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8782(2025. 6. 2. 월요일).

시편 119:91-93.

찬송 62.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나태주 시인의 <가족사진>이란 시가 있다. 군대에 갈 아들, 서울로 공부하러 갈 딸, 뿔뿔이 흩어지기 전에 가족사진을 찍었다는 얘기. 잔뜩 준비를 해서 웃는 사진을 기대했지만, 찡그린 사진이 되었다. 마지막 연, “떫은 땡감을 씹은 듯, 걸쩍지근한 아내의 얼굴, 가면을 뒤집어 쓴 듯한 나의 얼굴, 그것은 25년 만에 우리가 만든 첫 번째 세상이었다.”

 

2. “예루살렘은 적에게 포위되리라(1-17)”을 읽었습니다. 옛 어른들은 인생의 고개는 끝없이 나타나는 때문에 실망과 좌절에 빠지기도 하지만, 걱정과 근심을 덜어내면서 살면 그런대로 살만하다고 했습니다. 저는 아침에 눈을 뜨면 이렇게 기도합니다. “하나님 아버지, 저는 당신 품안에 있습니다.” 뭔가 구체적으로 기도를 드리면, 기도드리지 않은 다른 많은 문제들이 새롭게 걱정거리로 남게 됩니다. 주님 품에 있는 그것으로 모든 문제는 단번에 해결되었음을 선언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온 세상을 다스리시는 주님께서 알아서 다 해결해 주실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그리고는 순간순간 부딪히는 문제들은 제가 가진 상식과 양심으로 최선을 다해서 결정하고 추진하면서 살아가면 되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걱정이란 대부분이 쓸데없는 생각들이고, 근심이란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들을 미리 끌어당겨서 어두운 소굴에 갇혀 버리는 어리석은 일입니다. 오늘 본문은 세 단락으로 구성되어 있는데(1-3, 4-8, 9-17), 첫째 단락은 예루살렘 성읍의 단면도를 그리게 하는 신탁을 이야기 하고, 둘째 단락에서는 왼쪽으로 누워 북왕국 이스라엘이 190일 동안 죄를 짊어지는 내용을 이야기 하고, 그 수가 차면 오른 쪽으로 누워 남왕국 유다가 40일 동안 죄를 짊어지게 하는데, 그들을 사슬로 묶어 놓아서 이쪽이나 저쪽으로 움직이지 못하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셋째는 밀과 보리 콩 등 여러 가지 곡물을 빻아 빵을 굽게 하는데, 인분/人糞(사람의 똥)으로 구우라 명하는데, 에스겔이 자신이 부정한 일도 하지 않았고, 부정한 짐승을 먹은 적도, 더럽혀진 희생제물을 먹은 적이 없다 항의하자, 하나님께서 인분 대신 쇠똥으로 빵을 굽게 허락하시고, 그 빵을 매일 20세겔씩 물도 매일 육분의 일 힌씩 마시게 명합니다. 세겔은 무게를 측정하는 기본 단위로, 1세겔은 11.5g 정도이며, 힌은 용량을 측정하는 단위로 1힌은 약 3.6L 정도가 됩니다.

    <국제주석>에 소개된 W. 아이히로트의 해석에 의하면, 첫 단락(1-3)은 포위/包圍의 연기/演技 라고 표제어를 붙였고, 둘째 단락(4-8)은 얽매임이라는 표제어를, 셋째 단락(9-17)은 포위의 연기를 표제어로 붙이고 있습니다. 하나님께 신탁을 받은 예언자 에스겔은 자기 백성들이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전달하려고 힘썼던 것입니다. 대부분의 현대 설교가들은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 크게 고민을 하지 않는 듯합니다. 천편일률적으로 대화체나 연설체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에스겔은 예루살렘 성벽을 그림으로 그려 보여주고, 그리고 성벽을 허무는데 필요한 쇳덩이의 역할을 설명합니다. 그리고 예루살렘 성벽이 원수들에 의해서 포위되는 절박한 운명을 말합니다. 둘째 단락에서는 북왕국 이스라엘이 190년을, 남왕국 유다가 40년을 형벌의 멍에를 메게 된 것을 얘기합니다. 그런데 히브리어 성경 본문에는 390년이라고 표기되어 있는데, 이는 후대의 편집으로 에집트 노예생활 430년을 연상하게 하는 상징어라는 해석입니다. 390년에 40년을 더하면 430년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전하려고 하는 주제는 오랜 시간동안 죄의 멍에를 매야 한다는 점입니다. 셋째 단락에서는 성안에 비축한 양식이 부족할 때가 되면, 여러 가지 곡식들을 혼합해서 빵을 만들 수밖에 없게 되었을 때, 이런 혼합물을 금지하는 율법에 의해서(22:9이하, 19:19) 더러운 것으로 간주하는 빵을 만들게 됨으로 더러움을 가중시키게 됩니다. 이 모든 말씀들을 종합하면, 이스라엘이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가서 고생을 하기 전에 그들은 생명의 보루로 굳게 믿고 있었던 예루살렘 성벽이 얼마나 허망하게 무너져 내릴 것인지를 깨닫게 되고, 심지어 하나님의 백성으로 먹어서는 안 될 더러운 빵을 더러운 방법으로 구워먹게 될 것을 깨닫게 된다는 메시지를 듣게 된 것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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