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238(2023. 12. 6. 수요일).

시편 시 34:10-13.

찬송 533.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12월에는 유독 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오르곤 합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이름과 또 그 수만큼의 얼굴들이 마음 언저리를 맴돌곤 하지요. 이 달에는 왠지 내가 지나온 시간들 또 그 시간들과 함께 했던 사람들과 마음으로 악수를 나누는 기분입니다. 한 해 동안 마음에 남겨진 일들이 있다면, 올해가 가기 전에 만나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면, 더 늦기 전에 이 겨울 안부를 전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누가 나뭇가지 위에 밤새 꽃을 심었나/ 곱게 눈 나라의 전설을 띄워 보냈나/ 하얀 꽃잎 사연 수북 쌓이는 이 포근한 눈꽃 사랑/ 이 아득하게 깊은 고요가 꿈결 같은 하얀 사랑/ 그대 마음에도 눈이 내리면/ 그대 마음에도 눈이 쌓이면/ 나누세요/ 은빛으로 빛나는 아침 햇살/ 눈꽃으로 전하는 뜨거운 겨울 안부/ 지금 전하세요/ 눈꽃이 지기 전에

    누가 나뭇가지 위에 밤새 꽃을 심었나? 시인은 아이처럼 순수한 마음을 지니고 있는 것 같습니다. 눈꽃이란 시어가 주는 어감 때문인지, 곡의 분위기는 참 맑고 순수하지요. 아무것도 첨가되지 않은 말간 흰색이 곡을 통해 연상되기도 합니다. 바람이 창문을 뒤흔드는 이 겨울밤과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곡이 아닐까 합니다. 이 소연 시 정 덕기 곡 <겨울 안부> 소개해 드렸습니다.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8125일 방송>

 

2. “사마리아는 망한다(9-4:3)”을 읽었습니다. 유대인들에게 사마리아는 아픈 손가락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남북 왕국으로 갈라지면서는 말입니다. 솔로몬 왕이 다스릴 때 까지만 해도 이스라엘 나라는 통일왕국이었습니다. 그런데 솔로몬을 계승한 르호보암이 왕권을 잡으면서 북쪽 열 지파는 북왕국 이스라엘로, 나머지 두 지파(유다와 베냐민)는 남왕국 유다로 갈라지게 되었습니다. 이런 분열의 결정적인 문제는 젊은 르호보암이 권위도 없으면서 솔로몬의 스타일을 고집했기 때문입니다. 솔로몬의 후기 정치는 실정이 많았는데, 가령 세금을 많이 부과한다던지, 백성들을 노역에 끌어들인다던지 하는 정치를 그대로 따라한 것입니다. 그래서 북왕국 이스라엘에 합류한 열 지파는 이런 정책에 반대한 여로보암을 지지해서 북왕국으로 갈라선 것입니다(왕상 12:4). 슬프게도 이 후로는 통일왕국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처음 얼마동안은 남북 왕국이 서롤 왕래도 하며 잘 지냈습니다. 그런데 두 나라 사이가 험악해 진 것은 신앙생활 때문이었습니다. 남북 왕국의 주민들이 예루살렘 성전을 중심으로 신앙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자연히 북왕국의 왕들을 불안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북왕국에도 성전을 급조한 것입니다. 단과 세겜에 산당을 지었는데, 금송아지 신상을 섬기게 한 것입니다(왕상 12:25-33). 궁금해 할 수 있습니다. 인격적인 야훼 하나님 신앙이 어떻게 금송아지를 섬기는 신앙으로 돌변할 수 있느냐고 말입니다. 이런 질문은 출애굽 시절 광야에서 모세가 여러 날 자리를 비울 때 아론이 금송아지를 만들었던 것과 유사합니다. 비록 야훼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었지만, 모세가 자리를 비울 때, 하나님도 모세와 함께 멀리 떠나가신 줄로 생각한 것입니다. 우리의 신앙이 흔들릴 때는 뭔가 허전해서 뭔가를 붙잡고 싶어진다는 말입니다. 중세 시대까지 성경말씀을 제대로 읽지도 배우지도 못할 때, 성화/聖畫나 성상/聖像(Icon)을 신앙의 대상으로 생각하듯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지금도 인격적인 하나님의 말씀을 체화/體化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현상 중 하나는, 우상숭배를 야훼 신앙으로 합리화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모세의 하나님을 낯설게 여긴 아론은 금송아지를 하나님의 대리 격으로 모셔다 놓은 것일 뿐 우상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은 것입니다. 마치 성화나 성상을 신주/神主단지처럼 소중히 여기면서 이를 우상으로 여기지 않는 것과 같이 말입니다. 이를 확대해석하면, 어떤 이는 자식을 하나님 못지않게 여길 때나, 물질이니 권세를 가장 중요하게 여길 때, 그리고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읽거나 묵상하지 않으면서, 성경책을 몸에 지니는 것으로 안심하는 것 역시 우상숭배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를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성경책이 우리를 지켜준다고 믿는 한은 그렇다는 말입니다. 이런 현상을 바라보신 하나님은 사마리아는 멸망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입으로는 하나님의 공의와 은총을 말하면서도, 힘없고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을 못본 체 하고 멸시하고 학대하는 사람들은 멸망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그렇게 살아서는 안 되는 사람들인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그들의 겨울 별장 여름별장 그리고 고래 등 같은 집들을 사라져 버리게 하겠다고 말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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