기는 매우 흥미로운 대목입니다. 반 세겔 미납자들이 얼마나 많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오늘 본문처럼 가버나움 같은 변방까지 수금원이 다녔다는 그 사실만으로 짐작이 가는 대목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예수님은 자신이 성전의 주인이신(12:6) 때문에 성전 세를 낼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고 본문에서처럼, 세상의 임금 자식이 세를 내지 않는 것처럼, 성전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아들들은 세를 낼 필요가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주님은 오해케 하지 않기 위하여성전 세를 내도록 하십니다. 오늘 본문에서 우리는 오해라는 것이 시간과 함께 불식될 수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문자 그대로 오해 때문에 벌어지는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쩌면 우리들 인간관계에서 크고 작은 오해 때문에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루비콘 강을 건너버리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주님이 단지 오해를 염려해서 성전 세를 내셨다고 이해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입니다. 더 깊은 의미는 없었는가 하는 물음입니다. 저는 이 성전 세야말로 주님이 참 인간이셨다는 움직일 수 없는 물증을 남기셨다는 뜻이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혹시 이런 생각에 동의하실 분은 없으신지요.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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