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5794(2017. 3. 28. 화요일).

시편 137:1-3.

찬송 58.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봄이 오면 조용히 수면 위로 떠오르는 풀이 있습니다. 겨우내 물속에 가라 앉아 있다가 봄이 오기만을 기다려온 풀, 물에 사는 개구리밥입니다. 겨우내 안녕하셨습니까? 저도 잘 있었습니다. 존재감을 들어내는 순간, 연못 도랑 논 물 위에다 초록빛깔 개구리밥을 비단처럼 쫙 깔아놓습니다. 한번 걸어가 볼까? 순간 살짝 모자란 생각이 스칠 정도지요. ! 개구리밥이구나. 처음 만났을 때 뜰채로 싹 건져내면 아무 문제없습니다. 겨우내내 쑥하고 어깨동무를 하고 다녔는지, 하루만 지나도 쑥쑥 퍼져서, 한 순간 방치했다 돌아서면 종일 허리가 아프도록 뜰채로 거둬내야 합니다. 한 일주일 정도 열심히 거둬내고는 이제 사라졌겠지, 행복한 표정으로 커피는 절대 마시지 않아야 합니다. 곧 물위로 쑥 고개를 내민 개구리밥과 재회를 하게 될 테니까요. 적당히 퍼지면 개구리밥도 좋고 보는 우리도 좋으련만, 개구리밥이 적당히를 잘 모릅니다. 그래서 사고로 이어집니다. 늘 맘먹고 물 밑을 그늘로 만들어 보이니, 연꽃 농장주인 농부 수족관 주인 연못 주인들에게, 한 순간의 방치가 어떤 참담한 결과를 불러오는 지를, 몸소 아주 뼈저리게 체험하게 해 줍니다. 개구리밥은 물위를 떠다니는 아주 작은 여러 해 살이 풀입니다. 늦가을에 타원 꼴로 생겨난 겨울눈이 물 바닥에 가라앉았다가, 이듬해 봄이 오면 물 위로 떠올라 번식합니다. 잎은 약간 타원형에 가까운 둥근형이고, 길이가 5mm에서 6mm 정도로 작은데, 뒷면이 보랏빛이 감도는 붉은 빛입니다. 가는 곳곳마다 초록 비단을 까는데 만 정신이 팔려서, 꽃 피우는 일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여름에 간혹 피우기도 하는데, 작아서 보이지도 않지요. 서양에서는 오리가 즐겨먹는 풀이라고 해서 오리풀이라고 부르고, 한자로는 뜰 부 떠돌이 평 풀초라고 쓰고, 물 위에 떠 있는 풀, 부평초(浮萍草)라 읽습니다. <KBS FM 1. 노래의 날개위에, 2017321일 방송>a.

 

2.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라는 말씀을 읽었습니다. 안식일의 주제는 참된 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십계명의 안식일 계명은 이 쉼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엿새 동안 일하시고 이레 되는 날 쉬신 것이 그 근거라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유다 백성들에게 전해진 하나님의 말씀은, 단지 육체적 노동에서 해방되는 것만을 뜻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 안식일에 힘쓸 거룩한 행동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집에 오는 일이며, 하나님께 감사제 곧 감사의 예배를 드리는 일이라고 말입니다. 제가 어릴 때 저의 교회에서는 안식일(주일)에 헌금 말고는 전혀 돈을 쓰지 않는 것으로 배웠습니다. 차를 타는 것도, 밥을 사 먹는 것도 안 될 일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청년이 된 어느 날 미국 영화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주일에 교인들이 나와서 이민 온 가족을 위해 집을 지어주는 얘기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 때 거룩하게 지키는 안식일의 뜻을 깨달았습니다. 거룩이란 때 묻지 않은 순수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구별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세상 것과 세상 가치와 그리고 우리의 생각과 다른 구별을 말입니다.


안식일은 사도시대에 와서 주일로 대치되었습니다. 사도들 역시 안식일과 주일을 모두 지키다가 <날의 논쟁> 등을 거쳐 주일로 통폐합이 된 것입니다(14:5-6). 그러나 주일엔 안식일의 정신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거룩하게 지키는 주일이어야 합니다. 예배를 드리는 날로, 그리고 약한 이웃을 섬기는 날로, 복음을 널리 전하는 날로 말입니다. 그것이야말로 참 평안과 쉼을 우리에게 선물하는 때문입니다. 지금은 목사가 되어 열심히 복음을 전하는 분인데, 저의 교회 집사로 지낼 때입니다. 주일 아침 7시면 교회에 나와서 주일학교 교사로 일하고 성가대원으로 일하고 저녁 예배를 마치고 8시가 돼서야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사실 그 분은 은행원으로 토요일 밤 10시까지 계산을 맞춰야 한다 했습니다. 피곤한 주일이 될 터이건만 그런 주일이 가장 평안하고 행복하다 말했습니다. 참된 행복이나 쉼은 얼마나 많은 일을 하느냐 않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즐겁게 살아가느냐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거룩하게 지키는 주일, 여러분에게는 어떤 구별된 일이 있을 수 있을는지요.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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