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4438(2013. 7. 11. 목요일).

시편 시 105:26-30.

찬송 144.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녀를 위해 시작한 운동이었는데, 그것이 그녀를 만나는 것보다 더 재미있습니다. 책을 들여다보는 동안 지식이 늘어나고, 머리에 뭔가가 꽉꽉 들어차는 한 느낌이 즐겁고 소중했습니다. 그녀 때문에 시작한 자기 관리였는데, 이제는 자기관리자체가 그녀와의 만남보다 더 즐겁고 재미있는 겁니다. 아니 이제는 더 이상 자기관리라는 말도 맞지 않습니다. 그런 일상은 이젠 관리도 아니고 취미 수준도 아닙니다. 완전히 몸에 밴 꼭 먹어야 사는 식사처럼, 절대적인 일상의 습관이 됐습니다. 친구들은 그녀에게 벌써 싫증이 나서일 거라고 합니다. 정말 좋은 사람을 아직 못 만나서라고 얘기합니다. 그녀도 차츰 짜증을 냅니다. 나보다 운동이 그렇게 중요하느냐, 책 읽느라고 약속 시간에 늦었다는 거냐며, 절대 믿을 수 없는 표정입니다. 가끔 혼자 영화를 보는 것도 섭섭해 합니다. 네가 싫어할 게 뻔한 영화라서 그랬다는 말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결국 최종적인 선택을 해야 할 상황에서 그녀를 포기했습니다. 그 순간 걱정이 좀 되기도 했습니다. 내가 실은 연애나 사랑자체에 흥미가 없어진 건 아닐까? 이러다가 완전히 혹은 영원히 독신남이 되는 건 아닐까? 하지만 당장은 그래도 할 수 없습니다. 매일매일의 시간을 이리저리 잘 쪼개서, 운동과 지적인 능력과 예술적인 감각을 함께 키워가는 것. 몸과 내적인 실력이 쭉쭉 커가고 성장하는 느낌을, 당분간은 절대 포기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스스로에게서 사람이 바뀌었다는 느낌을 받는 , 이렇게 좋은 줄 왜 진작 몰랐을까? 오히려 안타까울 뿐입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3410일 방송>b.

 

2. 세기의 재판은 여론에 떠밀려 판관의 위엄조차도 세우지 못한 채 유실되고 말았습니다. 로마 총독의 권위도, 헤롯왕의 위세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총독과 왕이 죄를 찾아내려 했지만, 전혀 찾아낼 수 없었다고 말을 해도, 군중들은 막무가내로 부정합니다. 그리고 그들 스스로 판결을 내립니다. 예수를 없이하고 바라바를 놓아주라고, 그리고 마침내 십자가에 못을 박아야 한다고 말입니다. 가장 불법적이고 무책임한 재판, 인민재판으로 몰고 간 것입니다. 최고의 법치국가를 자랑하던 로마총독은 군중들의 힘에 의해서 무력하게 밀려나고 말았습니다. 이런 전대미문의 법정풍경이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는 것입니까?

   형식은 빌라도에 의한 것이었지만, 내용은 유대인 모두가 결정한 재판이었다고 말입니다. 더 나아가서 인류 모두가 합세하여서 결정한 판결이었음을 암시하고 있다고 말입니다. 그러니까 예수님의 십자가는 우리가 만들어낸 작품이라 말해야 하겠다고 말입니다. 물론 예수님의 피에 대해서 부정할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 빌라도의 재판장 현장에 없었다는 이유를 들어서 말입니다. 이를 잘 지적해 주는 등장인물들이 있지 않습니까? 도망갔던 제자들 말입니다. 어쩌면 우리의 모습이 아닐는지요. 눈에만 띄지 않으면 책임질 일 없으리라고 숨길 잘 하는, 그 오래된 습관병 말입니다(3:8). 그래서 오늘 우리의 기도는 이래야 할 것입니다. “주님, 제가 주님을 십자가에 못 박게 했습니다. 그것을 분명히 인정합니다.” 라고 말입니다.

 

3. 어제는 이곳 아산의 한 유기농 회사에 와서 실습 중인, 몽골 잘로스(청년)들과 저녁을 먹고 오래 이야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많은 관심은 어떻게 인생에 성공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목표가 뚜렷하고 보람과 가치가 있는 일을 할 때, 즐겁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그리고 자신의 의지 못지않게 하나님의 도우심이 필요하다고 말입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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