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792(2025. 6. 12. 목요일).

시편 119:121-123.

찬송 228.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헤르만 헷세는 <들을 건너서>란 시를 남겼다. “하늘을 건너서 구름은 가고, 들을 건너서 바람은 간다. 들을 건너서 가는 길손은, 내 어머니의 유랑의 아들. 거리 위를 나뭇잎으로 날려가고, 나뭇가지 위해서 새는 지저귄다. 저 산 너머 어딘가에 머언 고향이 있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그 고향을 향해서 바쁘게 걸어가는 길손들이 아닐까?

 

2. “옛 것이 지나가고 새 세계가 온다2(17-25)”을 읽었습니다. 이사야의 입을 빌어 말씀하시는 새 하늘과 새 땅에 대한 말씀은 너무도 충격적인 것이었습니다. 첫째는 하나님께서는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하시겠다 말씀하십니다(17-19). 그러니까 예루살렘도 새로 세우고, 그 시민들도 새로 나게 하시며, 다시는 울음소리도, 부르짖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 나라로 말입니다. 둘째는 그 나라에서는 제 명을 다하고 죽을 것이라 말씀하십니다(20-23). 영아/嬰兒의 죽음이나, 천수를 다하지 못한 노인의 죽음이 없을 것이고, 100세에 죽는 이는 젊은 나이에 죽었다 하고, 100세 전에 죽는 경우는 벌 받은 경우라 할 것이며, 제 손으로 지은 집에 살고, 제 손으로 가꾼 포도를 따 먹고, 헛수고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놀랍지 않습니까? 천지개벽이 된 세상에서도 죽음이 있다는 말씀과, 그곳에서도 손으로 집을 짓고 손으로 가꾼 식물을 먹는다니 말입니다. 무료해서 지루한 삶이 될 것이라 걱정할 필요가 없다 말씀하십니다. 셋째는 하나님과 그 백성들 사이에서는 말이 없어도 서로 통하게 되고 늑대와 양이, 사자가 소처럼 풀을 뜯고, 어디에서나 분쟁도 다툼도 없는 평화로운 세상이 될 것이라고 말입니다(24-25). 어떻습니까? 이를 두고 후천년설을 주장할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실 새 하늘과 새 땅의 모습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15, 16년 전에는 제가 사는 마을도 시끌시끌했습니다. 고함소리가 들리고, 욕설도 오고 갔습니다. 그래서 터를 잘못 잡았다 후회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쌈꾼 몇이 마을을 떠나가고 평화로운 곳이 되었습니다. 간간히 개들이 짖는 소리와 잔디 깎는 예초기의 호들갑스러운 소리가 들릴 뿐, 예쁜 꼬리를 끄덕 거리며 날아다니는 산새들의 노래 소리가 적막을 깨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천국이란 어떤 곳일까를 셈해보기 시작했습니다. 손만 뻗으면 맛있는 과일이 주렁주렁 열리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적어도 아침저녁으로는 긴 호스로 채전에 물을 주어야 하고, 잔디밭에 질기도록 돋아나는 크로버 뿌리를 캐내야 하는 곳입니다. 감나무에 꽃이 피면서 올해도 수백 개의 감 열매를 수확할 수 있구나 생각하면 안 됩니다. 주머니깍지벌레, 감관총채벌레, 갈색날개 매미충, 깍지벌레, 탄저병 등 감 열매를 병들게 하는 벌레들을 방제/防除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감의 품질은 물론 낙과도 각오해야 합니다. 새 하늘과 새 땅에서도 필요한 땀과 수고는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적당한 일거리와 노동이 요구된다는 뜻입니다. 이렇듯 성경에는 매우 다양한 새 하늘과 새 땅에 대한 소개를 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나름대로 새 하늘과 새 땅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나라는 삶과 죽음이 헛되지 않을 정도로 평온하고, 감사와 보람을 느낄 만큼의 노동이 있는 곳이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결정적인 것은 피 흘리며 싸우거나 다투는 곳이 아니라, 평화와 기쁨이 잔잔히 흐르는 곳이라고 말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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