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793호(2025. 6. 13. 금요일).
시편 119:124-126.
찬송 53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잎은 많지만 뿌리는 하나, 내 청춘의 거짓된 허구한 나날을, 햇빛 속에 잎과 꽃들은 흔들었지만, 이제는 시들어 진실 속에 파묻히련다.” 아일랜드의 시인 W. B. 예이츠(1865-1939)의 <지혜는 시간과 더불어 오다>입니다.
2. “야훼께서 그릇된 예배를 심판하신다(1-4절)”을 읽었습니다. 신앙생활에서 가장 어렵고 힘든 게 예배가 아닌가 싶습니다. 바른 예배를 드린다는 것이 어렵다는 말입니다. 물론 종교들 마다 저들 나름의 예배가 있고, 그 원리와 원칙이 있을 것입니다. 다른 종교의 예배가 낯선 것은 그들의 원리와 원칙을 잘 모르는 때문입니다. 가령 우리 기독교회만 해도 교파마다 확연히 다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가 45년 전에 독일 뉴우런백 교회의 날 행사(일주일간)에 참석했던 기억이 났습니다. 개회 예배를 어느 너른 공원 잔디밭에서 열렸는데, 갑작스럽게 아프리카의 경쾌한 음악이 들리더니 한 무리의 색채 찬란한 탄자니아의 성가대가 찬송과 엉덩이춤을 추면서 입장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무도회를 연상시킬 정도로 신바람 나는 찬양과 엉덩이춤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경건한 마음과 몸으로 예배를 준비하고 있던 저는 눈이 휘둥그레졌음은 물론입니다. 그때 저는 많이 놀랐으면서도 그들의 예배를 이해하려고 힘썼습니다. 예배는 예배자들의 문화를 최대한 반영한다고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이른바 예배의 두 요소, 하나님께서 예배자들 가운데 임재하시는 것을 나타내는 성례전적인 요소들과(Sacramental elements/ 성경봉독, 설교, 축복선언 등) 함께, 예배자들이 하나님을 향해서 바치는 것을 말하는 제사적인 요소(Sacrificial elements/ 기도, 찬양, 감사 등) 중에서, 적어도 제사적인 요소만은 이른바 토착화 되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성경말씀을 읽거나 설교말씀을 선포하는 것은 진정과 경건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예배 가운데 임재하시는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기도와 찬송 같은 것은 예배자들의 삶의 배경과 무관할 수 없을 것입니다. 기쁨과 슬픔 그리고 감사를 여과 없이 나타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때 배운 것이 있었습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자신들의 문화를 예배 가운데서 표현하고 있는데 반해서, 우리는 우리의 문화가 아니라 서양의 문화를 닮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현실을 깨달은 것입니다. 그것을 제대로 알려준 분이 판소리 명창 고 박동진 선생님이었습니다. 어느 핸가 성탄절 특집으로 판소리 한 마디였습니다. 요셉과 마리아 일행이 예수님을 낳으려 마구간에 들어가는 장면에서는 얼마나 눈물을 흘렸는지 모릅니다. “여봐라 사람들아! 하나님의 아드님이 마구간에서 태어나셨다. 누구도 만삭의 마리아를 환영하지 않는구나! 이럴 수가 있느냐? 이래서는 안 되지 않으냐?” 단 몇 마디에 마음이 송두리째 울고 있었습니다.
잘못된 예배란 어떤 것일까요? 그것은 성경적이지 않은 것입니다. 그 결과 다른 종교들처럼 하나님을 삼신 할매나 옥황상제를 모시듯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인격적이지 않게 언제든지 제물에 의해서 마음을 바꾸거나 돌릴 수 있는 그런 바윗덩어리처럼 여기는 일입니다. 엘리야와 기도 대결을 벌였던 바알의 제사장들처럼 광란에 춤을 추는 것이 그런 예일 것입니다. 두 번째는 말씀이신 하나님이 아니라 인간 자신들이 만든 우상을 섬기는 모습으로 일관하는 것을 말한다 하겠습니다. 성경을 읽기는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님의 뜻을 찾으러 고민하기 보다는 이미 정해진 천편일률적인 자기만족에 취해 있다는 것은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계룡산을 오르는 길목에 약병을 들고 있는 약사여래 미륵불이 있는데, 그곳에는 많은 제물들이 차려져 있곤 했습니다. 이런 것은 민간신앙과 결합되어서 인간들을 괴롭히는 온갖 질병으로부터 건강을 되찾고자 하는 열망이 담겨 있다하겠으며, 책을 들고 있는 학사 여래 미륵불도 있는데, 그 앞에서 소원을 빌면 대학에 합격한다는 것 또한 민간신앙과의 결합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이런 우상들은 얼마든지 생겨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이런 세속적인 욕망을 이루기 위한 열심히 예배라는 형식으로 표현되는 것이, 이제는 소위 수능 기도회가 연중행사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서울 의대와 이화여대 의대에 남매를 합격시킨 부산의 한 권사님은, 자녀들이 공부하는 동안 그들 곁에서 뜨개질을 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함께 고통을 나누었다 간증했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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