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082호(2020. 10. 6. 화요일).
시편 시 106:43-46.
찬송 233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생각이 깊은 미경 이에게> 미경아, 작은 엄마야. 미경이 편지 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단다. 서점에서 미경이가 그랬었지. “저도 이런 동화책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그런데 미경이랑 며칠 함께 지내면서, 또 미경이가 보내준 편지를 읽으면서, 작은 엄마는 벌써 미경이의 팬이 된 것 같아. 무엇이든 아주 골똘히 쳐다보는 버릇하며, 저금 엉뚱한 질문들, 무엇보다 뷔페식당에서 친구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 이런 것들이 뭉쳐져서 우리 미경 이를 아주 동화작가 로 키워낼 것 같구나. 작은 엄마는 동화작가가 되지는 못했지만 동화책 속의 주인공들과 친구처럼 잘 지냈었지. [빨간 머리 앤], [키다리 아저씨], [알프스 소녀 하이디], [작은 아씨들], [꿈을 찍는 사진관]. 이런 동화들을 너무 여러 번 읽어서 지금도 몇 페이지에 어떤 삽화가 그려져 있는지, 어떤 대목을 읽다가 찔끔 눈물을 흘렸었는지 전부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아. 미경이 덕분에 작은 엄마도 골똘히 생각을 좀 해 봤지. 그런 책들을 많이 읽어서 좋았던 점들은 무엇이었나? 배웠다면 또 뭘 배웠을까? 그런데 미경이 편지에 답이 있더구나. 뷔페식당에서 할머니랑 둘이 사는 친구 진영 이를 생각했다는 대목, 그래, 책을 통해 제 각각 다른 성격의 친구들에 대해서 많이 읽고 배우지 않았다면, 절대로 그런 연상 작용을 할 수 없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고, 다양한 이유 때문에 행복하기도 하고 불행하기도 하다는 것을 배우기 위해서, 우리가 전 세계를 떠돌아다닐 수는 없겠지. 하지만 책을 읽으면 방안에서도 그런 여행이 가능하지 않니? 그런 여행을 많이 하다보면, 절대로 자기만 생각하고 자기 욕심만 채우는 사람이 될 수는 없을 거야. 이제 작은 엄마는 미래의 동화작가 미경이의 팬이 됐으니까, 좋은 책 보이면 사서 보내줄게, 그럼 우리 미경이도 더 열심히 읽고 더 많이 생각하고, 일기도 편지도 더 많이 쓰길 바래. 안녕. <KBS FM 1, 노래의 날개 위에, 2008년 8월 15일 방송> b.
2. “나사로를 죽이려는 음모(9-11절)”과 “예루살렘 입성(12-19절)”을 읽었습니다. 오늘은 둘째 단락을 묵상하려고 합니다. 유대 지도자들에게 나사로가 미움을 받게 된 것은 그의 집으로 모여드는 수많은 유대인들 때문이었습니다. 그 원인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나사로를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사로를 살리신 예수님을 보려고 유대인들이 몰려든 것을 참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인간의 질투심은 아주 오래된 질병이며, 그로 인해서 수많은 비극이 연출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은 구약에 예언된 메시아 입성의 성취이기도 했습니다(시 118:25-26, 스가랴 9:9, 이사야 40:9). 물론 본문은 공관복음서와 함께 기록된 전체 4복음서의 일치된 내용입니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오늘 본문에는 종려나무 가지, 새끼 나귀 그리고 호산나라는 소품들이 등장하는 것을 주목하게 됩니다. 공관복음서가 “나무 가지를 흔들다.”와는 달리 특이한 것은 요한복음서만이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었다고 기록하는 점(공관복음서는 그냥 나뭇가지로), 나귀 새끼는 로마의 기마부대의 말들과는 비교되는 초라한 당나귀 새끼라는 점, 그리고 호산나란 외침은 본래 “구원해 주시옵소서.”라는 짧은 기도였는데, 예수님 당시에는 찬양의 외침으로 새로운 전이된 것이라고 합니다.
초라한 예수님과 그 일행의 예루살렘 입성 기사는, 비록 대망의 메시야 출현과는 대조적인 장면이지만, “호산나”라는 외침 속에서 반전을 가져온다 하겠습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의 나라는 밭에 뿌려진 씨앗처럼 수많은 실패와 절망을 딛고서 거둬들이는 30, 60, 100배의 엄청난 열매이며, 밭에 감춰진 보물이나, 가장 큰 진주를 발견한 장사꾼처럼, 자신의 모든 것을 다 팔아 그것들을 사는 일이라고 말입니다. 그런 점에서 유대인의 메시야 대망 사상은 사람들의 기대와는 정반대의 초라한 모습으로 시작하지만, 실상은 온 세상을 그 근원을 뒤집어엎는 위대한 역사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남녀노소와 빈부귀천이 전혀 기울지 않은 운동장에서, 손에 손을 잡고 노래하며 춤추고 뛰어가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입니다. 그야말로 황무지에 장미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세상의 출현 말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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