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4518.

시편 시 119:81-84.

찬송 175.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 커다란 슬픔 중의 하나는, 시간의 부족이다. 시간 그 자체에 대한 생각 때문에, 우리는 우리 일상이 지닌 독창성 가운데 커다란 몫을, 뭐든 보다 빠르게 바치고 있다. 마치 인류의 궁극적인 목적이 완전한 인간성에 가까워지는 게 아니라, 완전한 번갯불에 가까워지는 것이기나 한 것처럼 말이다.” 영국의 작가 존 파울스는 소설 [프랑스 중위의 여자]에서 이렇게 빠르게만 살려는 사람들을 경계합니다. 그가 살았던 시대가 19세기 영국의 빅토리아 시대였던 걸 생각하면, 21세기인 지금은 얼마나 더 빨라졌을까요? 번갯불이 되지 않기 위해서, 잠깐이라도 손에 잡힌 보이지 않는 시간의 고삐를, 조금쯤 느슨하게 천천히 풀어주고 싶은 오후 4시입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 위에, 2013619일 방송>

 

2. 아모스는 남왕국 유다와 북왕국 이스라엘로 나뉘었을 때, 유다사람으로 이스라엘에서 활동했던 예언자입니다. 풍요와 번영의 시대를 살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죄악이 가득 찬 시대를 개탄하며, 특히 지도자들이 제 역할을 다할 수 있기를 외쳤던 예언자였습니다. 그는 자기 시대를 잘 읽었기 때문에 슬펐습니다.

 

교만에 빠진 지도자들에게 화가 있을 것입니다(1-2).

시온은 유다를, “사마리아 산은 이스라엘을 일컫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안일하고” “마음이 든든한 자들로 가득 차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유다든 이스라엘이든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교만 병에 들어있다는 것입니다. 교만이 무엇입니까? 두려워할 대상이 없을 때, 영적 통찰력을 상실할 때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자신들이 누리는 부유와 번영을 하나님의 은혜로 감사하기는커녕, 오히려 자신들이 이룬 성취감과 결과물인양 자화자찬에 열을 올렸습니다. 참으로 무서운 교만 병에 걸린 것입니다. 그러니 마땅히 해야 할 일은 잊어버리고, 해서는 안 될 일을 벌입니다. 사사시대에는 삼손이, 왕정시대에는 사울 왕이 그런 불행한 사람이었습니다. 교만에 빠질 때, 하나님처럼 행동하고 싶어 합니다. 겸손한 지도자가 존경 받고 칭송되기를 기도할 이유입니다.

 

부와 명예를 타락의 도구로 삼은 것은 큰 잘못입니다(3-6).

아모스가 활동하던 북왕국 이스라엘은 정치적으로 안정되고, 경제적으로 발전했지만, 극소수의 권력자들만이 호사를 누리던 시대였습니다. 엄청난 수익이 발생하는데도 불구하고, 수고의 땀을 흘린 노동자들에게는 재분배되지 않았고, 균형을 잃을 뿐 아니라, 불만이 팽배한 사회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북왕국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은 쌓아둘 곳 없을 만큼 많은 재산을 가무와 향락에 깊이 빠져들었습니다. 이런 나라가, 이런 사회가 어떻게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있으며, 희망이 있는 나라가 될 수 있겠습니까? 지도자들이 스스로 윤리적인 삶을 포기한다면, 제도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배려하는 수단이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복지나 교육에 기부하도록 적극적으로 유도할 뿐 아니라, 그런 사람들에게 명예를 얻도록 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때를 놓치면 화를 당할 수밖에 다른 길이 없습니다(7).

오래 전에 고대 로마 유적지를 찾은 적이 있습니다. 가이드는 한 귀족 집을 보여주었는데, 전쟁에 패한 왕족이나 귀족들을 노예로 부리며 그들이 사는 방은 파출소의 유치장과 같았습니다. 그리고 집 모퉁이에 돌 항아리도 보여 주었는데, 음식을 토하는 용기였다고 합니다. 먹을 것이 너무 많은데 배가 부르니까 토하고 다시 먹기 위해서 그렇게 했다는 것입니다. 이런 로마가 망하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이스라엘은 풍요와 번영의 나라였지만, 아모스의 예언대로 앗수르에 의해서 멸망당했습니다. 잘못된 삶을 산 때문이기도 하지만, 회개할 기회를 놓친 것이 더 큰 문제였습니다. 예언자가 경고를 했을 때, 교만한 삶을 멈춰야 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지으신 본래의 자신에게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지금 우리들이 멈춰야 할 교만이 무엇인지 돌아볼 시간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