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4117호(2012. 8. 24. 금요일).
시편 28:6-9.
찬송 408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곰은 매년 동면(冬眠)에 들어가기 전에 엄청나게 먹는데다, 흰곰은 바다표범의 지방층을 많이 먹습니다. 만약에 사람이 곰 같은 식생활을 한다면, 혈중 지방의 수치가 높아져서 그 자리에서 사망할지도 모르는데, 신기하게도 곰에게서는 고혈압 동맥경화 당뇨 같은 비만성 질환이 나타났다는 보고가 없습니다. 지방 위주의 식단에도 불구하고, 곰이 동맥경화에 걸리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학자들은 리파제라는 효소에 주목합니다. 리파제는 섭취한 음식물에서 콜레스테롤을 추출해서 지방세포에 저장하는 일을 주도적으로 맡고 있는데요. 대부분의 포유동물에게 존재하고요. 또 수컷보다 암컷에게 더 많은데, 임신을 하는 암컷이 쉽게 지방을 저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지요. 즉 리파제 분비가 증가하면 살이 찌기 쉽습니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사람과 곰이 달라져요. 사람의 경우 오랫동안 비만증을 앓다가 살을 빼도, 리파제를 비롯한 지방대사 관련 효소들의 혈중 수치는 낮아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곰은 달랐습니다. 곰을 비롯해 동면을 준비하는 동물들은 단기간에 최대한의 지방층을 축적할 수 있도록 가을을 리파제 분비가 급격히 증가하지요. 그런데 신기한 건 증가한 효소들의 혈중수치는 봄이 오면 다시 평균치로 내려간다는 것입니다. 사람과 달리 지방 문제를 처리하는 효소들이 신체 내에서 정교하게 조절되고 있다는 뜻이지요. 또 식생활에도 큰 차이가 있습니다. 동물은 오로지 살기 위해서만 먹는데, 인간은 생존과 무관하게 많이 먹는다는 점입니다. 과학전문 작가 나탈리엔지어는 이렇게 말해요. “가을의 어느 시점에서 동면준비를 하는 곰들은 물고기를 많이 먹어 체중을 증가시킨다. 그러나 봄과 여름에는 호수와 강에 물고기가 아무리 많아도 살찔 만큼 먹지는 않는다. 날씨가 따뜻할 때 체중이 필요이상 늘어나면 체온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곰의 뇌 속에 어떤 화학물질이 있기에 봄이 오면 체중관리를 하는 것일까? 그 화학물질이 무엇인지 밝혀져 상품화 된다면, 너도나도 앞 다투어 사려고 할 것이다.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2년 5월 30일 방송>
2. 물로 포도주를 만드신 첫 표적 일화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줍니다. 우리 주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시면서 마귀에게 받으신 첫 시험이 돌로 떡을 만들라는 것이었는데, 그것과는 대조적인 반응을 보이신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물로 포도주를 만드실 수 있다면, 돌로 떡을 만드는 일 역시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인데도, 거절하신 것입니다. 이 대조적인 일화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를 묵상해 보려고 합니다. 우선 돌로 떡을 만든다든지, 물로 포도주를 만드는 문제는 인류의 소망일지 모르겠습니다. 정치를 사람들에게 배부르게 먹이고 편안하게 살도록 하는 일이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그 결과 중국에서는 모택동인, 한국에서는 박정희 전대통령이 추앙받는 바탕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먹고 마시는 일은 인간 삶의 기본 중의 기본이 되는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떡을 만드는 일과 포도주를 만들어내는 일은 모든 정치지도자의 최우선적인 직무일 것입니다. 그리고 부유한 몇 나라를 제외하고는 세상 어디에서든 배고픈 사람들의 문제는 모든 분쟁과 다툼의 원인이 되고 있음은 물론입니다. 이런 인간들의 삶을 배경으로 생각할 때, 돌과 떡, 물과 포도주 얘기는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라 하겠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돌로 떡을 만들어 보라는 요구는 거절되었지만, 물로 포도주를 만드는 부탁은 수용되었다는 점입니다. 그 부탁을 한 사람이 마귀였고, 어미였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상황의 차이라고 할까요? 그 밖에도 대조적인 분석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두 일화는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치시는 내용일까요? 하나는 절실한 필요를 채우는 것만이 아니라, 그 절실한 필요보다 더 중요한 것에도, 주목하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마치 우리의 일상에서와 같이 말입니다. 모든 게 하나님의 은혜입니다만, 부족을 채워서 어려운 형편을 바꾸는 것도 하나님의 은혜이고, 비록 부족을 채워주지 않았지만 더 소중한 것에 눈을 뜨게 하는 것도 하나님의 은혜라고 말입니다. 그러니 구해서 얻는 것만이 아니라, 구하고도 얻지 못하는 것 역시 하나님의 은혜라고 말입니다.
3.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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