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7485(2021. 11. 13. 토요일).

시편 시 39:1-2.

찬송 358.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그가 말했다. “예술가로써 항상 당신 자신을 연기하라. 당신은 절대 당신 자신에게서 도망칠 수 없다. 무대에서 자아를 잃는 순간이 과장된 거짓 연기가 시작되는 순간이다.” 인생이 연극이라면, 우린 하루에도 몇 개의 무대에 번갈아 가며 섭니다. 크게는 직장과 가정으로, 세부적으로는 누굴 만나느냐에 따라, 다른 무대에 선다고 할 수도 있지요. 우린 삶아 있는 동안 맡은 배역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세상살이나 인간관계의 대부분도 자신이 맡은 배역을 잘 해내면 무난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기 위해서, 진짜 나는 여기에 벗어두고, 가짜 나를 입는 게 현명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그 결과 나타나는 건 조지 칼란의 말마따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딱 해고되지 않을 만큼 열심히 일하고, 겨우 일을 때려치우지 않을 정도의 급여를 받는다가 아닐까요? 그 보다는 콘스탄틴 스타니스플라스키의 말을 참고삼아 봅니다. “예술가로써 항상 당신 자신을 연기하라. 당신은 절대 당신 자신에게서 도망칠 수 없다. 무대에서 자아를 잃는 순간이, 과장된 거짓 연기가 시작되는 순간이다.” 정형화된 연기가 아닌 진실하면서도 살아 있는 연기라는 말은, 연기자에게 보내는 최고의 찬사입니다. 그러나 100여 년 전에 정형화된 연기가 잘하는 연기였고, 러시아의 배우이자 연출가인 콘스탄틴 스타니스플라스키가 그 흐름을 바꾸어놨습니다. 1930년대 미국에서 리 스트라스버그가 스타니스플라스키의 이론을 발전시켜 메소드 이론을 정립했고, 엑터스 스튜디오라는 학교를 만들었는데요. 제임스 딘, 말론 브란도, 알파치노, 로버트 버니로, 스티브 맥퀸, 더스틴 호프만, 폴 뉴면, 잭 니콜슨과 같은 명배우들이 이 학교에 다녔습니다. 스타니스플라스키 이론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무대에서는 매 순간 극중 인물로 삶을 살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극중 인물을 탐구해서 내면적으로 일치하면 부분을 찾아내야 한다고 하빈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연기하는 게 아니라, 내 안에 어떤 심리적인 부분이 인물로 살아나서 무대 위의 삶을 사는 거지요. 나와 내가 맡은 역할들 그 배역이 나를 선택했다면, 내와 내면적으로 일치하는 점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그러니 예술가로써 항상 자신을 연기해도 좋습니다. 하지만 만약 과장된 거짓 연기를 하게 만드는 배역이라면, 돌아볼 일입니다. 그건 더 이상 내가 아니라는 뜻, 진실하지도 살아 있지도 않다는 거니까요.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4113일 방송>

 

2. “초막절을 지키다(1-18)”을 읽었습니다. 유대인의 3대 명절은 첫째 유월절로 애급에서 종살이를 청산하고 해방된 것을 기념하는 절기이고(23:6, 33:3), 둘째는 오순절 혹은 칠칠절이라 불리는 첫 열매를 드리는 감사절이며(23:10-14), 셋째는 초막절 혹은 장막절이라 불리는 40년간 유대 광야에서 살았던 것을 기념하는(23:42-43) 절기가 그것입니다. 그런데 절기를 지키는 방법이 우리나라와 많이 다른데, 그것은 역사적 사건들을 재현하며 백성들이 그 사건들에 참여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초막절의 경우는 유대 공동체가 있는 곳에서는 연합으로 지키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신의 집 밖에 나가 광야시대에 조상들이 살았던 방식을 따라, 초막을 짓고 그 안에서 마른 떡과 최소한의 물을 마시며 지낸다는 것입니다. 물론 가정의 연장자는 선조들의 광야 생활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그것을 체험하는 목적을 분명히 일깨워준다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단순히 명절의 이름과 의미를 간단히 알고 지키는 것이 아니라, 선조들이 겪었던 실제적인 삶을 체험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서구사회에서 잘 하는 대로 가족들은 그 경험을 서로 공유할 것입니다.

   위대한 민족은 자신들이 경험한 영광과 수치를 있는 그대로 보존한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포로에서 귀환한 지도자 에스라는 아론의 직계 제사장으로 신앙적인 면에서 무너진 신앙 역사를 새로 써 내려고 하였습니다. 그는 높은 단에 올라서서 율법서를 낭독하였는데, 우편에는 정통 제사장들을 세웠고, 백성들은 에스라가 야훼 하나님의 이름을 칭송할 때마다 아멘으로 화답하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리고 백성들에게 율법을 읽어주며 그 의미를 풀어주었습니다. 에스라는 산에 가서 올리브 나뭇가지와 종려나무 가지 등을 꺾어오게 해서 성경에 있는 대로 초막을 만들게 했는데, 옥상이나 마당 성전 뜰아래나 수문 앞 광장 등에 자신들의 초막을 만들도록 하고, 그 안에서 7일간 초막절을 지키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초막절 기간 동안 에스라는 율법서를 읽어주었습니다. 포로에서 귀환한 백성들이 어떤 심정으로 초막을 지켰으며, 율법서를 들었을 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민족의 역사와 신앙을 보존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지를 새삼스럽게 느끼는 장면입니다. 신앙 역사가 어떻게 전해져 왔는지를 가르칠 이유가 예 있다 하겠습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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