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4156(2012. 10. 2. 화요일).

시편 37:9-13.

찬송 132.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2012 런던 올림픽에 참가한 나라는 모두 204개국. 하루가 멀다 하고 금메달 소식을 전하는 미국이나 중국과 달리, 절반이 넘는 나라는 동메달조차 가져가지 못합니다.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도 쉽지 않아서요, 겨우 합류한 나라들이 있고요. 심지어 조국의 혼란스러운 상황 때문에 국적 없이 뛰는 선수들도 있습니다. 이번 올림픽은 지난 해 촉발된 <아랍의 봄> 이후 열리는 첫 올림픽이지요. 리비아는 올림픽 위원장이 무장괴한에 납치됐다가 풀려나는가 하면요, 선수단은 런던에 가지 말라는 협박에 시달리는 등, 고통을 겪었지만요, 올림픽에 카다피 정권의 국기 대신 새로운 임시정부의 삼색 국기를 들고 당당히 출전을 했습니다. 시리아 선수단의 마음고생은 더 심했을 겁니다. 작년 3월부터 시작된 내전으로 2만 명이 넘는 민간인이 숨졌고, 특히 7월에 들어서면서 매일 100명 이상 사망하고 있는 비극을 겪고 있는 와중에 모두 10명의 선수단을 파견했습니다. 선수들은 선수촌 안에 설치된 휴전의 벽에 서명을 하며, 자국의 평화를 기원했다고 하지요. 그러나 영국은 시리아의 알 아사드 대통령과 시리아 올림픽 위원장에 대해서는 입국을 금지했습니다. 또 온 나라가 전쟁터가 된지 오래인 아프가니스탄은 여섯 명의 선수단을 출전시켰지요. 특히 태권도에서 2명의 선수가 출전자격을 얻었다고 하니, 더 격려해 주고 싶은 마음인데요. 아프간 올림픽 위원회 위원장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런던에서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 참가 자체가 우리에겐 영광이다.” 이 말이 어쩐지 짠하게 들리는 건, 우리나라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림픽에 출전했던 그런 시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해방 후에 처음으로 태극기를 달고 출전한 올림픽은 바로 1948년 바로 런던 올림픽. 50명의 선수가 출전해서 동메달 두 개를 땄습니다. 하지만 더 큰 고난은 그 후에 있었지요. 1952년 헬싱키대회 때는 한국 전쟁 중이었지만, 그럼에도 참가해서 동메달 두 개를 목에 걸었고요. 1956년의 멜버른 올림픽 때는 전쟁으로 초토화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이자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기대하는 건 쓰레기 통해서 장미를 피는 것과 같다.” 이런 조롱을 첫 은메달을 땄습니다. 당시 한국 선수단의 심정은 아프간의 타미나 코니 코 히스타니 선수 심정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겁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고 하지요. “이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내 나라와 사회를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의미 있습니다.”  <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281일 방송>

 

2. 신천지라는 집단이 한국의 교회들을 힘들게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게도 어떤 중년의 남자가 찾아와서 CD를 주면서 보고 얘기를 하자고 제안해 왔지만, 관심 없으니 돌아가라고 얘기한 일이 있었는데, 많은 교회들에게는 영향력을 미치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사이트에 들어가서 좀 찾다가 시간 낭비다 싶어서 덮고 말았습니다. 제가 예상한 대로 신천지의 주요 주제들은 요한 계시록을 중심 주제로 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계시록을 역사적 해석이라는 방법으로 취급하고 있었습니다. 해서는 안 될 가장 위험한 해석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환상의 책이며 상징의 책인 계시록을 우리의 역사 속에서 그 실제 내용을 대입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호와의 증인들과 시한부 종말론자들의 방법이며, 대부분의 계시록 연사들의 방법이라는 말입니다. 루터와 칼뱅이 주석을 포기했던 이유를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계시록은 보는 사람마다 다르게 보여야 정상인 때문이라고 말입니다. 그것을 일반화시키는 것의 위험은 두말할 여지가 없는 것입니다.

   본문은 예루살렘에 입성하는 예수님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초라한 행렬을 맞으며 예루살렘 시민들은 열광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들 시민들은 변두리에 사는 하층민들이었음에 분명합니다. 나귀 새끼를 타신 주님을 향해서 종려나무 가지와 겉옷을 벗어 흔들면서 외칩니다. “호산나,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 곧 이스라엘의 왕이시여!” 이 장면을 바라보는 우리는 한편 그 초라한 행색에 측은하기도 하고, 또 한편 까닭 모를 열광하는 분위기에 어리둥절하기도 할 것입니다. 이것을 우연한 해프닝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우리의 왕이 초라한 행색이시라는 점과, 그런 분이 영광을 받으신다는 점, 모두 말입니다. 어느 신학자의 말처럼 부활의 빛에서만 제대로 알려지는 진리인 때문입니다(16). 우리가 믿는다는 것들 역시 부활의 빛에서만 제대로 눈이 뜰 수 있는 보물일 테니 말입니다.

 

3. 도봉산이 많이 달려져 있었습니다. 목재로 만든 계단이 많아 위험이 줄어들겠다 싶었는데, 특히 마당바위 위부터 자운봉(739.5m)까지가 그랬습니다. 어제 산행에는 수천 명쯤 참가했는데, 아마 제가 최고령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입구에서 주봉까지 2.9km2시간 30분에 완주했는데, 힘들긴 했었습니다. 아마도 도봉사의 산세를 몰라서 그러셨겠지만, 딱 한 분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셨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박성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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