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348(2021. 6. 29. 화요일).

시편 시 16:5-7.

찬송 234.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아직 농사일이 기계화되기 , 농촌에는 물 광이라는 게 있었다고 합니다. 말 그대로 물을 가두고 저장해 두는 광, 물 창고였지. 저수지가 모두 함께 쓰기 위한 공공의 물 창고였다, 물 광은 개인이 만들고 소유한 개인 저수지였던 셈입니다. 그런 물 광에 물이 가득해 지는 건 비가 오는 날이었습니다. 비가 많이 올 때 물 광에 그 빗물을 저장해 두었다가 가물 때 퍼다 쓰는 거였습니다. 빗물로 햇빛을 구하는 오늘의 넘침을 아껴서 미래의 어려움에 대비하는 창고였던 거지요. 산정호수에서 처음만나 보트를 함께 탔던 남자친구와 헤어진 , 만난 1년쯤 되었을 때였습니다. 매사 열심이고 선하던 그 사람에게 큰 상처를 주고 떠났었습니다. 더 좋은 사람이 생겼으니 더 행복하고 더 좋은 일만 기다릴 줄 알면서 이었습니. 사랑의 감정도 변하는 것이니, 그 사람을 떠난 게 잘못은 아니었을 겁니다. 하지만 떠나면서 굳이 주지 않아도 될 모욕과 상처까지 준 건, 돌이켜 생각해 보니 절대 잘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어쨌든 후 자신의 모든 일은 계속 곤두박질이었습니다. 그러다 이제는 마침내 마음도 상황도 바닥에 까지 이르렀다는 기분입니다. 그런데 하필 산정호수의 거북이 등껍질 같은 바닥 사진을 보게 되다니. 이런 날들을 생각지 못한 자신이, 쓰기만 하고 채우지는 못한 자신의 빈 창고가 진심으로 후회스러워집니다. 더는 이렇게 지내서는 안 되겠다는 자각을, 마음 저 밑바닥으로부터 처음으로 절실히 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2628일 방송>b.

 

2. “한나가 사무엘을 하나님께 바치다(21-28)”한나의 감사찬양(2:1-11)”을 읽었습니다. 오늘 묵상은 둘째 단락입니다. 성경에는 여러 사람의 기도문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시편에는 다윗 왕과 솔로몬 왕의 기도문이 많이 있고, 그 밖에 한나와 드보라, 그리고 입다와 이사야, 마리아와 바울 등의 기도문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어쩌면 신앙인의 삶이란 기도를 빼놓고는 말할 수 없을지 모릅니다. 기도가 곧 그 사람의 신앙생활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소개하는 한나의 기도는 하나님의 은총으로 아들을 낳게 된 것을 확신하며 3년 된 황소 한 마리와 밀가루 한 에바 그리고 포도주를 한 가죽부대에 담아 하나님의 성소가 있는 실로에 가서 제물로 드린 후에 하나님 앞에 엎드려 드린 기도입니다. 기도의 첫 연은 하나님 같은 거룩하신 분, 바위 같은 분이 없으시다고 기도하는데, 하나님은 부끄러워 고개를 들지 못하던 사람으로, 승리의 기쁨에 넘치게 하심이라 합니다. 둘째 연은 하나님 앞에서 거만하지 말아야 한다고 기도하는데, 하나님은 용사의 활을 꺾기도 하시지만 비틀거리는 군인을 일으켜 세우시며, 부자는 떡 한 조각을 얻으려고 품을 팔아야 하고, 굶주린 자는 다시는 굶주리지 않게 하시는 분이라고 기도합니다. 셋째 연은 하나님은 생사를 주관하시는 분으로, 쓰러지게도 일으켜 세우시기도 하시며, 쓰러진 천민과 잿더미에 뒹구는 빈민을 귀인과 한 자리에 앉게 하신다고 기도합니다. 넷째 연은 땅과 하늘은 하나님의 것으로 하나님을 따르면 그 걸음을 지켜주시지만, 불의하게 살면 캄캄한 가운데 말문이 막힐 것이라 합니다. 다섯째는 제 힘으로 승리하는 인생이 없고, 야훼께 맞서는 자는 망할 것을, 그러나 하나님이 세우시고 기름 부은 왕들은 이름을 떨치게 될 것이라 합니다.

   한나의 기도는 훗날 마리아의 기도로 이어지는 듯합니다. 남존여비가 엄혹했던 시절에, 흥하거나 형통하면 신앙심이 좋은 사람이고 그 반대는 신앙심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던 시절에, 오히려 힘 있고 부유한 자들을 끌어내리고, 그 자리에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을 올려 세우는 하나님의 섭리를 꿰뚫어보고 있다는 것은 얼마나 두렵고도 무서운 생각이겠습니까? 마리아의 기도 Magnificat는 정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예수님의 정신과 삶을 잘 반영하고 있어서 큰 감동을 받곤 합니다. 한나의 감사기도에서도 그런 대목들이 들어있는 점에서 한나는 그냥 평범한 아낙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여느 제사장보다도 하나님의 전능하심과 능력과 위엄에 맞서는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꾸짖고 있는 여장부였음에 분명합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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