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255호.
시편 시 141:9-10.
찬송 410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삶이 각박하고 어려울수록 따뜻함이 그리워지는데요. 그래서 먹고 살기 힘든 현실적인 춘궁기가 애정의 춘궁기가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의 체온이 유난히 그리워질 때가 있지요. 평소에는 혼자 잘 먹던 밥도 누군가와 먹고 싶어지고, 혼자 잘 마시던 차도 누군가와 같이 나누고 싶고, 그렇게 누군가가 그리워지는 계절이 아마 이맘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은 허물없는 친구 한명 만나서, 함께 식사라도 함께 하고, 차도 한 잔 나누고 싶어지네요.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07월 3월 25일 방송>
2. 오늘 종려주일(혹은 고난주일)의 구약성경 슥 9:9-12을 본문으로 “구원을 베푸실 우리의 왕”이란 제목으로 설교하려고 합니다. 스가랴서는 예언자의 이름에서 왔고, 목적은 이스라엘 백성을 격려하려는 것으로, 훗날 메시야를 통해서 이루어질 영광스러운 미래를 맞을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바로 그 말씀이 오늘 본문으로 마 21:1이하에서 인용되었습니다.
구원을 베푸실 메시야는 나귀 새끼를 타고 오실 평화의 왕이라 소개합니다(9-10절).
인류 역사에는 수많은 구세주들이 등장합니다. 대부분이 병거와 군마를 앞세운 강한 힘을 가진 군주였습니다. 그런데 스가랴가 소개하는 메시야는 군마를 대신한 나귀 새끼이고, 병거와 활을 꺾어 버린 왕이라고 했습니다. 그 이유는 온 세상에 정의와 평화를 선포하고, 정의와 평화로 다스리기 위해서라고 말씀합니다. 절대적인 힘과 권력을 가진 존재라는 의미에서 왕은 필요조건이 됩니다. 그러나 정의와 평화의 세상을 위해서는 군마나 병거 그리고 활을 근원적으로 없애야 합니다. 무력으로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많은 정치 지도자들이 정의와 평화를 약속하며 겸손을 가장했지만, 그것은 백성들을 속이는 속임수에 불과했었습니다. 힘과 권력은 언제든 폭력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구원을 베푸실 메시야는 피로 약속했고 그 약속대로 평화의 세상을 선포합니다(11-12절).
인간 사이에서의 약속은 허망할 때가 많습니다. 심지어 자기 자신과의 약속도 신뢰할 수 없을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약속은 언제나 신뢰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인 성경은 그 사실을 확인시켜 줍니다. 크고 작은 약속들이 부지기수이지만, 하나님의 첫 번째 큰 약속은 아브라함에게 100살에 아들이삭을 주신 일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큰 약속은 구세주 메시야를 세상에 보내주시겠다는 약속입니다. 이 두 약속의 공통점은 피의 약속이라는 것입니다. 할례를 통한 것이고(창 17:1-8), 십자가를 통한 것이었습니다(마 26:26-29). 첫 번째 피 흘림은 인간 쪽이었고, 두 번째 피 흘림은 하나님 쪽이었습니다. 생명을 담보로 약속한 것이었습니다. 그 피의 약속의 목적은 정의화 평화의 세상이었습니다.
구원을 베푸실 메시야는 창조와 종말에 참여하실 예수님이십니다(요 8:56-58).
신학자들은 아브라함을 역사시대의 첫 인물로 간주합니다. 그러니까 아브라함 이전은 선사시대(先史時代)입니다. 예수님은 아브라함 이전에 계셨던 분이며 동시에 세상 끝날에 심판주로 계실 분입니다. 그래서 예수님 이외에 세상을 죄와 죽음에서 구원할 메시야는 존재할 수 없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성경의 말씀이고 예수님 자신의 말씀입니다. 그래서 믿음에 초대된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흔들릴 수밖에 없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믿음을 선물로 받은 사람들인 때문에 창조와 종말에 참여하실 예수님을 구주로 믿고 고백합니다. 자칭 신앙의 사람이라고 말하는 유대인들은 여전히 율법의 사람일 뿐 신앙의 사람들이 아닙니다. 인간의 이성과 행위에 그들의 신앙을 세워보려고 힘쓰는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을 믿는 사람들은 하나님의 능력과 말씀에 순종하려고 힘쓰는 때문에 메시야의 구원행동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3. 어제 상추 42포기와 도라지 13포기를 심었는데, 봄비가 조용히 내려 감사했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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