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자료 4310호 (2013. 3. 5. 화요일).
시편 시 75:8-10.
찬송 397장.
1.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노인의 얼굴에는 주름이 가득 했습니다. 주름이 얼마나 깊은지, 이마에 맺힌 땀방울이 그대로 고여 있었습니다. 만약에 눈물을 흘린다면 눈물이 눈 아래 주름에 맺혀서 흐르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이마에 구불구불 펼쳐진 노인의 주름이, 마치 그가 지금까지 끌고 온 길처럼 모였습니다. 구부러진 등 때문에 그의 몸은 둥글 듯이 휜 쉼표처럼 보였지요. 생각해보면 엄마의 뱃속에서 쌔근쌔근 쌕쌕 숨을 쉬고 있는 태아도, 힘들고 외로워서 잔뜩 몸을 구부리고 잠든 어른도, 쉼표를 닮았습니다. 구불구불 이리로 저리로 구부러진 모양을 나타내는 말이지만요, 참 재미있는 소리예요. 직선으로 반듯하게 펴고 싶었지만, 여기치어서 이리 구부러지고 저기 치어서 저리 구부러집니다. 그래서 구불구불. 처음에는 자존심도 상하고 마음에 상처도 받았지만, 이제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직선이 반듯하고 매끄러워서 품지 못해 떨어트리는 땀방울과 눈물 그리고 쉼표가 구부러진 길에는 들어 있습니다. 그렇게 구불구불 구부러진 길을 가다보면, 절대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것들에 대해서, “거 봐, 지나가지 않아”, 호기롭게 말할 수 있게 되고, 구불구불 구부러진 모퉁이 돌아설 땐, 지금까지 상상도 하지 못했던 풍경이 펼쳐지듯, 새로운 인연 새로운 기회 같은 보물이 숨어 있을 지도요. 자신의 최종 목적지가 어딘 줄도 모르는 채, 직선으로 마냥 빨리 달리는 것이 인생의 목표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이준관 시인도 구부러진 길이 좋다고 했습니다. “구부러진 하천에 물고기가 많이 모여 살 듯이/ 들꽃도 많이 피고 볕도 많이 드는 구부러진 길/ 구부러진 길은 산을 품고 마을을 품고 구불구불 간다/ 그 구부러진 길처럼 살아온 사람이 나는 또한 좋다/ 반듯한 길 쉽게 살아온 사람보다/ 흙투성이 감자처럼 울퉁불퉁 살아온 사람의 구부구불 구부러진 삶이 좋다/ 구부러진 주름살에 가족을 품고 이웃을 품고 가는/ 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좋다”<KBS FM 1, 출발 FM과 함께, 2013년 3월 1일 방송>
2. 믿음이 사람을 의롭게 한다. 보통의 사람들에게는 매우 낯선 말일 것입니다. 응당 의로움의 기준에 근접할 말이나 행위가 뒤 따를 때나 해당될 텐데, 믿음을 가지는 것으로 의롭게 된다고 하니 말입니다. 그런데 이 말을 하고 있는 사람은 유대인 바울이며, 듣고 있는 사람들은 유대인의 신앙을 제법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할 때는 좀 다른 얘기가 될 것입니다. 바울은 유대인의 조상이며, 신앙의 아버지로 알고 있는 아브라함의 일화를 예로 들면서 말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100세에 아들을 낳게 될 것이라는 것에 대해서 말씀합니다. 그 말도 안 되는 엄청난 하나님의 은총을 입은 것이, 아브라함으로 하여금 그 어떤 도덕적 행위(율법)를 해서가 아니라, 그 약속의 말씀을 순전한 믿음으로 받아들였을 뿐이고, 그래서 하나님은 그를 모든 믿는 자의 조상으로 삼아 주셨다고 말입니다(13-17절). 그런데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이런 믿음을 가질 때, 하나님은 그를 의로운 사람이라고 여겨주셨다는 것입니다(18-22절). 그리고 이제는 아브라함 뿐 아니라, 우리들 역시도 우리 주님을 죽은 자 가운데서 살려내신 하나님을 믿을 때, 의롭다 여기신다고 말입니다(23-25절). 물론 우리 옆에 있는 대부분의 인간들은 어떻게 믿음이 그런 큰일을 할 수 있느냐고, 쓸데없는 짓이고 어리석은 일이라고 비아냥거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이 진리를 모르는 때문입니다. 우리가 믿는 것은 우리 자신의 의지나 능력에 대한 것이 아니라, 천지를 지으시고 다스리시는 하나님 아버지께서 그리하시겠다고 하는 말씀을 믿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리의 믿음은 하나님의 말씀이 그대로 이루어질 것을 믿는 믿음을 가졌다는 말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혹은 하나님의 뜻대로 모든 것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단순한 믿음을 가지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오늘 여러분의 기도의 제목이기를 바랍니다.
3. 아산 집에 심야보일러가 얼었다가 터져서 여러 날 망설이다가 수리차 내려와 있습니다. 기술자에게 고친다고 했는데, 더 큰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겁을 주고 가는 바람에, 하루 이틀 상태를 지켜봐야 한답니다. 이렇게 추울 줄을 모르고 절약한답시고 꾀를 부리다 일을 저지른 것입니다. 주님의 평화가 저와 여러분에게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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