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350(2021. 7. 1. 목요일).

시편 시 17:1-3.

찬송 445.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기차역 주변에서 물웅덩이를 훌쩍 건너뛰는 사람의 모습을, 순간적으로 포착한 사진, 무척 유명하지요. 그 사진의 작가인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은 1952년에 20년 동안 찍은 사진을 모아 책을 펴냈습니다. [재빠른 이미지] 라는 제목의 책. 그 책 맨 앞에는 <결정적 순간> 이라는 서문이 실렸습니다. 사람이든 상황이든 거기서 그들을 나타내고 표현해 주는 결정적인 어떤 인상과 순간을 포착해 내는 게, 사진에서는 가장 중요하다는 내용의 서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서문은 그 자신에게야말로 결정적인 글이 됐지요. 그동안의 사진 책을 통틀어 가장 뛰어난 서문이자 글로 평가받았던 겁니다. 미국에서는 아예 [결정적 순간]이라는 제목만으로, 별도의 책이 출판될 정도였지요. 그런 브레송의 글과 사진을 가리켜 평론가 제라르 마센은 그는 자를 지니지 않는 기하학자임과 동시에 사격의 명수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결정적 순간을 더 없이 정확하게 포착해낸 사진작가이자 에세이스트라는 거지요. 음악회 시작 전에 준비시간부터 이제 막 음악회 시작을 알리는 그 순간까지를 정말 좋아해서, 늘 음악회 30분 전부터 가 있다는 칼럼니스트의 글도. 그 어떤 결정적인 순간과 인상을 자 없이도 한 치의 어긋남 없이 정확하게 포착해내는 사진작가의 사진과 글도. 다시금 새로운 달과 계절을 맞는 마음에 깊이 새겨두고 싶어집니다. 일상과 미래에 어떤 결정적인 순간이, 7월과 여름에 담을 수 있기를 바래 봅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272일 방송>b.

 

2. “엘리의 집은 망한다(27-36)”을 읽었습니다. 우리 시대의 화두 중 하나는 공정과 정의라고 합니다. 특혜와 반칙이 용납되지 않는다는 뜻일 것입니다. 우리의 현실은 정 반대라는 뜻이라 하겠습니다. 제사장이며 사사인 엘리에게 보내신 하나님의 사자는, 이집트 종살이 하던 때와 출애굽 하던 때를 회상시키며, 레위 지파를 선택하여 하나님을 섬기는 중책을 맡겼음을 일깨워줍니다. 그런데 그 중책을 소홀히 여기고 오히려 자식을 더 중히 여기는 잘못을 저지른 것을 문책합니다. 그러면서 야훼 하나님을 존대하는 자는 소중히 여기겠지만, 멸시하는 자는 천대하리라고 선언을 하십니다. 그리고 엘리의 집안에서는 두 번 다시 늙은이를 볼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예언하십니다. 그러니까 하나님과 백성들 사이에서 화해와 용서의 역할을 하는 제사장의 가문이라고 해서, 편법으로 벌을 경감하거나 덮어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따지고 보면 이는 우상숭배의 죄목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보다 자식을 더 사랑하는 잘못 말입니다.

   엘리 집안은 제사장의 정통성을 가진 아론의 집안입니다. 혈통을 중시하는 유대인 사회에서 아론의 직계 가족은 레위인 중에서 레위인 입니다. 엘리는 아론의 넷째 아들로 순혈 레위 가문입니다. 그런데 그런 명문 가족인데도 엘리의 두 아들은 말 그대로 망나니였습니다. 하나님께 세상의 명문 가족은 어떤 의미일까요? 하나님께는 모든 인생이 동등한 사랑과 기회가 허락돼 있습니다. 물론 하나님께서 특채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는 점입니다. 곧 거짓과 위선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서 공의와 인애를 기대하신다는 것입니다. 이런 모습이 가장 잘 나타난 곳이 아모스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2의 이스라엘 황금시대라고 할 수 있는 여로 보함 2세 시대에 활동했던 선지자 아모스는, 도덕적 사회적 그리고 종교적으로 타락한 시대정황을 개탄한 나머지, 그들이 드리는 풍성한 제사와 찬송을 집어치우라고 역정을 내며, 하나님의 심판을 준엄하게 선포하였습니다. 하나님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빗나간 신앙을 꾸짖는 것입니다. 풍성한 제물을 바치고, 성공과 출세를 신앙생활의 목표처럼 자화자찬하는 기복주의는, 성전에서 하나님을 찾을 수 없게 된다고 말입니다. 유명 기독교 작가인 필립 얀시는 <, 내 안에 하나님이 없다>라는 책에서, 십 수 년을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하나님의 뜻을 따르려는 생각 보다는 세상 것들로 가득 차 있는 것을 통렬하게 꾸짖고 있습니다.

 

3. 오늘 백신 2차 접종을 받습니다. 주변에서는 2차가 힘들다고 겁을 주지만 센 척을 해 보였습니다. 아산 이순신 종합운동장 특별진료소에서 진행한다고 합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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