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484(2021. 11. 12. 금요일).

시편 시 38:19-21.

찬송 542.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그가 말했다. “환합니다/ 감나무의 감이/ 바알간 불꽃이/ 수도 없이 불을 켜/ 천지가 환합니다감은 서리가 내리기 전에 따야 합니다. 채 익기 전이라 땡감입니다. 섣불리 달려들었다가는 세상에 다시없을 떫은맛에 혀가 놀라, 나도 모르게 퇘퇘 뱉어낼 겁니다. 하지만 땡감을 쌀독에 묻어두면 신기하게도 잘 익어서 둘이 먹다가 하나가 쓰러져도 모를 풍성한 단 맛을 냅니다. 그처럼 대부분의 감은 나무에서가 아니라, 수확 후에 본격적으로 맛이 듭니다. 그렇다면 정현종 시인이 <환합니다> 라는 시에서 이렇게 읊은 감은 무엇이었을까요? “환합니다/ 감나무의 감이/ 바알간 불꽃이/ 수도 없이 불을 켜 천지가 환합니다/ 이 햇빛 저 햇빛 다 합해도 저렇게 환하겠습니까그건 석과불식, 석과는 나뭇잎과 열매가 모두 떨어지고 마지막 남은 열매, 그러니 석과불식이란 마지막 열매는 먹지 않는다는 뜻이지요. 이솝 우화 <여우와 신포도주>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먹을 수 없어서 먹지 않는다.”가 아닙니다. “먹을 수 있어도 먹지 않는다.” 입니다. 석과로 남은 홍시는 겨울철에 먹이를 구하기 힘든 까치의 밥이 되어주고, 또 다른 많은 석과들은 내년 봄 땅에 심으면 썩어서 새싹이 되어 밀알이 됩 겁니다. 서양에도 석과 불식과 비슷한 말이 있습니다. 곡식을 추수할 때 떨어진 이삭을 줍지 말고, 가난한 자와 나그네를 위해서 내버려 두라는 말입니다. 이 전통에서 나오는 명화가 장 프랑스와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이지요. 그림에서 이삭은 우리식으로 까치밥, 석과 입니다. 그러니 동서양을 막론하고 다 먹지 않는 건 기본적인 예의였습니다. 옛날보다 사람 사는 정이 덜하다면, 사람이 사람에게 마음 열기가 힘들다면, 많은 사람들이 먹을 수 없어도 내가 다 먹는다고 마음먹기 때문은 아닐까요? 그러나 정현종 시인은 <환합니다>를 이렇게 마무리 합니다. “서리가 내리고 겨울이 와도/ 따지 않고 놔둡니다/ 풍부합니다/ 천지가 배부릅니다/ 까치도 까마귀도 배부릅니다/ 내 마음도 저기 감나무로 달려가/ 환하게 환하게 열립니다”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41030일 방송>

 

2. 포로에서 돌아온 사람들(5-73)”을 읽었습니다. 우리나라가 외세에 침략을 당한 회수를 931회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그 근거가 모호하다고 합니다. 심지어 일제 침략기간을 36년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 계산하면 이보다 1년이 작은 35년이 맞습니다(1910.8.29.-1945.8.15.). 이에 비하면 유대민족은 70년이란 기간을(1차 포로 주전 605년 성전 건축시작 536)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갔던 것을 생각하면 불행한 민족중의 하나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은 이른바 바벨론 유수(幽囚)에서 귀환한 사람들과 짐승들까지 낱낱이 헤아리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겠습니다. 우선 통계적으로 살펴보면, 귀환자 총 49,897명 중에는 지도자 11명과 평민 24,144, +8,540 제사장 4,289, 솔로몬의 신복 392명 등이 포함되며, 736마리의 말과 245마리의 노새 등 짐승이 8,136마리이며, 바사왕 고레스가 예루살렘 성전에 있던 각종 금 은 기명들을 돌려보냈는데, 무려 5,400점이었던 것입니다. 이로써 “70년 만에 귀환하리라.”는 예언이 그대로 성취된 것입니다(25:11-12, 29:10). 하나님의 은총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놀랍게도 성경은 요즘처럼 성이 개방된 시절에도 낯이 뜨거워 어찌할 바 모르겠는 역사적 사건들을 그대로 기록해 두고서 오고 오는 세대의 사람들에게 확인 또 확인하게 하고 있습니다. 왤까요? 부끄러운 역사는 반복되어서는 안 되는 때문입니다. 소돔과 고모라 사건 이후의 롯의 가문에서 벌어진 근친상간(19:30-38)이나, 성군이라 침이 마르도록 존경해 마지않는 다윗이 유부녀를 겁탈하고 그 남편을 사지로 몰아넣은 악한 사건(삼하 11:2-25)을 기록한 까닭은 역사적 사실들을 되풀이하지 않는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는 교훈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이른바 뉴라이트 계열의 지도자들이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 것은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들이 활개를 치고 살아가는 것을 방관하는 것 역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지식인의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부끄러운 역사를 잊은 민족은 희망이 없습니다. 동시에 자랑스러운 역사를 들어내지 못하는 민족도 희망이 없습니다. 성경이 이것을 우리에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3. 바로잡습니다. 묵상자료(1110), 현동환 현동완, 사회부장관 보건사회부장관으로 고칩니다. 자료 출처는 <기독교 사상> 1993년도 12월 호입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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